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공간을 넘어설 때, 옵타움
출처 : 옵타움
19세기 영국 최고의 조향사, 아치볼트 경. 신은 그에게서 후각을 앗아 갔지만 공감각 능력을 선물했습니다. 아치볼트의 재능을 눈여겨 본 향기의 여신은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게 해줄 테니 전 세계를 여행하며 특별한 향을 만들라고 주문합니다. 그렇게 옵타움은 시작됩니다.
1일 1페이퍼?
후각에 머물던 향이 공간을 빛내는 시각적 디테일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이케아도 홈 프래그런스를 만들어서 파는 시대잖아요.
캔들이나 디퓨저가 그렇듯 인센스 또한 ‘향테리어’로서 향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연기로 발향 되는 순간을 담는 홀더는 오브제로서 보이는 아름다움을 채워주니까요. 연기가 물처럼 흐르는 듯 보이는 백플로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그 방증이죠. 무형의 매력이 시각화되는 시간, 정신적 평화와 육체의 안정도 함께 합니다.
페이퍼 인센스와 천연 암석 트레이_출처 : 옵타움
‘코’에만 좋고 ‘폐’엔 좋지 않다는 물음표 때문에 망설임이 앞서기도 하죠. 페이퍼 인센스는 태우지 않더라도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휴대도 간편합니다. 브랜드 특유의 고풍스러운 디자인이 반영된 케이스나 천연 암석으로 만든 트레이와 함께라면 공간을 빛내줄 아이템으로도 손색없고요. 출시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페이퍼 인센스의 누적 판매량은 240만 장을 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져온 내추럴 에센셜 오일에 파인 프래그런스 향료를 더해져 만들어지는 옵타움의 페이퍼 인센스. 3개월 동안 향침을 비롯해 진공과 숙성 과정을 거치는데 완성까지 100% 수작업으로 진행됩니다. 세심함으로 꾹꾹 눌러 담은 향은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속에서 바람을 맞이하는 듯한 휴식을 전하죠.
사주로 찾는 내 향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항상 자유를 갈망하지만 막상 수많은 선택 앞에선 도피를 택합니다. 이러한 결정 장애에 대해 옵타움은 ‘운명’으로 대답합니다. 이름·성별·생년월일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탄생향’을 알려주거든요. 근대 유럽의 표상이나 다름없는 19세기 영국에서 브랜드 콘셉트를 가져온 옵타움은 흥미롭게도 음양오행에 바탕을 두고 ‘짝’을 찾아주는 동양적인 면모도 보여줍니다.
음양오행은 음과 양의 조화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오행(수·화·목·금·토)를 토대로 세상(우주)을 해석합니다. 이러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개인의 사주를 분석해 부족한 기운을 향기로 채워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종의 빅테이터 알고리즘 서비스죠. 수(水)가 부족해 부드러움과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기자에게 추천된 향은 시크하고 모던한 고져스 블랙. 초연하고 세련된 모습을 바라는 걸 제대로 캐치했네요.
핸드크림 / 시그너처 향으로 구성된 제품 라인업_출처 : 옵타움
주력 상품 중 하나인 핸드크림_출처 : 옵타움
시그너처 향으로 구성된 제품 라인업_출처 : 옵타움
고져스 블랙을 포함해 브랜드의 시그너처 향은 총 9가지입니다. 해피니스 부스터·탱지 서프라이즈·테이크 잇 이지 등 독특한 이름과 달리 향은 대중적이죠. 달콤하고 상큼해 거부감이 적은 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옵타움은 소수의 취향보단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향을 목표로 하거든요.
10가지 대중적인 향을 중심으로 프래그런스(디퓨저·인센스·향수·방향제), 보디 케어(로션·워시·샴푸·트리트먼트), 핸드 케어(핸드크림·클린 미스트)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합니다. 각 제품마다 스토리도 있답니다. 브랜드 스토리의 등장인물과 향이 연결되기 때문이죠. 타고난 천재 아치볼트 경과 고저스 블랙, 발랄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마리 샤를로트 뒤부아와 로지 로즈처럼. 옵타움이라는 세계관은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만간 소설로 출간될 만큼요.
코로 한 번, 눈으로 두 번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향도 이미지로 표현할 때 더 와닿습니다. 옵타움의 끈끈한 세계관과 향이 더 빛나게 하는 것도 디자인입니다. 감각적인 실루엣에 더해진 고풍스러운 일러스트. 고전적인 유럽의 분위기가 향을 감싸고 있습니다.
유연하고 동적인 선과 비대칭적 구조를 통해 구현된 일러스트는 짧지만 강렬했던 미술 양식 중 하나인 아르누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러스트로 풍부하게 꾸며진 패키지는 아름답고 섬세한 작품을 선보였던 알폰스 무하의 작품처럼 다가오기도 하고요.
프랑스 그라스 지방의 향료로 만든 섬유향수 / 레이적 각인 / 보디로션과 클렌징 바_출처 : 옵타움
프랑스 그라스 지방의 향료로 만든 섬유향수_출처 : 옵타움
원하는 문구를 새길 수 있는 레이저 각인 서비스_출처 : 옵타움
보디로션과 클렌징 바_출처 : 옵타움
설성문 옵타움 대표는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EWG 기준 1등급에 해당하는 재료를 사용하며, 선물할 가치가 있는 제품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물건으로 만들어주는 각인 서비스도 포함해서요.
직영 오프라인 스토어 롯데백화점 광복점의 아쿠아몰을 비롯해 전국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한 옵타움은 바다 건너 일본·싱가폴·대만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년 대비 500% 성장한 판매를 예상할 만큼 국내외 성과가 뚜렷합니다.
향기는 추억을 남기고
페이퍼 인센스와 디퓨저_출처 : 옵타움
인간의 정보 인지는 대부분 시각과 청각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반해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것은 후각을 거친 자극이라고 합니다. 심리학자 레이철 허츠 박사에 따르면 후각과 미각은 뇌의 장기 기억이 모이는 곳, 해마 조직과 직접 연관되기 때문이라고. 대학교 시절 친구들과 자주 갔던 아베크롬비 앤 피치 매장을 가득 채웠던 향수(Perfume)가 즐거웠던 시간에 대한 향수(Nostalgia)로 남아있는 것처럼요.
기억에 감정을 덧씌우는 향. 감정적인 자극으로 감각을 깨우고 가치를 더합니다. 그래서 향이 공간에 머물 때 비로소 모든 디테일이 완성되나 봅니다.
이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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