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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바·혼술 입문용 위스키 브랜드 추천 3

위스키 좋아하세요? 와인과 비교하면 장기보관이 편리하고, 잔술로 마시면 푸드 페어링하기 좋고, 원하면 집에서 칵테일로 즐기기 좋죠. 특히 대형마트를 통해 가성비가 뛰어난 위스키가 점점 다양하게 보급되는 추세여서, 브랜드를 알고 마시면 굉장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이브랜드 에디터가 직접 마셔본 위스키 브랜드 세가지를 소개합니다.

글렌피딕 12&15

황금빛 수사슴 로고가 반짝이는 이 위스키를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윌리엄 그랜트가 1886년 피딕의 협곡에 증류공장을 차린 것이 시작이 된 글렌피딕은, 이후 전 세계에서 유명한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싱글몰트 위스키란 단일증류소에서 생산한 위스키를 뜻하는데요, 100% 싹이 난 보리인 몰트를 사용합니다. 만들어진 술은 오크통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는데요, 글렌피딕 12년이라면 오크통에서 최소 12년 이상 숙성된 술이 들어있다는 걸 뜻합니다.

글렌피딕은 이런 개념을 강조해 마케팅을 시작한 최초의 위스키 브랜드입니다. 글렌피딕 제품들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건 12년산과 15년산입니다. 12년산은 산뜻한 과일맛과 스파이시한 나무탄내음이 인상적이고, 15년산은 숨구멍과 목구멍을 달착지근하게 적시는 바닐라향이 특징이죠. 글렌피딕은 현재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 중에서는 압도적인 특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가격이 7~10만원 사이로 낮고 구하기 쉽다는 점인데요. ‘구하기 쉽다-가격이 비교적 낮다-팬심을 자극한다.’ 미지의 술을 탐구하려는 입문자에게 이보다 더 매력적인 옵션이 또 있을까요?

출처 : 글렌피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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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피딕 12_출처 : 글렌피딕

같은 가격대 위스키와 비교했을 때, 이름을 좀 더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 브랜딩이 잘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단순히 술만 전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노력을 수반하고 있거든요. 사실 이건 업계 상위권을 점유하는 주류회사의 공통적인 브랜드 전략이긴 하지만, 글렌피딕의 경우 위스키란 술을 좀 더 대중적이고 친근하게 소비하게 만든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제가 글렌피딕을 브랜드로서 만난 건 첫째로 한국 최대규모 차음료 박람회 <2019 서울 카페쇼>에서였어요. 행사에 참여한 업체중 가장 규모가 웅장한 부스를 열었었죠. 거기서 하이볼 전용각인잔을 현장에서 만들어 파는 이벤트를 열며 대성황을 이뤘는데요. 저도 행렬에 동참했고, 당시에 마련한 각인잔은 여전히 잘 쓰고 있죠. 영문이름이 새겨진 잔에 좋아하는 위스키를 따라마시는 건 퍽 즐거운 경험입니다.

글렌피딕은 최근 코로나 영향인지 온라인 콘텐츠 생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글렌피딕코리아 SNS구독를 추천드려요. 먼저 글렌피딕코리아 유튜브는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국내의 다양한 공간소개가 높은 정보값을 지니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홈바를 즐기는 사람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죠. 술과 어울리는 푸드페어링 예시나 따라하기 쉬운 칵테일레시피가 뜨고 있어요. 브랜드가 주는 감성 중에 서비스를 높이 치는 분들에겐 글렌피딕을 입문용 위스키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탈리스커 10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에서 만들어진 위스키에서 나는 냄새, ‘피트향(이탄향)’이라 불리는 불땐 나무연기내음과 탈리스커 특유의 바다짠내음이 공존합니다. 마셔보지 않으면 온전히 설명이 안되는 향미죠.

