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은 힙하고 리폼은 멋져요, 박스 아뜰리에
출처 : 래코드
시즌오프세일을 거쳐도 판매되지 못한 이월상품은 고스란히 불태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패션업계는 지난 10년 간 낭비없는 패션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큰 회사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행할 수 있는 브랜드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죠.
요즘 한강대교 한복판 노들섬에 가면 업사이클링 패션을 직접 체험하거나, 전문가의 자문을 구할 수 있어요! 추억이 담긴 패션 아이템을 아름답게 리폼하는 법을 알려주는 전문가가 있는 곳, 자판기에서 키트를 뽑으면 직접 업사이클링 패션아이템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합니다. 래코드(RE;CODE)의 ‘박스 아뜰리에’ 를 만나보세요.
코오롱이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를 만든 이유
래코드(RE;CODE)는 2012년부터 시작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컨셔스(conscious)’ 패션을 표방하는데요. 지구환경을 의식하는 패션, 사회적 의제를 의식하는 패션을 고민하며 브랜드 가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익과 공익창출을 함께하는 패션 브랜드죠.
출처 : 래코드 , HYBE
출처 : 래코드 , HYBE
브랜드의 모태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국내패션업계 시장점유율 최상위권에 자리한 대형기업. 생산량만큼의 재고가 수북히 쌓였습니다. 문제는 패션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재고처리였죠. 21세기 들어 패션업계가 환경을 해친다는 논의가 본격화 됐고, 회사입장에서도 하자없는 새옷을 고스란히 태우는 건 눈뜨고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코오롱은 2010년 초부터 패션 브랜드를 통한 업사이클링 방안을 고민합니다. 이월상품을 해체해 일부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멋을 연출하자는 기조, 시대흐름에 발맞춘 친환경 소재로 시즌 컬렉션을 만들자는 방향성이 구체화 되며, 2012년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가 탄생합니다. 수선과 리폼이 패션이 될 수 있다는 걸 시즌 컬렉션을 통해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해외 트레이드 쇼나 아트페어에 나가며, 브랜드를 꾸준히 알리는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이들이 쏟은 10여년의 노력은 방탄소년단이 2021년 UN총회에서 래코드의 수트를 입으며 결실을 맺었습니다.
래코드가 업사이클링 체험 공간을 구축하는 이유
래코드는 업사이클링 패션의 가치전달도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유명인이 예쁘게 차려입는 것만으로 업사이클링 패션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없다고 본 것이죠.
노들섬 박스 아뜰리에_출처 : 바이브랜드
노들섬 박스 아뜰리에_출처 : 바이브랜드
래코드의 출시제품은 장인과 디자이너가 협업해 수작업 공정을 거치고 있는데요. 이 과정을 일반인이 좀 더 쉽게 구경할 수 있게끔, 아뜰리에(atelier) 형식의 브랜드 스페이스를 기획하게 됩니다. 리폼패션의 멋과 쓸모를 전하려면 좋은 터를 잡는 것이 우선이고, 리폼패션 크리에이터를 머무르게 만들어 소비자와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입니다.
최근 래코드는 도시재생사업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서울 한강대교 위 노들섬을 브랜드의 핵심거점으로 정했습니다. 메인 아뜰리에에선 래코드 실무자들이 출근해 업무를 봅니다.
업무공간 바깥은 다양한 사람들이 접점을 늘리며 각자 자유롭게 공간을 즐기거나 업사이클링 패션 관련 클래스를 듣죠. 코로나19 유행으로 운영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특정시간대에 상주담당자가 머물러 손님을 안내합니다.
박스 아뜰리에가 특별해지는 이유
노들섬 박스 아뜰리에 담당자이자 리폼패션 상담에 나서는 김미숙 재봉전문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못 버리는 의류를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추억이 있고 사연이 있는 거죠. 그런 옷을 들고 와서 수선하거나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어 드리면 다들 깜짝 놀라세요. 기억에 남는 분이요? 자녀분이 유아 때 입었던 패딩조끼를 리폼의뢰한 분이 계세요. 언니가 입고 동생이 물려 입고 더이상 입지 못하게 된 옷이 가방이 되니까, 아이들이 서로 입겠다고 다투는 모습이 마법처럼 느껴져요. 어린 친구들도 멋을 알고 행복을 느끼는 거죠.”
앞서 언급된 사례는 래코드 내 수선 장인이 직접 맡아 수선을 하는 ‘박스 아뜰리에 서비스’입니다. 방문예약 후, 전문가에게 간단한 수선이나 리폼을 의뢰할 수 있죠. 작업을 마치면 본래 옷의 역사가 새 옷에 깃들 수 있도록 기존 라벨을 유지하거나, 수선기록을 남긴 라벨을 남겨 흔적을 기록합니다.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업사이클링 패션의 즐거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그게 이 곳에서 리폼패션을 선보이는 본질적인 이유가 되는 거 같아요. 리폼 패션이 얼마나 근사할 수 있는지를 더 많이,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
하나 더! 박스 아뜰리에는 눈길을 끄는 자판기가 있습니다. 돈을 넣으면, 업사이클링 DIY 키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무선이어폰케이스나 키링같은 간단한 아이템을 직접 만들 수 있죠. 이는 쉽고 간편하게 업사이클링 패션을 경험할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머무르는 방문자들의 많은 수요가 있는 서비스입니다.
담당자의 박스 아뜰리에 공간해설_출처 : 바이브랜드
업사이클링 DIY 체험 키트_출처 : 래코드
담당자의 박스 아뜰리에 공간 해설_출처 : 바이브랜드, 업사이클링 DIY 체험 키트_출처 : 래코드
2022년 기준, 네이버 예약서비스를 통하면 따로 상담시간을 정해 공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의류 수선의뢰나 리폼 상담문의 등, 업사이클링에 관한 지식과 노하우를 전문가가 전합니다. 예약자가 박스 아뜰리에로 수선할 옷을 가져오면, 현장에서 어떻게 무엇으로 수선할지 함께 결정하는데요. 추억이 깃든 옷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분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10여년 간 업사이클링 패션에 힘쓴 브랜드의 진심을 숙련된 전문가를 통해 전해받고 싶으신가요? ‘지속가능한 패션’을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체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노들섬 한복판의 야무진 패션 브랜드 스페이스 ‘박스 아뜰리에’를 추천드립니다.
김정년
info@buybran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