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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명이 기르는 지하철 식물공장, 메트로팜

메트로팜은 서울교통공사와 농업회사 팜에이트가 합작해 만든 스마트 농업 브랜드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하철에 자리한 농장이죠. 실내 수직농장 방식의 스마트팜에서 직접 작물을 키워내는 건 물론 시민들이 스마트팜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스마트팜이란 기존 농업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한 선진 농업 시스템입니다. 작물에 맞게 온도와 습도, 배양액 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해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품질은 높이는 게 핵심입니다. 메트로팜은 2019년 5월 답십리역을 시작으로 9월 상도역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듬해에는 천왕역, 충정로역, 을지로3가역에도 설치했습니다. 메인 거점은 실 사용 면적이 100가량으로 가장 넓은 상도역입니다.

식물을 직접 키워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작은 씨앗을 하나 틔우는 데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갑니다. 물이 적지는 않은지, 햇볕은 충분한지, 온도는 적절한지 수시로 들여다보고 살펴야 합니다. 때때로 흙에 양분을 넣어주고, 바람을 쐬어주기도 해야 하죠. 혹자는 더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음악(!)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사무실 책상 위에서도 식물을 키우는 분들이 많기는 하지만, 식물에게 더 좋은 환경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잘 관리된 공원이라든지 양질의 비료가 뿌려진 밭도 될 수 있겠죠. 그런데 메트로팜은 왜 많고 많은 장소 중에 ‘지하철’을 선택했을까요. 여찬동 팜에이트 재배팀 선임은 지하의 공간 특성상 여름이나 겨울에 외부 온도나 습도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지하철을 선택했다고 설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만큼 스마트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겠다는 기대는 덤이었습니다.

메트로팜이 식물을 키우는 방식

메트로팜

출처 : 바이브랜드

메트로팜은 실내 수직농장 방식으로 식물을 키웁니다. 실내 수직농장은 재배 선반을 층층이 쌓아올린 방식의 스마트팜입니다.

실내 수직농장에선 식물재배용 LED 전등과 배양액이 햇빛과 토양을 대신해서 작물을 길러냅니다. 토양 오염이나 병충해에 관한 걱정이 없죠. 항상 일정하게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외부환경의 영향도 받지 않고, 3無(무농약, 무GMO, 무병충해) 환경 속에서 청정 채소를 24시간 365일 재배합니다.

메트로팜은 주로 이자트릭스, 버터헤드레터스 등 샐러드 재료로 많이 쓰는 작물을 키웁니다. 특히 유럽 품종이 주를 이루는데 수경재배 방식을 오래전부터 개발한 유럽인 만큼 수경재배에 특화된 작물 품종도 많아서입니다.

각 작물은 처음엔 모판에서 촘촘하게 길러지고, 추후 공간이 비좁아지면 넓은 공간으로 퍼뜨려줍니다. 이를 정식이라고 하는데 작물 별로 파종 날짜와 정식 날짜를 꼼꼼히 기록해둡니다.

오토팜

오토팜_출처 : 바이브랜드

초록잎 채소뿐만 아니라 식용꽃, 허브류, 레드를 포함한 엽채류도 실내 수직농장에서 키울 수 있습니다.

‘스마트’팜이지만 사람의 손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직원 2명이 50여 평 규모 재배실을 관리하고, 수확물도 직접 수확합니다. 걸리는 시간은 노지 재배보다 확연히 짧습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약 38일로 노지 재배의 절반에 불과한 시간입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 시설도 있습니다. 메트로팜 한편에 위치한 오토 팜은 파종부터 재배, 수확까지 로봇이 모두 해결합니다. 팔 다리가 있고, 기계식으로 움직이는 로봇은 아닙니다. ICT 기술로 대기가스 농도, 빛, 온도, 양액 조성 등 재배환경 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죠.

오토 팜에선 주로 재배 기간이 짧은 작물들을 위주로 길러내며 24시간 내내 생산과 재배가 이뤄집니다.

지하철에서 식물이 잘 자랄 수 있을까?

