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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자를 위한 홈 브루잉 커피 브랜드 추천 6

치솟는 커피값이 불만이신가요? 더 맛있는 커피가 필요하신가요? 최상급 커피를 취미생활로 즐기는 여러분에게 홈 브루잉 커피를 추천합니다. 에티오피아 유학을 다녀올 순 없지만, 전문가의 말은 귀담아 들을 수 있죠. 스페셜티 커피 전문가를 만나 홈 브루잉 커피입문자를 위한 브랜드 아이템 추천리스트를 정리합니다.

1. 전동 그라인더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커피 로스팅 10년차를 맞이한 홍성민입니다. 저는 중남미-아프리카 커피산지를 돌아다니며 커피공부를 했고요. 동료와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서 <8percent coffee>라는 브루잉 커피 전문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같은 인천에 위치한 커피 로스팅 연구실에서 외주원두 납품준비를 하거나 카페에 새로 도입할 원두를 테스트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커피콩을 빻아주는 그라인더는 카페용품, 특히 홈 브루잉의 필수품이죠. 간편하고 빠른 분쇄를 위해 전동 그라인더를 기준으로 시작해볼까요?

사실 좋은 원두와 적절한 그라인더만 있어도 커피는 그럭저럭 맛있게 추출할 수 있어요. 그라인더가 내가 고른 원두를 얼마나 잘 갈아낼 수 있나, 얼마나 청소를 쉽고 깔끔하게 할 수 있나. 이 두가지가 관건이죠. 커피를 먹을 때 그라인더에 미세하게 남아있는 원두 잔량이 맛에 변수를 주기도 해요.

그래서 청소가 용이하고 내부 잔량이 적게 남는 그라인더가 좋죠. 그런 점에서 바라짜(baratza) ‘포르테 BG’를 추천해요. BG같은 경우는 티타늄 버(burr)까지 커버하거든요. 마음만 먹으면 교체하면서 성능을 원하는 쪽으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Forte BG_출처 : baratza.com / 출처 : sspgr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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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테 BG_출처 : 바라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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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SP

그라인더 내부의 톱니바퀴라고 해야할까요. 원두를 짓눌러 으깨는 쇳덩이를 버라고 하죠?

네. 사실 그라인더에 들어간 날이나 버 자체는 소모품이기도한데요. 원리만 알면 교체가 가능해요. 전동머신에 달린 걸 빼고 따로 날이나 버를 바꿔보시는 것도 방법이예요. SSP라고 해서 국내외로 널리 알려진 유명 커피 그라인더 버 제작사가 있어요. 성심정밀이라고 국내업체 브랜드인데 홈 브루잉 커피 입문하고 나서 적응되면 커스터마이징도 직접 알아보시면 재밌지 않을까 싶네요.

추천해주신 바라짜는 이탈리아 브랜드인가요?

바라짜는 1999년에 만들어진 미국 그라인더 회사인데요.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고품질 머신을 만들어요. 그만큼 머신을 고를 때 선택폭이 다양한 브랜드기도 해요. 그래서 순수 입문용으로는 ‘엔코(ENCORE)’를 쓸 수도 있고, 시작할 때 애초에 좋은 물건을 사자 결심하면 앞서 말씀드린 ‘포르테 BG’까지도 있고, 전문업장에서 쓰는 수백만원 대 제품도 갖춰져 있죠.

만약 입문용이라 가격이 부담되신다면, 페이마 윌파의 10만원 대 전동 그라인더를 추천드립니다. 브루잉 커피용 그라인더는 날로 된 그라인더보다는 버로 된 걸 추천드려요.

2. 가열장비

그라인더 다음으로 중요한 건 뭘까요?

가열장비입니다. 브루잉커피는 목이 가느다랗고 좁은 주전자, 전기가 흐르는 받침에서 물을 끓이는 포트형 제품을 제법 쓰게 되는데요. 주전자같은 가열장비는 제품 내부가 스테인레스로 된 제품을 사용하는 게 베스트입니다. 가열했을 때 제품소재와 얽힌 특유의 냄새가 나면 향미에 큰 영향을 주겠죠.

돈을 좀 더 투자한다면 온도 조절기능이 있는 가열장비를 추천드려요. 온도 조절 포트를 쓰면, 수치가 확인되고 내가 몇도씨까지 가열할 것인가, 보온을 몇분간 유지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죠.

펠로우 스캐그 전기주전자와 브루위스타 커피포트_출처 : 각사

펠로우 스태그 전기주전자

펠로우 스태그 전기주전자_출처 : 펠로우

브루위스타

브루위스타 커피포트_출처 : 브루위스타

커피 브루잉은 온도에 따라 추출되는 성분이 달라진다고 듣긴 했어요.

온도에 따라 맛이 변해가는 과정을 홈 브루잉에서 즐기실 수 있는 분도 있고, 실제로 온도가 커피추출변수에 영향을 줘요. 레시피에 맞춰 의도한 맛이 있다면 변수가 있는거죠.

