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아티스트 IP 플랫폼 ‘원더월’은 2019년 국내 최초로 셀럽들의 노하우가 담긴 온라인 클래스를 선보였습니다. 황정민, 하정우, 자이언티, 송민호 등 여러 셀럽과 함께 했죠. 최근에는 클래스를 넘어 굿즈, 패션 PB, 공연 등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방면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황정민이 연기 수업을 하고, 자이언티가 작곡 비결을 알려준다?
원더월의 아트클래스가 이뤄낸 일들입니다. 약 200명의 국내외 아티스트가 원더월에서 멘토로 활약하죠. 2019년 론칭한 이 플랫폼은 1년이 채 안 돼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2022년 3월 기준 누적 회원 수만 17만 명에 달합니다.
이한솔 원더월 CSO가 들려준 사업 모델은 흥미로웠습니다. 클래스 외에도 아티스트 IP 기반의 굿즈 및 공연 기획, 브랜딩 전략의 일환인 PB 운영 등 여러 사업을 펼친다는 겁니다. 그에게 지난 3년간 원더월의 성장 스토리를 들었습니다.
셀럽과 비즈니스 사이 접점
이한솔 원더월 CSO_출처: 원더월
‘종합 아티스트 IP 플랫폼’은 원더월의 청사진입니다. 쉽게 말해 아티스트의 지식과 이미지를 사업화하는 것이 이곳의 목표였습니다.
첫 단추는 아트클래스. 뮤직, 필름(연기)·포토, 크리에이터(미술/요리/수공예) 등 3가지 카테고리로 영상이 나뉩니다. 하정우, 황정민, 기리보이, 악동뮤지션 찬혁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죠. 한 클래스당 10~19만 원 대로 카테고리의 모든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구독권은 연 25만 원 대입니다. 셀럽들의 노하우 덕분일까요? 평균 완강률이 70% 후반에서 80% 초반에 달합니다.
황정민 아트클래스 촬영 현장_출처: 원더월
아티스트 IP와 비즈니스의 접점을 찾던 중 ‘교육 콘텐츠’에 주목한 것이 아트 클래스의 계기가 됐습니다. 2019년 당시 대부분의 유료 콘텐츠가 강의이며 예술 교육 시장에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교육이란 명분이 섭외 과정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셀럽들에게는 금전적 보상보단 같은 분야 지망생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니깐요. 차별화 포인트이자 아티스트를 설득할 명분. 아트클래스를 전개하기에 충분한 이유였습니다.
8개월 끝에 하정우를 섭외한 비결
하정우 아트클래스 촬영 현장_출처: 원더월
“지름길이나 필살기 같은 건 없었어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을 때 유명 아티스트를 섭외한 비결을 묻자 돌아온 답입니다. 하정우는 8개월, 자이언티는 1년 등 오랜 기간 공들이는 동시에 명분에 호소한 것이 전략이었습니다.
예술 과목은 국·영·수처럼 대중화되지 않은 탓에 가수, 배우, 프로듀서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아티스트들은 원더월의 홈페이지가 없던 시절에도 클래스 기획에 동참했죠.
기리보이 아트클래스 스틸컷_출처: 원더월
멘토들이 만족할 만한 영상미를 구현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2019년만 해도 교육 콘텐츠에서 기대하기 힘들었던 4K 화질을 고수하기 위해 영화 촬영장비를 활용했습니다. 레퍼런스 영상을 보고 참여를 결심한 이들도 많았다고 하네요.
사명감을 갖고 만든 고퀄리티 영상은 아티스트가 자발적으로 홍보하고 싶은 콘텐츠가 됐습니다. 기리보이 등 셀럽들이 SNS에 올린 클래스 티저 영상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해냈죠. 원더월이 대중에게 알려진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2019
원더월 론칭
아트클래스 오픈
2020
시리즈A 40억 원 투자 유치
2020
원더월 에디션(PB) 출시
2021
시리즈B 100억 원 투자 유치
아트랩 패키지 출시
2022
원더월 에디션 매장 오픈
공연 콘텐츠 원더월 스테이지 출시
원더월 론칭
아트클래스 오픈
시리즈A 40억 원 투자 유치
원더월 에디션(PB) 출시
시리즈B 100억 원 투자 유치
아트랩 패키지 출시
원더월 에디션 매장 오픈
공연 콘텐츠 원더월 스테이지 출시
연기 수업을 ‘비대면’으로 해도 될까?
