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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선사하는 브랜드 공간의 비밀,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

안녕하세요.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영패션팀 이희석 수석입니다. 영패션팀은 바이어 10명이 모여 더현대서울 지하2층 팝업스토어 운영을 지휘합니다. 1년 동안 팝업스토어를 무대로 30여 브랜드가 쇼룸을 만들었죠. 다양한 콘셉트, 개성을 담은 비주얼을 연출해 자기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전했습니다.

지하 2층에서 즐겁게 놀다가신 분들을 위해 바이브랜드를 만났습니다. 영감을 선사하는 브랜드 팝업스토어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팀원 여러분, 브랜드 DNA를 눈여겨봅시다

이희석수석님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영패션팀 리더 이희석 수석 _출처 : 유튜브 3프로TV

저는 22년차 패션 바이어입니다. 롯데는 영플라자, 현대는 유플렉스. 각 백화점마다 영패션 전문관이 막강한 힘을 내는 시기도 있었지만,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오프라인 영패션몰 성장이 뚝 멈췄습니다. 널리 알려졌듯 당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는 시기였어요. 팝업스토어 실적추이도 점점 하락했습니다.

백화점 소속 바이어는 자기 담당분야 안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입점을 시키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입점 시켜놓고 난 이후에는 파트너 브랜드와 매출 관리에 나서는데요.

위기감을 느낀 상태에서 입점제안에 나설 브랜드를 찾아다녔습니다. DNA가 남다른 뉴 브랜드, 1030이 카리스마를 느끼는 브랜드. 다 어디에 있나 찾아보니 정말로 온라인에 몰려있는 거죠. 영패션팀이 브랜드 발굴에 나서며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백화점 입점은 브랜드에게 영광이었거든요. 특히 패션 브랜드가 대중과 맞닿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브랜드는 백화점이 브랜딩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특히 영패션 브랜드는 이미 그들만의 리그가 온라인에서 돈독하게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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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 브랜드 샌드박스가 편의점 콘셉트로 선보인 팝업스토어_출처 : 더현대 영패션팀

먼저 팀 바이어들과 함께 브랜드 발굴방식을 바꿔보기로 했어요. 백화점 입점이 될만한지를 따지기보다 “아! 이 브랜드는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는지를 따져보는 변화였습니다.

저는 이걸 ‘브랜드 DNA 찾기’라고 말해요. 예컨대 모든 패션브랜드는 정기적으로 룩북을 연출합니다. 한장을 찍더라도 브랜드철학에 맞춰 감도높은 비주얼을 연출하는 브랜드가 있죠. 그런 브랜드는 본능적으로 끌립니다. 반면 딱 봤을 때 생산자 마인드로 감흥없는 제품소개에 나서는 브랜드도 있어요. “디렉터가 이거 하나 모니터링을 못하나?”싶어요.

영패션팀 10명 근속연수 합치면 100년입니다. DNA가 남다른 브랜드를 보는 안목이 있어요. 실무자 입장에서 쌓은 직관이나 인사이트를 좀 더 믿어보자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발품도 열심히 팔고, 출근하면 팀원끼리 하루 한 브랜드 소개하고, 섭외할 때 한번 거절당해도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제안의 유형을 바꿔 다시 시도하는 노력. 그런 노력으로 감도높은 브랜드를 발굴하는 힘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 매출만큼
브랜드 감성 전달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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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대학, 도티 등 유튜브 인기콘텐츠 IP를 활용한 굿즈를 선보였다_출처 : 더현대 영패션팀

마침 제가 영패션팀에 온 시기에 더현대서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어요. 상품본부 영패션팀의 주요업무는 지하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 입점 브랜드 탐색과 팝업스토어 운영입니다.

“더현대서울 지하2층은 임원이 모르는 브랜드로 채우라!”는 말이 언론에 미담처럼 소개됐지만, 사실 의사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매출향상에 맞춰진 기존 백화점 영업관행을 바꿔야 임원이 모르는 브랜드로 공간을 채울 수 있거든요.