여태까지 써보셨던 것 중에 가장 좀 추천하고 싶은 제품 브랜드가 있으시다면?

솔직히 말하면 추천까지는 못하겠어요. 온도조절기능이 달리면 펠로우브루위스타 제품이 20만원 안팎인데 마음에 들었던 게 없어요. 가성비가 나쁜거죠. 뽑기운이라고 해야할까요?

디자인이 예뻐도 불량발생이나 도색벗김같은 이슈를 복불복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저는 필요한 기능만 보고 나머지는 본인 취향 맞는 디자인까지 감안해서 쓰면 그만이지 않나 싶습니다.

3. 드리퍼&페이퍼

브루잉 커피는 하리오를 빼고 얘기할 수 없을 거 같아요. 어느 가게에서 어떤 장비를 쓰건 만나는 원탑 브랜드라고 해야할까요.

저는 하리오가 페이퍼를 제일 잘하는 거 같아요. 종이 필터의 퀄리티는 페이퍼 고유의 향을 억제하고 커피 맛에 방해를 주지 않는데서 차별화를 내죠. 하리오는 투과율이 좋아서 다른 필터를 썼을 때보다 맛이 훨씬 더 깔끔하게 잘 나타납니다. 다른 제품에 비하면 먼지가 떨어지는 경우도 거의 없고요. 튼튼하면서 물빠짐이 좋은 편이죠. 하리오 드리퍼나 유리서버의 가격도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하리오 인기제품 V60 브루잉세트와 종이필터_출처 : h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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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 인기제품 V60 브루잉세트_출처 :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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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 V60전용 종이필터_출처 : 하리오

하리오 V60이나 종이필터가 유독 시장을 장악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하리오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를 하고 사용하는 거라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품질이 빼어나요. 일본 커피용품이 전반적으로 튼튼하긴 하지만, 하리오 유리가 튼튼한 건 사실이거든요.

타 브랜드와 견주면 내구성과 내열성이 좀 더 나은 편이죠. 저는 업장에서 다른 곳 제품도 줄곧 써봤는데, 쓰다보면 부딪히거나 깨지기도 하잖아요.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는데, 하리오는 좀 더 강건한 편인거죠.

도자기도 있고 플라스틱도 있는데 둘의 쓸모가 궁금해요!

드리퍼의 재질이나 바꾸면서 추출 양상을 바꿔줄 수 있기도 해요. 드리퍼가 플라스틱일 때 간직하는 열량이랑 도자기일 때 간직하는 열량이 다르고, 거기에 맞춰 예열해야하는 시간도 달라 질수 있죠.

브루잉 커피라는 취미에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 있는 분이라면 다 한번씩 써보고 결정하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그릇에 도는 열까지 컨트롤하는 것도 재밌다면 도자기를, 무난하게 쓰고 싶다면 플라스틱 드리퍼를 쓰면 좋을 거 같아요.

4. 서버

추출을 끝낸 커피를 담아낼 그릇도 중요하죠. 서버는 기본 이상만 하면 감성값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맞습니다. 그런 점에서 전 크루브(KRUVE)를 추천해보고 싶어요. 일단 예뻐요. 비싸고 예쁜데 닦기 힘들죠(웃음) 유리제품에 굴곡이나 주름이 잡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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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브 EQ_출처 : 크루브

크루브 EQ_출처 : 크루브

화산처럼 생긴게 있네요 세상에!

이중유리로 된 특징도 있죠. 사실 이중 유리 그릇은 조잡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크루브 유리잔은 조잡함이 적어요. 만듦새가 좋은 거죠.

이 브랜드가 흥미로운 건 브랜딩인 거 같아요. 자사 제품이 어떤 과학적인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열심히 설명하거든요. 제품상세페이지에 이들이 추구하는 유체역학적인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잔에 담긴 음료가 어떤 식으로 향이 맴도는지, 특정한 향이 어떻게 더 강조될 수 있는지를 나름 열심히 설명하거든요. 솔직히 그렇게 드라마틱한 차이를 나타낸다고 보긴 어려운데, 이런 가치는 스페셜티 커피의 발전에는 분명 기여하는 부분인 듯합니다.

5. 저울

저는 더러 빼긴 하는데 브루잉 커피 만들때 계량저울이 필수라는 분도 계시죠.

브루잉 커피에서 쓰는 저울은 기존 제품에서 정밀성과 빠른 반응속도를 목표로 개선된 물건이죠. 타이머 기능이 있고, 0g대도 표기되고 반응속도가 빠른 제품을 쓰게 됩니다.

아카이아(acaia)라는 업체의 저울이 그걸 다 만족하는 편이고 업계에서 유명해요. 개인적으로는 무조건이라 생각할 정도죠. 브루잉 커피를 만들다 보면 물을 붓다 중간에 끊거나, 계량이 미묘하게 틀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추출시간이 엮여 있으니, 조금 더 정확한 양과 정확한 속도를 잴 저울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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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 로스터의 브루잉 커피 테스트 현장_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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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민 로스터의 브루잉 커피 테스트 현장_출처 : 바이브랜드

어쨌든 브루잉 커피라는 건 레시피를 만드는 거잖아요. 정해진 양과 수순이 있는거죠. 일정한 분쇄도로 빻은 원두에 특정 온도의 물을 부어 정해놓은 추출량과 일정 추출시간을 정해서 레시피를 따라가며 나만의 커피맛을 찾아가는 작업인거죠.

