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바이자 그로서리?

광장시장에 365일장 이 문을 연 이유

365일장 매장_출처: 바이브랜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장시장은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상설시장입니다. 빈대떡, 마약김밥, 육회 등 다양한 먹거리의 명소로도 알려져 있죠.

그런데 최근 광장시장에서 먹거리만큼이나 유명해진 공간이 있습니다. 시장에 있을 것 같지 않은 힙한 초록색 네온사인을 뽐내는 이곳의 명칭은 ‘365일장’입니다. 2021년 10월에 문을 연 365일장은 시장의 매력을 제대로 알리자는 가치 아래 탄생했습니다. 시장의 음식을 재해석한 메뉴와 이색 식료품, 자체 기획한 굿즈 등 약 200가지 제품을 판매하죠. 힙한 공간으로 입소문이 난 365일장은 2021년 기준 약 200명의 일평균 방문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365일장을 만든 주인공은 광장시장의 전통 맛집인 ‘박가네 빈대떡’의 추상미 대표입니다. 광장시장이 먹거리 골목으로만 알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추 대표가 시장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만든 공간이죠.

시장을 위한 빈대떡집 사장님의 도전

추 대표는 10년 전 부모님으로부터 박가네 빈대떡의 경영권을 물려받았습니다. 광장시장에서 나물 등 각종 식재료를 판매하던 할머니에 이어, 빈대떡 장사에 도전한 부모님이 일궈낸 매장이었죠. 추 대표는 사업가로서 뛰어난 면모를 보였습니다.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매장 메뉴를 가정간편식으로 제작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등 박가네 빈대떡을 브랜드화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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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장 매장 입구_출처: 바이브랜드

광장시장 유명 맛집의 명맥을 이어가던 그는 한 가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식자재, 질 좋은 원단 등 광장시장의 다양한 매력이 먹거리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었죠. 광장시장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였기에, 이러한 상황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을겁니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추 대표는 시장의 매력을 알리는 방안으로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골목에 카페를 열고 과일상점을 운영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습니다.

여러 번의 도전 끝에 그는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합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기보단, 광장시장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요. 이후 추 대표는 시장의 한 건물을 매입했고 브랜딩 및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1년여간 협업했습니다. 365일장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었죠.

맥주까지 만드는 세심한 큐레이션

365일장은 총 4층 규모의 건물입니다. R&D 센터와 오피스 공간인 2, 3층을 제외하면 1층 그로서란트와 4층 와인바가 핵심 공간입니다. 그로서란트는 식료품점과 레스토랑이 합쳐진 하이브리드형 매장입니다. 마트에서처럼 식료품을 구매하고, 매장에서 조리한 음식을 맛볼 수도 있죠. 365일장의 그로서란트 층에서는 세심하게 큐레이션된 식료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주력 상품은 와인, 맥주 등의 주류인데요. 매장에 들어서면 한 쪽 벽면에 마련된 와인 코너가 눈에 띕니다. 베스트 상품, 레드, 화이트 순서로 시장에서 보기 드문 와인들이 진열돼 있죠. 그중에는 365일장이 의미를 부여해 큐레이션한 제품도 있습니다. 예컨대 PLANTATION 1905 와인은 광장시장의 오픈 시기인 1905년 프랑스 랑그독 루시옹 지역에서 처음 재배되기 시작한 23종의 포도를 압착하여 만든 와인입니다.

365일장 와인 코너 및 광장시장 1905 맥주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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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장 매장 내 와인 코너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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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1905 맥주_출처: 바이브랜드

365일장이 직접 기획한 맥주도 있습니다. 국내 브루어리인 미스터리 브루잉과 협업해 만든 이 맥주의 이름은 ‘광장시장 1905’입니다. 시장의 음식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기획된 제품으로 깔끔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입니다. 서울, 제주 등 지역성을 강조하는 수제맥주 시장에서 전통시장이 맥주 브랜드가 된 것은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인데요. 광장시장 1905 맥주를 기획한 추 대표는 익숙한 광장시장의 이미지를 새롭게 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맥주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디테일한 설명

제품이 상세히 안내된 365일장의 진열 방식은 큐레이션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일례로 전통주 코너에는 제품마다 도수, 가격 등 기본적인 정보 외에도 탄생 스토리, 보관 Tip, 어울리는 메뉴 등이 적힌 안내판이 부착돼 있습니다. 전통주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도 안내판을 보며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죠. 버터 코너에는 365일장의 팀원들이 직접 개발한 꿀조합 레시피가 적혀있습니다. 스페인 전통 햄 초리조(chorizo)와 올리브로 만든 버터 등 이색 식료품의 가격표에는 간단한 제품 소개가 적혀있습니다.

전통주 코너, 굿즈 코너, 365키친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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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장 전통주 코너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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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장 굿즈 코너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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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키친_출처: 바이브랜드

식료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층에서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용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의 볼펜, 노트 등 문구류를 비롯해 서점에서나 볼 법한 매거진까지 진열돼 있죠. 매장 일부에 365일장 굿즈 전용 코너도 만날 수 있는데요. 365일장만의 톤앤매너가 반영된 티셔츠와 모자, 와인잔 세트, 일회용 카메라 등 총 13가지의 굿즈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작은 레스토랑인 365일 키친은 그로서란트 층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입니다. 시장의 음식을 재해석한 메뉴들을 판매하는데요. 광장시장의 매운 꼬리찜을 차용한 꼬리 족발, 순대볶음에 태국식 팟타이 소스를 입힌 팟타이 순대, 돼지 머리 고기에 쌈장마요 소스를 곁들인 365식 샌드위치 등이 대표적입니다. 팟타이 순대 등 일부 메뉴를 밀키트로 제작해 판매하기도 하죠.

광장시장에 숨겨진 와인바

4층으로 올라가면 비밀스러운 공간인 와인바가 있습니다. 매장명은 ‘히든 아워’. 2개의 건물이 붙어있는 독특한 구조 덕에 생긴 숨겨진 공간이자 와인을 마시며 상대방과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블랙 컬러가 입혀진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인테리어로 광장시장 내에서 가장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시장 주변 풍경이 보이는 야외 좌석부터 반층 아래 숨겨진 프라이빗 룸까지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와인바 키친에서 만든 메뉴들과 다양한 와인도 히든아워의 매력을 높이죠.

365일장 히든아워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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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장 히든아워_출처: 바이브랜드

365일장이 추구하는 가치는 상생과 위로라고 합니다. 시장에 새로운 콘텐츠를 더해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을 유도함으로써 시장과 상생하고 상인들을 위로하는 것이 이 매장의 목표입니다. 광장시장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365일장의 도전을 앞으로도 응원합니다.

이한규

이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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