탈리스커 10년산

출처 : 디아지오

잔 입구는 오목하고 몸통은 부풀어오른 위스키잔에 넣었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손목을 둥글게 움직여 흔들면, 향이 잔 전체에 강하게 감도는데요. 이 향의 호불호를 느끼는 게 좋습니다. 혹자는 병원소독약 냄새라 말하고, 누군가는 매력적인 후추향을 느낀다고 하죠. 개인적으로 제가 탈리스커를 맛있게 즐긴 방법은 잔이 거의 다 비워질 무렵, 미지근한 물을 약간 섞어주는 거예요.

즐겨찾는 바 사장님이 알려준 팁인데요. 위스키에 상온의 물이 섞이면 우리 몸이 맛과 향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해요. 싱글몰트 위스키 특유의 복잡한 향미를 좀 더 예민하게 감각할 수 있는 거죠. 위스키는 그런 점에서 세밀하게 방울 단위로 즐기는 술인 것 같습니다. 한모금 자체를 제대로 음미하면서 온 몸의 감각을 일깨우며, 술에 담긴 다채로운 변화를 희열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여러분이 탈리스커 10년을 마시며 느꼈던 향미가 어떤 형용사로 묘사되고 있는지 찾아보면, 위스키를 좀 더 깊숙히 파고들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79년 스카치위스키 리서치 연구소에서 위스키 향미를 구분하기 위해 ‘아로마 휠’을 만들었어요. 탈리스커는 아로마 휠에 대입해서 향미를 평가하기 좋아서, 술 자체에서 기쁨을 누리고 싶은 입문자 분들에게 적극 권해드리고 싶은 위스키 브랜드입니다.

산토리 가쿠빈

산토리는 1923년 일본 최초로 위스키 증류소를 세운 이후, 백여년간 독자적인 양조기술을 갈고 닦으며, 저가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회사 자체도 일본 최대 주류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주변에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친구가 있으면 꼭 사달라고 조르는 술이 한 병 있는데요, 바로 산토리 가쿠빈입니다. 깊고 선명한 단맛이 감도는 저가형 위스키죠. 현지기준으로 편의점에서 만오천원이면 구하는데, 국내에서는 3만원 안팎이여서 귀국 때 면세용 술로 한병씩 쟁여두는 위스키였습니다. 귀국전 환전하기 애매한 짤짤이 엔화 동전을 처리하는 일등공신이기도 했죠.

산토리 가쿠빈_출처 : 산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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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 가쿠빈_출처 : 산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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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 가쿠빈 하이볼 CM_출처 : 산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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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 가쿠빈 푸드 페어링_출처 : 산토리

인기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에서 소개되며 국내에서도 하이볼용 위스키로 이름을 알린 가쿠빈, 산토리가 동양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15년간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낸 위스키로 알려져 있어요. 여기에는 위스키를 친근하게 만들기 위한 산토리의 영리한 마케팅 전략도 함께 들어있죠.

산토리는 일본의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해 상큼하면서도 가벼운 맛이 담긴 하이볼 특화 위스키로 가쿠빈을 홍보했습니다. 치킨에 맥주를 곁들여 마시는 것처럼, 하이볼을 마셔야 한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먼저 산토리는 가쿠빈의 상징인 거북이 등껍질 모양을 본따 전용잔을 만들었고, 하이볼을 서빙하는 방식을 마치 생맥주처럼, 잔을 얼리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한여름 더위가 한 풀 꺾이고 선선해지는 밤이 되면 가쿠빈이 들어간 하이볼을 마셔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죠. 레몬과 탄산수가 들어가는 하이볼 칵테일 레시피와 나란히 소개된 가쿠빈은 오랜 세월 쌓인 이미지메이킹에 힘입어 일본을 대표하는 위스키로 자리잡았습니다.

산토리 위스키는 제품 라인업마다 브랜딩을 다르게 가져가는 게 특징인데요. 일상생활 속 식사반주로 곁들이는 가쿠빈의 브랜딩, 야마자키나 히비키같은 프리미엄 라인의 세계시장 도전기는 맛 이상의 가치를 선사합니다. 브랜드 하나에 담긴 철학과 디자인을 깊숙히 들여다보는 걸 즐기는 분들에게 산토리 위스키를 추천드려요!

김정년

김정년

info@buybran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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