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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놀로

출처 : 바이브랜드

“뚜두 눈물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기적이 일어나길! ”
“13살 시츄인데 바다를 못 가봐서 올해는 꼭 바다에 데려가고 싶어요.”

새해 소망을 꾹꾹 눌러 담은 카드는 모두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글로 빼곡합니다. 다정한 메시지의 수신인, 아니, 수신견(犬)은 각자의 반려견입니다.

All in One

놀로스퀘어_외관

놀로스퀘어 외관_출처 : 스파크펫

기자가 소망 트리를 발견한 곳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놀로스퀘어’. 2021년 5월, 문을 연 이곳은 약 1300평의 면적에 지하 포함 총 10개 층으로 이뤄진 플래그십스토어인데요. 의료센터, 수영장, 편집숍, F&B, 미용실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청담동에 언제 멀티플렉스가 생겼지?

(1) 1층 카페 놀로에서는 강아지 전용 메뉴를 판매한다 (2) 국내 최초 수레이너(수의사_트레이너) 설채현 원장_출처 : 스파크

놀로스퀘어_시설_05

출처 : 스파크펫

캡처

국내 최초 수레이너(수의사+트레이너) 설채현 원장_출처 : 스파크펫

주의! 주인공은 ‘반려동물’입니다. 국내 최초의 반려문화복합공간이 강남 한복판에 있다니. 직접 찾아갔습니다. 문을 열면 ‘반려견 간의 인사는 하지 않아요’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다양한 견종이 모이는 만큼 사고 방지와 사람도 낯선 이와 굳이 인사하지 않는 것처럼 반려견에게 인사를 강요하면 안 된다는 설명입니다.

1층은 카페로 ‘멍메리카노’, ‘멍빠붕’ 등 강아지 전용 메뉴를 함께 판매합니다. 한쪽에는 각종 놀이용품, 간식, 옷을 쇼핑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2~5층은 국내 최대 규모의 2차 동물병원인 VIP 동물의료센터가 있는데요. 한방재활센터부터 수술실, 응급실은 물론이고 내년에는 암센터도 추가로 확보할 예정입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출연 중인 행동 전문 수의사 설채현 원장이 운영하는 행동 클리닉도 5층에 자리했죠.

4층 전체를 고양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놀로를 운영하는 데이터 기반 펫 플랫폼 ‘스파크펫’의 최두열 대표는 1인 가구가 반려묘를 선호함에 따라 반려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는데요. 넓은 것보다도 수직 공간 확보가 중요한 동물이고 샤워, 산책 등이 필요하지 않아서입니다. 6층에는 반려동물 동반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고 7층은 루프탑으로 실외 배변을 하는 강아지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1) 위탁과 동시에 전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2)강아지용 구명조끼와 튜브도 마련돼 있습니다_출처 : 스파크펫​

캡처

위탁과 동시에 전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습니다_출처 : 스파크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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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용 구명조끼와 튜브도 마련돼 있습니다_출처 : 스파크펫

지하는 학습 시설이 풍성합니다. 우선 지하 1층은 호텔, 아카데미, 데이케어(유치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센터와 그루밍센터가 자리해 있습니다. 그중 데이케어는 출범 이래 이탈률이 0%로 현재 대기 번호만 100번이 넘어가는데요. 단순 위탁이 아니라 설 원장과 10년간 일한 전문 트레이너 팀이 상주해 서비스의 질을 높입니다.

지하 2층에는 사계절 내내 반려견과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약 160평 규모의 아쿠아월드가 있습니다. 자유수영부터 일대일 수중 피트니스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운영하는데요. 기자가 방문했을 때 푸들 한 마리가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수중 허들 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호자가 없을 때는 수업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전달합니다. 긴 시간 떨어져도 반려동물에 대한 걱정이 대폭 줄어듭니다.

둘러보고 나오니 유난히 여성 고객이 많은 점이 눈에 띄는데요. 주 고객층은 2030 대 여성이지만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40대 이상 고객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전체 시설 평균 객단가가 50만 원을 상회할 정도지만 올해 연간 방문객 수만 약 20만 명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10점 만점에 3점

3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에서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은 늘어갑니다. 덩달아 펫테크 시장도 성황인데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펫케어 시장 규모는 2017년 14억 8000만 달러(약 2조 836억 원)에서 2020년 17억 9000만 달러(약 2조 5000억 원)로 커졌고 2026년엔 27억 9000만 달러(약 3조 9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한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30%로 나타났습니다.

