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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의 마지막 불꽃, 아테온 R-Line 4모션

출처 : Volkswagen Newsroom

올해 초 출시된 신형 아테온은 부분 변경을 거친 모델이지만 체감되는 변화는 큽니다. 지난 7월 R-Line이 라인업에 추가됐기 때문이죠. 현대자동차의 'N'처럼 'R'은 폭스바겐의 고성능을 상징합니다. 다만 브랜드에서 가장 강력한 글자 뒤에 붙은 'Line'으로 인해 성능보단 외형적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폭스바겐의 우성인자

유려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 지난 2017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한 모델로 브랜드의 쿠페형 세단으로 활약했던 CC의 후계자입니다. 앞바퀴 굴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비율을 뽐내는 이유죠.

패스트백 스타일의 아테온은 일반적인 세단과 차별화된 비율뿐만 아니라 곧게 뻗은 선을 통해 도로 위 존재감을 발산하는데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차체 전체를 감싸고도는 캐릭터 라인과 함께 어우러져 낮고 넓은 차체를 강조합니다. 이러한 선 속엔 '그릴 라이팅'도 통합되어 끊김 없는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보닛 위의 선과 범퍼의 디테일을 통해 고요함 속에 잔잔한 반향도 일으킵니다.

간결한 측면에서도 선은 포인트가 됩니다. 윈도를 감싸는 크롬은 유려한 차의 형태를 더욱 도드라지게 합니다. 후면에서도 '로우 앤 와이드'가 이어집니다. 주목할 부분은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더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입체적인 조형미를 통해 자칫 심심할 뒤태에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CC, 아테온 1세대, 아테온 현행 모델_출처 : Volkswagen New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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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_출처 : Volkswagen New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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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1세대_출처 : Volkswagen New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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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 현행 모델_출처 : Volkswagen Newsroom

바깥과 동일한 기조로 다듬어진 실내 또한 디자인적 완성도가 눈에 띕니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는 에어 벤트는 외관과 통일성을 보여주는가 하면 30가지에 이르는 앰비언트 라이트와 함께 고급스러움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그 아래엔 9.2인치 MIB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면은 숫자보다 더 크게 느껴지고 시인성도 좋습니다. 손가락을 대지 않아도 인식하는 제스처 컨트롤과 함께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지원합니다.

송풍구 아래쪽으로 모니터가 위치하지만 계기판과 연동되는 디지털 콕핏으로 불편함은 없습니다. 게다가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있습니다. 가격을 고려하면 컴바이너 타입이라 아쉽기도 하지만요. 3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이 적용되어 2열에서도 온도 조절이 가능한 건 패밀리 카로서도 합격점을 줄 만합니다. 뚝 떨어지는 루프 라인에도 부족하지 않은 헤드룸 공간과 그랜저(480L)보다 넓은 트렁크 용량(575L)도 포함해서요. 맛보기는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으니 본편으로 넘어가 볼까요?

거부하기 힘든 500만 원의 유혹

기본형과 R-Line의 가격 차이는 약 500만 원. 폭스바겐의 모터스포츠 DNA를 품은 'R 스타일링'은 강렬합니다. 앞부터 보자면 범퍼가 다릅니다. 가장 돋보이는 건 라디에이터에 자리 잡은 'R' 배지. 그리고 헤드라이트 아래도 보다 공격적인 모양새입니다. 범퍼 하단은 크롬 대신 블랙 컬러로 마무리되어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요.

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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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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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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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측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보디 컬러와 '깔 맞춤'한 사이드 미러가 있고 그 아래엔 다시 한번 'R' 로고가 나타납니다. 옆에서 봤을 때 일반 모델과 가장 큰 차이는 휠입니다. 20인치 내슈빌이 장착되는데요, 바람개비가 연상되는 스포크와 화이트와 블랙의 투톤 컬러는 스포티한 면모를 자랑합니다.

뒤쪽에서도 시선이 머뭅니다. 검은색 리어 스포일러가 듀얼 쿼드 머플러 팁과 함께 고성능 느낌을 물씬 풍기거든요. 새로운 디자인으로 한층 세련되게 변모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도 잘 어우러지고요. 우측에는 '4MOTION'도 붙여졌습니다. 4모션은 폭스바겐의 사륜구동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국내에 출시되는 R-라인에는 사륜구동이 기본 적용됩니다. 참고로 외관 색상 중 라피즈 블루는 R-라인 전용입니다.