매장운영에 필요한 백화점의 재고관리기준도 새롭게 설득해야해요. 소품목 대량생산으로 단가를 낮추는 게 정석인데 거꾸로 운영하는 겁니다.

카테고리 분류도 난감해집니다. 샌드박스라는 MCN브랜드가 편의점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열었어요. 의류보다는 굿즈 중심 MD가 구성됩니다. 이건 영패션, 영캐주얼, 영미니멀처럼 기존 업계에서 쓰는 상품분류가 애매하거든요. 임원보고 때 설득하기 난감한 거죠.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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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라벨 아카이브 팝업스토어 현장_출처 : 더현대 영패션팀

지하철 연결통로와 이어지는 지하2층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 공간이 있다. 거기서 팝업스토어 오픈 브랜드가 누릴 효과가 있고, 백화점도 그런 공간에서 가져갈 수 있는 이득이 분명 있을 거라며 적극 설득했습니다. 임원분들도 바이어들의 의사결정권 강화에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기존 입점 브랜드와 새로 섭외하려는 브랜드의 차이를 설명하고, 왜 이런 브랜드가 젊은 세대로부터 흥행이 잘나오는지. 더현대서울에 구성할 매장은 기존 매장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지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비전을 공유했죠.

조직문화를 새롭게 다지는 시간을 거쳐 2021년 3월, 더현대서울 개장을 맞이했습니다. 30여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여러가지 인사이트를 얻었는데요. 이어지는 내용은 영패션팀이 뽑은 인상적인 팝업스토어 다섯 곳입니다.

2021.03.01

더현대서울 개장
아이코닉 팝업존 운영시작

라벨 아카이브

아이코닉 팝업 최초
백화점 팝업 매뉴얼 탈피,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공간구현

샌드박스

더현대 최초의 미디어 콘텐츠 브랜드
오프라인 기획 팝업​

인사일런스​

Young Man MD 파트,
팝업스토어 최고 매출 달성
(*매출 약 5억 원, 펀칭건수 2.7천)

트리밍버드

East 팝업 조닝 최고 매출 달성

잔망루피

역대 아이코닉 팝업 최대매출, 최대 집객
(*매출 약 6억 원, 펀칭건수 1.6만)

더현대서울 개장
아이코닉 팝업존
운영시작

아이코닉 팝업존 최초
백화점 팝업 매뉴얼 탈피,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공간 구현

더현대 최초의
미디어 콘텐츠 브랜드
오프라인 기획 팝업

Young Man MD 파트, 팝업스토어
최고 매출 달성
(*매출 약 5억 원,
펀칭건수 2.7천)

East 팝업 조닝
최고 매출 달성

역대 아이코닉 팝업
최대매출, 최대 집객
(*매출 약 6억 원,
펀칭건수 1.6만)

백화점 특유의 공간감을 활용한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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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초기 더현대서울 지하2층 아이코닉 팝업존_출처 : 더현대서울 공식 홈페이지​

더현대서울 팝업 흥행브랜드의 공통점은 탄탄한 기본기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아야 하죠. 여기에 ‘팬덤’ ‘최초’ ‘투자’ ‘준비기간’ ‘뚜렷한 철학’ 정도 가미되면 억대 규모의 매출과 수천명의 실제구입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려면 최소 1~2개월이 필요합니다. 바이어들은 파트너 브랜드에게 인테리어 회사를 소개해주거나, 운영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언을 해줍니다. 오프라인 스토어에서만 나타나는 매출발생 패턴이나 우려사항을 전하는 거죠.

파트너 브랜드와 무엇을 어떻게 팔지 결정하면, ‘공간연출’에 가장 큰 힘을 쏟아요. 이제 백화점이 팝업스토어에서 신경써야 할 건 공간연출입니다. 모든 게 물리적 공간과 얽혀있습니다. 팝업스토어의 라이벌이 온라인 플랫폼이라면, 백화점은 백화점만 잘하는 걸 해야죠.

