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마스코트된 T팩토리,
SK텔레콤이 만들었다고?
출처 : SK텔레콤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과정을 한 번 떠올려볼까요. 진열대에 전시된 수많은 기기들, 어려운 요금제 설명, 덤터기를 쓰는 건 아닐까 싶은 불안한 마음.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과정은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닐 것입니다. 최근 이동통신 3사는 이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스마트폰 매장 자체를 가고 싶은 공간으로 꾸미는 추세입니다.
KT는 2020년 서울 종로와 강남에 체험형 매장을, LG유플러스는 강남에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을 선보였습니다. SK텔레콤은 같은해 10월 서울 마포에 복합체험공간 ‘T팩토리’로 복합문화공간에 뛰어들었습니다. 문화와 서비스 체험은 물론 쇼핑, 휴식까지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자판기로 구입한다고?
T팩토리는 대놓고 SKT가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공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SKT의 느낌은 빠지고, 기존 스마트폰 매장과 비슷한 느낌도 전혀 들지 않습니다. 무인으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으며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프로게임단 T1 굿즈를 사거나 다양한 전시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곳곳에는 푹신한 의자가 놓여 있어 딱히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시간을 보내거나 쉬기 좋습니다.
출처 : SK텔레콤
출처 : SK텔레콤
출처 : SK텔레콤
T팩토리는 혼자서 체크인하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중고 스마트폰을 판매까지 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T팩토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QR코드를 받아 셀프 체크인을 해야 합니다. 키오스크에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문자 메시지로 URL이 전송되는데요, 그 안에 방문객 고유의 QR코드가 담겨 있습니다. URL에 들어가 성별과 나이, 관심사 등을 ‘마이 태그(MY Tag)’로 설정하면 T팩토리에서 어디를 방문하면 좋은지도 추천해 줍니다.
입구 양옆에는 365일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T팩토리 24’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고객은 키오스크를 통해 언제든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개통할 수 있습니다.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스마트폰을 선택하니 용량, 색상, 요금제 등의 안내가 나왔습니다. 이어 개인정보 입력까지 마치면 밴딩 머신을 통해 스마트폰이 나옵니다. 마치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는 것처럼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새 단말기에 유심을 꽂으면 스마트폰을 바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고장이나 분실 등으로 급하게 스마트폰이 필요할 때 유용해 보입니다.
어떤 스마트폰이 좋은지 비교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위해 매장 내부에는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10여 종이 구비돼 있습니다. 고객들은 T팩토리 내부에서 자유롭게 스마트폰을 만지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만지면 옆에 놓인 대형 디스플레이에 제품의 특징과 상세 기능 등이 나타납니다. 다른 고객들이 어떤 색상을 선호하는지, 이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연령대는 어느 정도인지 등 통계자료도 볼 수 있습니다.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애플 전용 공간도 있어 최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MZ세대 취향 저격하는 체험 공간
T팩토리는 스마트폰 판매와 구입만을 위한 공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문화생활을 하거나 심심할 때 잠깐 들러 시간을 떼우기 괜찮은 콘텐츠들로 꾸며졌습니다. 매월 다른 공연과 전시가 열리는 ‘플렉스존’, 드라마와 영화 속 명장면을 볼 수 있는 ‘미디어 팟’, 쉴 수 있는 공간인 ‘팩토리 가든’, 프로게임단 T1의 굿즈를 구입할 수 있는 ‘T1존’,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을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MS존’ 등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심지어 스마트폰 데이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출처 : SK텔레콤
T팩토리 1층과 2층 사이에 조성된 ‘팩토리 가든’은 살아있는 식물들로 꾸며졌습니다. 팩토리 가든에는 테이블과 푹신한 의자가 놓여 있어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폿도 마련돼 있습니다. 2층에 위치한 ‘O스테이지’도 사진 찍기 좋게 만들어놓은 곳이다. O스테이지에는 가로 넓게 인피니티 미러가 설치돼 있습니다. 미러 중간에 위치한 ‘AR미러’에 다가가면, 거울에 AR 이미지가 떠올라 사진을 찍거나 즐기기에 좋죠.
1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데이터 스테이션’도 2층에 마련돼 있었습니다. 만 14세 이상 10대가 월 500MB까지 무료로 데이터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죠. 그 밖에도 가상공간에서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점프 VR존’, 5GX 클라우드 게임을 할 수 있는 ‘플렉스 스테이지’도 있었다.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미디어 라이브러리’에서는 V컬러링·웨이브·Btv·플로·원스토어 북스 등 미디어 콘텐츠를 언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SKT의 T팩토리는 2021년 9월 ‘IDEA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T팩토리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미래 기술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ICT 멀티플렉스로서 갖는 브랜드 가치를 표현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죠. SKT는 앞으로도 T팩토리와 같은 무인 매장 확대에 공을 들일 예정입니다. 이미 홍대의 마스코트가 된 T팩토리,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기대됩니다.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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