출처 : Volkswagen Newsroom,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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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Volkswagen News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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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실내에서도 차별화는 이어지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시트입니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세미 버킷 시트에다가 'R'이 박혀 있거든요. 일반 모델과 동일한 나파 가죽 소재로 완성되지만 사이드 볼스터엔 카본 무늬가 입혀집니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도 검은색 카본이 더해져 역동성을 강조합니다. 아쉬운 점은 통풍 시트입니다. 일반 모델과 달리 열선 시트만 지원하거든요. 허벅지 지지대가 위안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스티어링 휠과 기어 노브의 모양은 다르지 않습니다. 스티어링 휠 하단엔 R 로고가 더해졌지만 도어에 위치한 하만 카돈 로고가 더 반갑습니다. 3개가 더 많은 스피커 수 그리고 16ch 앰프. 게다가 700W에 이르는 최대 출력까지. 참고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주제가뿐만 아니라 여러 콘텐츠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던 전수경 음악감독은 ‘울림’이 좋다며 ‘수준급 카오디오’로 평한 바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을 뿐 부족하진 않다

직렬 4기통 2.0L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TDI)과 7단 듀얼 클러치(DSG)가 맞물려 아테온 R-Line 4모션은 최고 출력 20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차세대 EA288 evo 엔진 탑재로 기존 출력 대비 10마력 상승한 수치입니다. 추가로 SCR 촉매 변환기도 하나 더 늘어나 질소산화물을 효과적으로 걸러냅니다.

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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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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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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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1750rpm부터 발현되는 최대 토크로 인해 경쾌한 주행이 계속됩니다. 4모션이 더해져 공차중량이 1700kg를 넘지만요. 속도를 조금씩 높여가더라도 안정적인 움직임은 계속되는 건 사륜구동 시스템의 공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급격한 차선 변경과 회전 구간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거동도 같은 이유겠죠. 경쾌함과 안정감 그리고 편안함도 놓치지 않습니다. 20인치 휠 장착에도 승차감이 불편하지 않거든요. 이는 신형 아테온의 서스펜션의 '열일'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아테온 모든 라인업에서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이 추가됐는데요, DCC는 총 15단계로 댐퍼의 감쇠력을 조절해 안락함부터 탄탄함까지 세밀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주행 모드가 컴포트와 노멀이 나눠질 정도죠. 일상적인 주행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크진 않았지만 스포츠 모드로 전환했을 때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에서 오는 차이는 제법 느껴집니다. 주행 모드를 떠나 오랜 시간 합을 맞춰 온 파워 트레인의 조합으로 빠른 변속과 응답성은 준수합니다. 흔들림 없이 몸을 잘 잡아주는 시트는 오른발에 계속 힘을 주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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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Drive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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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_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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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리어 뷰_출처 : 바이브랜드

보다 편안한 주행을 지원하는 여러 편의 사양도 만족스럽습니다. 차선 유지를 포함한 트래블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자동 스티어링 휠 조작을 지원하는 파크 어시스트, 에어리어 뷰 등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무엇보다 에어리어 뷰는 자동차의 전·측·후면과 버드 아이 뷰를 통해 주변을 명확하게 비춰줍니다. 그랜저와 비슷한 크기의 아테온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최고의 기능이 아닐까요.

충만한 시각적 매력, 빈곤한 엔진 라인업

순수 전기차 ID.4에 이어 오는 12월부터 골프 GTI의 판매가 시작됩니다. 2.0 TDI(디젤) 모델 일색이던 라인업에 2.0 TSI(가솔린)이 더해지는 거죠. 높아진 성능과 달라진 외모보다 엔진의 변화에 반가워할 이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 전략 아래 폭스바겐은 2018년 국내 영업을 재개한 이래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세단과 SUV 그리고 해치백, 5인승부터 7인승까지. 전기차까지 등장한 현재, 아테온은 여전히 디젤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테온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죠.

내연기관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이 시점에서 지금의 디젤은 완성형에 가깝다고 한다면 조금 위안이 될까요? 주행거리가 1만km가 채 되지 않은 신차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소음과 진동 대책은 서툴지 않습니다. 숙성된 파워 트레인의 조합도 마찬가지고요. 공인 연비 13.8km/L(복합)을 상회하는 연비 효율은 고유가 시대에 장점이기도 하죠. 9주 연속으로 하락하는 휘발유와 다르게 5주째 상승하는 경유 가격이 잡히기만 한다면요. 이 모든 걸 제외하더라도 아테온을 선택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아름다우니까요.

Volkswagen Arteon R-Line

출처 : Volkswagen Newsroom

'아름답다'의 유력한 어원 중 하나는 '알음답다'라고 합니다. 여기서 '알음'은 '진화'하고도 관계가 깊다고 합니다. '쓰임이 있고 유용하다는 것을 알면 생존에 도움이 됐을 테니. 전동화로 가는 큰 변혁 속에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하지만 아테온은 아름답습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그 쓰임이 여전히 유용하거든요.

이순민

이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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