강윤성 감독 아트클래스 촬영 현장_출처: 원더월
원더월은 3단계에 걸쳐 클래스를 기획합니다. 데스크 서치가 첫 번째. 이전 클래스의 챕터별 데이터를 참고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세부 카테고리를 분석합니다. 이를테면 포토 카테고리 안에서도 완강률이 높은 DSLR의 보정 챕터에 맞춰 클래스를 기획하는 거죠.
해당 분야의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전문성, SNS 팔로워, 클래스 진행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아티스트가 제안을 수락하면 PD팀이 나섭니다. 각 인물에 특화된 1차 기획안을 구성하는데요. 가령 대본 해석력이 뛰어난 배우에게는 대본 분석과 관련된 강의안을 제안합니다. 이후 아티스트와의 3~4차례 미팅을 통해 커리큘럼을 구체화하죠. 직접 기획안을 짜오는 셀럽들도 있었다고 하네요.
황정민 아트클래스 촬영 현장_출처: 원더월
기획 과정을 듣다 보니 온라인 클래스가 대면 중심의 예술 교육에 적합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주로 디지털화된 예술 분야를 다루는 것이 원더월의 해결책이었습니다.
가상 악기 프로그램을 쓰는 작곡, 아이패드를 활용한 드로잉 등 화면만 보고도 노하우를 습득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디지털 기반의 예술을 공략한 겁니다.
연기, 요리, 수공예 등 아날로그형 예술을 다룰 땐 스킬적인 부분 외에 아티스트의 직업관, 철학 등 개인적인 메시지도 많이 담습니다. 수강생이 듣고 싶은 내용이 무엇일지 사전에 구체적으로 기획하죠. 비대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입니다.
유병재, 현대백화점과 협업한 이유
원더월 유병재 키트(문구 세트)_출처: 원더월
아트클래스란 첫 단추를 꿴 원더월은 사업의 외연을 넓힙니다.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된 ‘아트랩 패키지’가 대표적입니다. 원더월이 교육 영상, 다큐멘터리, 브랜드 필름 등을 제작한 후 각 콘텐츠에 등장한 아티스트와 콜라보 굿즈를 기획하는 방식입니다.
콘텐츠의 메시지를 상품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방송인 유병재와 기획한 문구 세트가 한 예입니다. 그가 코미디 기획 클래스에서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에 착안해 노트와 펜 등을 제작했죠.
이한솔 CSO가 보여준 유병재 노트는 키치한 마스코트가 돋보였습니다. 클래스를 듣고 메모 습관을 들이기로 결심한 팬들이라면 구매하겠다 싶었죠.
원더월 에디션 현대 백화점 판교점 매장_출처: 원더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도 원더월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패션 PB ‘원더월 에디션’의 매장이죠. 자사 로고와 ‘Art Changes Life’란 슬로건을 새겨 넣은 후드, 반팔 티 등을 판매합니다. 클래스에 참여한 셀럽들이 착용하자 제품을 찾는 MZ세대도 많아졌는데요. 현대백화점에서 입점 제안을 받을 정도로 브랜드가 확산됐죠. 2021년 원더월 에디션의 매출액은 2020년 대비 860% 이상 증가했습니다.
원더월 에디션은 브랜딩 목적으로 론칭한 사업입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을 경우 외주사처럼 보일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하고자 PB를 운영하는 겁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아티스트에 주목할 뿐 원더월은 잘 안 보일 거예요. 서비스를 전개해도 브랜드 가치가 멈춰있는 거죠. 단순히 기리보이 클래스가 아닌 기리보이가 원더월에서 만든 클래스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원더월의 경쟁력이란
원더월 서비스 소개 공식 이미지_출처: 원더월
여러 사업을 통해 쌓은 데이터 간 시너지는 원더월의 경쟁력입니다. 클래스에 참여한 셀럽이 굿즈와 공연도 기획하면 이를 소비하는 팬층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집계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 프로젝트를 기획할 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클래스, 굿즈 제작, 공연 기획 등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 없는 만큼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릳츠 커피 김병기 대표 아트클래스 촬영 현장_출처: 원더월
원더월은 앞으로도 아트클래스 사업을 키워갈 계획입니다. 해외 셀럽들과도 꾸준히 협업할 예정이죠. 브랜드 쇼룸, 공연 등 아티스트 IP를 공유하기 위한 오프라인 접점도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클래스 사업을 하다가 왜 갑자기 커머스를 할까?’ 원더월의 행보를 보며 들었던 생각입니다. 종합 아티스트 IP 플랫폼이란 브랜드의 청사진을 듣고 나서 의문이 풀렸죠. 셀럽과 시작한 원더월이 플랫폼계의 셀럽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이한규
info@buybran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