(1) 놀로 앱에서 제공하는 반려생활퀴즈 (2) 영상 콘텐츠를 통해 손쉽게 반려견 교육을 가르칩니다_출처 : 스파크펫

반려생활퀴즈

놀로 앱에서 제공하는 반려생활퀴즈_출처 : 스파크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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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를 통해 손쉽게 반려견 교육을 가르칩니다_출처 : 스파크펫

문제는 ‘성장’과 ‘성숙’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최 대표는 현재 반려동물 산업이 10점 만점에 3점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아직 대다수 펫 기업들이 커머스에만 집중하는 점을 꼬집는데요. 출혈 경쟁으로 쉽고 빠르게 고객을 유입할 수는 있어도 본질적으로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고 가치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하죠. 스파크펫이 지난해 12월 반려동물 통합 앱 ‘놀로’를 출시한 배경입니다. 콘텐츠 중심의 커뮤니티 ‘놀로플레이’와 커머스 몰 ‘놀로스토어’를 합쳤죠. 놀로스퀘어 예약 기능도 연내 추가할 계획입니다.

놀로플레이는 설 원장이 직접 개발한 놀이와 행동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데요. 집에서도 보호자가 직접 교육할 수 있게끔 돕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죠. ‘짖음’, ‘물림’ 등 돌발스러운 문제 행동을 겪는 반려견이 모두 ‘세나개’에 출연하거나 행동 클리닉에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핵심은 보호자도 ‘함께’ 즐거워야 하는 것. 의무감에 산책하거나 운동장에 방치하고 휴대폰만 보는 식의 돌봄은 지양합니다. ‘어떻게’ 사랑을 줘야 할지 모르는 반려가구를 위해 휴지심이나 양말 하나로도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합니다.

‘앉아’ 혹은 ‘기다려’와 같은 훈련이 강압적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최 대표는 소통을 위해선 교육이 필수라고 말합니다. 의사소통의 범위를 넓혀야 일종을 규칙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예컨대 막무가내로 짖거나 물려고 달려드는 행동을 해서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에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 기본에 깔려 있습니다. 그래야 반려견과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기도 하고요.

그는 이런 교육이 파양이나 유기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는데요. 행동문제는 반려동물을 파양하는 원인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전문 교육 콘텐츠의 접근성을 높이면 궁극적으로 파양률을 낮추고 입양률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육을 포기하거나 파양을 고려한 까닭으로 ‘물건훼손·짖음 등 동물 행동문제’(27.8%)가 가장 많았습니다.

반려동물계의 ‘카카오’ 꿈꿔

스파크펫은 지난 2019년 파편화된 반려동물 시장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로 세워졌는데요. 오랜 기간 펫 관련 산업에 몸 담았던 최 대표는 의료, 교육, 커머스 등 관련 산업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데 주목합니다. 고객 경험이 한 방향으로 흐르기 어려운 것도 물론이고 양질의 데이터를 누적할 수도 없었죠.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에 따라 데이터를 쌓으면 맞춤형 서비스를 고안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예컨대 다양한 종을 분석해 어떤 종이 어느 질병에 취약한지부터 보호자의 성별, 소득 수준, 거주 지역 등을 분석해 보장성 있는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식이죠. 이에 스파크랩, 아모레퍼시픽, 시그나이트, 한화손해보험, 건국대학교 등에서 100억 원 규모의 Pre-A 투자를 유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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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로스퀘어에서는 반려인과 반려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행사를 종종 개최합니다_출처 : 스파크펫

평소 친분이 두터운 설 원장과 펫테크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눴고 해답이 ‘온오프라인 통합’이라는 것을 도출합니다. “변치 않는 사실은 반려동물과의 실제 경험은 오직 오프라인에 있다는 것”이라며 “온오프라인 경험을 하나로 연결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말합니다. 차별성 있는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이용자를 모으되 오프라인 공간에서 반려견과 교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죠. 꼭 ‘청담동’이어야 했냐는 우려의 시선에는 도심에서도 반려동물과 즐길 공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입니다.

아쉽게도 향후 놀로스퀘어와 같은 복합시설공간을 추가 출점하기보다는 특정 서비스만 떼어내서 모듈형으로 매장을 내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하네요. 아직 반려동물 시장이 태동기인만큼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인데요.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영역을 차례로 연결해간 것처럼 이 시장에서도 전체를 통합하는 플랫폼이 나올 때라고 전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정확하고 전문적인 콘텐츠를 공유해 반려문화를 개선해가겠다는 결심인데요.

트리에 걸린 반려인들의 소망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긴 시간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건강하고 오래오래 함께 살아가는 것이죠. 비싸고 좋은 물건을 주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잖아요. 함께 할 2023년은 둘 모두가 즐거운 한 해를 맞이하기를.

조지윤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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