백화점이 온라인 대비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게 ‘경험’이라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소비 경험과 정보 기반 브랜드 경험은 이제 반박의 여지도 없이 온라인이 우위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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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스 복각의류를 선보이는 LVC 팝업스토어_출처 : 바이브랜드

저는 골프를 좋아하는데 장비병이 있습니다. 새 클럽, 새 아이언을 알고 싶고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해보고 싶어요. 결국 대부분 온라인에 의존해요.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문가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들, 이제는 인터넷 게시물과 댓글을 읽는 게 브랜드 경험에 있어 훨씬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하지만 백화점은 공간 그 자체를 무기로 쓸 수 있습니다. 유동인구가 빚어낸 떠들썩한 분위기, 대형 건축설계가 선사하는 공간감, 매장조화가 빚어내는 층별 분위기. 온라인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특유의 개성입니다.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공간특성을 활용한 연출이 가능합니다. 브랜드의 DNA나 카리스마를 백화점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지기 적합한 환경이죠.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쇼룸의 기능이 강화된 셈입니다. 매장에 안왔을 수도 있을 손님들을 끌어들이고, 기존 브랜드 팬덤의 극대화도 얻고 있는 상황이라 봅니다.

팝업스토어는 상품과 공간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전달하죠.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임팩트를 전해야 하고, 공격적인 비주얼 부문 투자가 효과적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큐레이션, 팬덤을 향한 컬래버레이션 아이템, 익스클루시브 굿즈도 고객이 선호하는 흥행요소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팝업스토어의 본질은 ‘변화’를 중계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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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lg 팝업스토어_출처 : 더현대 영패션팀

팝업스토어 프로세스 자체는 기존방식과 동일합니다. ‘파트너 브랜드 발굴 – 상품&공간 기획 – 공간설치 – 운영 – 마무리’ 인데요. 품이 많이드는 노동집약적 업무인 건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와 영패션팀이 많이 노력하는 게 있다면 유치 과정의 간소화입니다. 예전에는 백화점에 브랜드 유치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했었어요. 특히 보고자료 제출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했는데, 성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면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어요.

바이어 권한을 높여 능동적으로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며 해소해나가는 것 같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원 바이어 시스템인데요. 영패션팀의 경우 10명의 바이어가 순차적으로 연간 팝업스토어 운영계획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동료가 기획한 팝업스토어가 흥행하면 다들 자극을 받습니다.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된다고 해야할까요. 더 좋은 브랜드를 선보이려 힘쓰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국내 최초, 백화점 최초, 브랜드 최초를 추구하는 방향성도 이런 선한 경쟁구도 안에서 가다듬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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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망루피 팝업스토어_출처 : 더현대 영패션팀

결국 팝업스토어의 본질은 ‘변화’입니다. 상설매장과 달리 새로운 형식을 주저않고 추진할 수 있습니다. 낯설다거나 신선하다는 감정을 비주얼 오브제나 상품으로 보여줍니다. 손님이 잘 모르는 장르도 파격적으로 선보여요. 파트너 브랜드와 호흡을 맞추며 운영이 유연해지면, 백화점 공간은 ‘변화’라는 물리적 경험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중계할 수 있습니다.

백화점 쇼핑은 더 이상 지역상권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점점 광역화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DNA를 가진 브랜드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 것으로 만드려고 해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의 흥행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징조 아닐까요? 백화점 팝업스토어가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낮추면, “백화점은 꼰대야!”라는 편견을 깰 수 있습니다. 성수동이나 한남동으로 모이고 있는 영패션 브랜드와 그런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시 백화점으로 끌어오는 것이 저희 팀의 목표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걸 이식하면 공감에 그치는데, 유행을 먼저 읽고 흐름을 만들어 내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가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팝업스토어가 됐으면 합니다.

김정년

김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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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4.25 승인완료

구매내역

브랜드 DNA를 감도높게 선보이는 공간구성
국내-백화점-오프라인 최초를 목표로 브랜드 유치
‘기본기가 탄탄한’ 라이징 브랜드와 적극적인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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