메트로팜

출처 : 팜에이트

도시농업은 ‘치유 농업’이라고도 불립니다. 회색 도시 속에서 푸른 식물을 직접 키우면서 사람들은 정서적 안정을 느끼고, 돌봄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죠. 농촌진흥청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교 텃밭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은 학생보다 스트스는 5% 줄고, 스트레스 저항도와 심장 안정도는 각각 16%, 13% 늘어났습니다.

메트로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은 흔히 바쁘게 목적지를 향해 가는 가운데 거치는 공간입니다. 그 가운데 새 생명을 틔운 푸른 잎들은 마음에 환기를 가져다 주죠. 하지만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과 별개로, 지하철이 ‘과연 식물이 자라나기에 좋은 환경일까’하는 우려는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1년 11월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1~8호선 지하철 역사 내 월평균 초미세먼지는 41.79㎍/m³ 이었습니다. 초미세먼지 환경기준 ‘나쁨’ 수준입니다.

메트로팜

출처 : 바이브랜드

하지만 여 선임은 이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합니다.

“밀폐해서 운영하고 있고, 헤파필터를 통해 정화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측정기를 항상 설치해뒀는데 0-5㎍/m³정도로 오히려 외부의 미세먼지 ‘좋음’보다도 더 청량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여 선임은 “스마트팜의 본질은 청정하고 벌레 없는 공간”이라고 강조합니다.

메트로팜이 메인 재배실과 체험 재배실을 분리해 사용하는 이유기도 하죠. 체험 재배실은 누구나 신청만 한다면 직접 들어가 실습해 볼 수 있지만 메인 재배실은 관계자 외에는 출입이 철저히 금지돼 있습니다. 행여나 옷이나 신발을 통해 벌레 알이 들어가면서 생길 수 있는 병충해를 막기 위해서죠.

2010.8

팜에이트 식물공장 시스템 개발

2017

국내 1호 수직형 농장 개발

2019.5

메트로팜 답십리역 최초 오픈

2019.9

상도역 오픈

2020

천왕역, 충정로역, 을지로3가역 오픈

팜에이트
식물공장 시스템 개발

국내 1호 수직형 농장 개발

메트로팜 답십리역 최초 오픈

상도역 오픈

천왕역,충정로역,
을지로 3가역 오픈

도심 속에서 높이는 생태감수성

메트로팜

출처 : 바이브랜드

메트로팜은 팜 카페와 팜 아카데미를 함께 운영합니다. 팜 카페는 메트로팜에서 수확한 채소들로 샐러드와 주스를 만들어 판매합니다. 원물(포기 형태)로도 판매 중입니다. 카이피라는 잎이 크고 아삭한 식감이고, 에즈라는 잎이 얇고 보들거린다는 등 메트로팜에서 길러낸 채소에 대한 설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습니다.

메트로팜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를 직접 구입해 먹어봤습니다. 채소가 충분히 들어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외에 올리브, 계란, 당근 등 다양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전날 혹은 당일에 수확한 채소로 바로 만드는 만큼 신선도가 높았습니다. 야채 종류도 메트로팜에서 재배한 레터스 계열의 유럽 채소들이라 새로웠습니다. 맛도 노지에서 자란 작물들과 똑같았습니다. 다만, 거친 자연환경을 이겨낼 필요가 없어서인지 식감은 보다 부드러웠습니다.

메트로팜

출처 : 바이브랜드

상도역 메트로팜 한편에는 스마트팜 체험 공간인 팜 아카데미도 마련돼 있습니다. 체험 재배실에 들어가 실제로 채소가 자라는 것을 가까이서 보고, 만지기도 하며 미래형 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직접 수확한 작물로 샐러드도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메트로팜은 시민들이 직접 스마트팜에 작물을 심고, 때가 되면 수확해가는 일종의 분양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 밥상에 올라온 작물은 ‘농부가 흙과 바람과 물과 햇빛으로 길러낸다’는 당연해 뵈던 생각이 틀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 씨앗을 틔우고 자라나는 작물들을 가까이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갑게 다가오네요. 메트로팜이 그려가는 도심 속 자연의 새로운 지형도가 기대됩니다.

조지윤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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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1.01.11 승인완료

구매내역

지하철 유휴공간을 활용한 도심 속 농장
ICT기술로 작물을 기르는 스마트팜
미래형 농업 체험 공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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