나만의 커피맛을 찾는다는 건, 원두를 고르는 작업도 포함되지만, 원두를 어떻게 추출하냐도 포함된다고 봐요. 후자에 관심이 많다면 저울같은 측정 장비들이 조금 더 도움을 많이 줄 거 같아요.

홈 브루잉 커피 레시피 세팅을 처음부터 짚어볼까요?

우선 ‘쪼인다,푼다’라고 표현하는 원두 분쇄도가 있고, 분쇄된 원두를 몇g 쓸 것이냐가 있죠. 다음은 드리퍼와 페이퍼의 재질을 결정하는 것. 그 다음은 물온도와 뜸들이는 주기를 정하고, 서버에 담기는 음료가 얼마나 뽑혔을 때 추출을 중단할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물을 더 희석해서 먹을 것인가.

여기까지가 홈 브루잉 커피의 레시피가 될 거 같아요. 계량 저울은 이 기준을 잡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6. 원두

사실 여태까지 장비 얘기를 쭉 했는데, 원두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죠. 홈 브루잉 커피를 입문한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원두는 뭐가 있을까요?

홈 브루잉의 본질은 내가 의도한 커피 맛을 즐기는 거고, 그 맛에 변화를 주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취미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맛 자체가 선명한 원두를 추천드리게 되요. 이를테면 ‘코케(koke)’같은 에티오피아산 싱글 오리진 커피원두죠. 어느 정도 등급 이상 되는 에티오피아 커피들은 선명한 향미를 가져요. 꽃이나 과일에서 느껴지는 것을 섬세하게 경험하는 거죠.

그런 경험이 점점 익숙해지고 예민해진다고 하면 파나마 게이샤같은 최상급 원두나, 원두를 가공하는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달라지는 맛을 체험해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싱글 오리진 커피도 하나의 브랜드라 볼 수 있죠. 대신 기성 제품은 피하는 게 좋아요. 대형마트에서 대용량으로 유통하는 유명 브랜드 원두 말이죠.

어째서인가요?

아무리 좋은 등급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유통과정이 꽤 길거든요. 제 생각엔 집 근처 스페셜티 커피 매장의 싱글 오리진 원두를 구매하는 게 가장 좋고, 온라인몰 배송을 이용할 수도 있죠. 로스팅 날짜를 표시해주는 곳이라면, 콩을 볶은지 5일 정도 지나서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물론 로스팅도 개인취향차는 존중해야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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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파라 EVAK_출처 : 프리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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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산지의 콩을 섞은 블렌딩 원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블렌딩 원두도 생산유통에만 최적화를 맞춘 게 아니라면 괜찮아요! 매장에서 각 커피 브랜드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색을 나타내려 애쓴 블렌딩 원두라면 당연히 괜찮죠. 다만 브루잉 커피를 입문한다면 싱글 오리진으로 시작하시는 게 좀 더 재밌을 거예요. 원산지 구분도 선명하고, 맛도 같은 나라 같은 지역 커피콩인데 캐릭터가 판이하게 바뀌는 경우가 있죠. 싱글 오리진 커피는 블렌딩에 비해 캐릭터를 구분하기 쉬워요.

마지막으로 홈 브루잉에 취미를 붙이는 분들에게 말씀 전하신다면?

홈 브루잉 커피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하셨다면, 차라리 다른 데서 투자비를 아끼고, 일단 가장 훌륭하다는 평을 받는 원두나 옥션에서 상위낙찰 받은 원두를 즐겨 드셔보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요즘에는 원두처리과정에서 발효가공을 거친 원두가 스페셜티 커피 씬에서 유행인데요. 예를 들면 콜롬비아에 엘 파라이소라는 커피농장이 있어요. 최근 커피옥션에서 이 농장만의 발효처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맛보면 다른 싱글 오리진과 확실히 구분되는 맛이 있어요. 맛에 대한 호불호는 있어도 개성은 확실히 느낄 수 있는거죠.

그런 특수원두를 경험하시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고, 워시드인지 내추럴인지 원두 자체의 특성을 구분하는 안목이 생기면 정말 즐거운 홈 브루잉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원두를 적절한 시세에 들이면서 세계 각지의 싱글 오리진 원두를 최대한 다양하게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아! 저는 원두보관용기를 프리파라(prepara)사의 진공유리병 EVAK을 쓰고 있어요. 저는 매일 로스팅에 나서고, 다양한 원두를 보관해야하기 때문에 작은 걸 여러개 들여쓰는데요. 집에서는 평소에 먹는 양 고려해서 한두개쯤 크기 다르게 해서 들이면 잘 쓰실 거예요.

김정년

김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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