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빌드업 푸드 브랜드 3

카페 노티드의 인기 캐릭터 ‘슈가베어’를 새긴 카드 플레이트_출처 : 신한카드

소유욕을 건드리는 캐릭터, 추억을 소환시키는 푸드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모두가 아는 대기업이 전부는 아니에요. 일단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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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브랜드와 협업한 기간한정 특별메뉴_출처 : 투썸플레이스

프리미엄 디저트를 무기로 성장한 투썸플레이스. 이곳은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와 달리 수십 개의 디저트 메뉴를 보유, 치열한 푸드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고급 원재료와 선택의 다양성이 전부일까요?

비주얼에도 막대한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톡톡 튀는 캐릭터와 참신한 그래픽을 지닌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죠. 갈수록 눈에 띄는 외관이 F&B의 무한동력이 되는 시대. 내실 있는 푸드 브랜드의 디자인 인사이트를 탐구 해봤습니다.

식사 한 끼 하면 여행 공짜

“브랜드가 보여줄 수 있는 건 결국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 TTT 남준영 CEO/오너셰프

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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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코로나가 세계 여행을 막았지만 세계 음식 여행은 막을 수 없습니다. 용산을 무대로 아시안 레스토랑을 선보이는 브랜드 에이전시 TTT를 만났습니다.

TTT의 뜻은 Time To Travel. 특정시대의 문화를 능동적으로 재해석한 스토리텔링이 산하 브랜드 출발점이라 말합니다. 꺼거(중국 광둥성), 효뜨(베트남 호치민), 남박(하노이풍 쌀국수)까지. TTT의 모든 레스토랑 브랜드가 아시아 여행객의 관점에서 본 로컬 무드를 재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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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최근 일본 골목식당을 재해석한 술집 키보Keebo를 선보였습니다. 평범한 빌라건물 반지하 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골목식당인데요. 선채로 술을 마시는 ‘다치노미立ち飲み’와 ‘카쿠우치角打ち’라는 일본 큐슈지역 선술집을 결합했습니다.

특히 카쿠우치는 후쿠오카현 일대 공장 노동자들이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르는 주점으로, 간단한 술안주와 사케 서너잔을 즐기는 주점입니다. 손님과 직원이 자유롭게 자리를 옮겨다니며 대화를 나누는 개방형 바를 의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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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의 공사인부 입간판_출처 : 바이브랜드​

골목 안 스탠딩-바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키비주얼은 공사장 입간판. 뚱한 표정으로 맥주를 손에 쥔 건설인부그림이 시선을 뺏죠. 이 그림은 패러디작품으로 레퍼런스를 일본현지 입간판 캐릭터에서 따왔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일단 사과하라고 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의 눈이다”라는 글귀와 함께 대유행을 탄 캐릭터죠. 2018년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12.5만 리트윗을 기록한 일종의 트위터-밈이었습니다.

공사장인부의 착장에서 브랜드 키컬러와 조화를 이루는 색배합을 찾아냅니다. 입간판 폰트는 키보의 브랜드 로고에 흡수됐죠. 옆길로 돌아가달라는 공사장 안내문은 맥주 한 잔을 권하는 손님 유치 멘트로 패러디합니다. 현지문화 속에 깃든 친숙한 비주얼에서 브랜드 디자인의 원천을 발견하는 셈이죠.

TTT는 키보의 비주얼이 일본문화에 익숙하다면 쉽게 인식 할 수 있는 대중적인 문화코드였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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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특정 지역의 명소를 본따기도 하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답하는 TTT였습니다. 여행자로서 느낀 행복했던 순간을 레스토랑에 구현하는 것이 브랜드 디자인 철학이라 밝힙니다.

키보의 경우 중고장터와 구제시장 빈티지샵을 누비며 찾아낸 빈티지 포스터, 달력, 그릇, 일본산 숙취해소제 등으로 공간을 보강합니다.

산토리에서 제공받은 하이볼 기계나 일본에서 직수입한 온사케溫-さけ 기기도 막강한 비주얼 요소입니다. 서서 먹는 술집에 온 손님들이 일본여행에 나서면 한두번은 접했을 법한 오브제를 직접 만지며 흥겹게 돌아다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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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TTT는 사람과 사물을 향한 애정이 세련된 비주얼을 만든다고 강조합니다. 새 것처럼 빛나진 않지만 세월 속에서 은은하게 비춰지는 따뜻한 정서를 포착한다면 푸드 브랜드가 올바른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죠.

식문화를 주제로 브랜드 세계관의 확장을 노린다면, 추억과 그리움이 서로 연계되는 디자인 오브제와 TTT식 스토리텔링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국수로 채운 테트리스 블록

“상권분석보다는 가게건물에서 영감을 얻는 게 중요해요.”
- 개항면 한진규 오너셰프

출처 :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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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 개항면

제면소에서 공급받는 밀가루 생면이 차곡차곡 쌓여 브랜드의 얼굴이 됩니다. 식당 유리외벽에 질서정연하게 쌓인 플라스틱 누들 박스가 좁은 골목을 누비는 행인의 이목을 끌죠. 한국식 온면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개항면’에서 찾아낸 비주얼 오브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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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인천을 무대로 활동하는 한진규 셰프. 그는 교집합을 찾기 힘든 물건 사이에서 기묘한 공통점을 찾아내는 브랜드 디렉터입니다. 붉은 벽돌건물을 보면 적갈색 돈가스 소스를 떠올리고, 아이디어가 정교해지면 경양식 돈가스집을 만드는 식이죠.

건물특성과 브랜드 콘셉트가 긴밀히 얽히면 감도 높은 레스토랑 브랜드를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개항면의 경우 아이보리색을 지닌 옛 병원건물 외벽에서 뽀얀 밀가루를 연상한 것이 브랜드 디자인의 출발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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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개항면

‘면(麵)’이라는 핵심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국내외 식문화를 검토하고 식문화를 감각할 매장 내 오브제 아이디어를 나란히 탐구합니다. 특화 레시피 개발과 실전 인테리어 준비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레스토랑 브랜드 개발에 착수하는 방식입니다. 공간 곳곳에 놓인 비주얼 요소를 SNS를 통해 소개하며 잠재고객에게 흥미를 불어넣는 것도 중요한 브랜딩 작업이라고 전합니다.

한 세프는 “공간을 활용한 비주얼만큼은 벤치마킹할 수 없는 걸 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메뉴는 다른 곳에 옮길 수 있어도 공간은 함부로 옮길 수 없다는 뜻이죠. 전성기 월매출 5천만 원. 가맹점 사업문의나 대형백화점의 입점제안을 모두 거절한 이유였다는데요. 오직 한 건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식사와 비주얼. 스몰브랜드가 고객에게 전할 수 있는 가치입니다. 잊히지 않는 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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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이브랜드

옛도심 번화가의 반백년 건물을 주목하세요. 인천 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한 지역상권에서 비주얼이 강한 푸드 브랜드를 손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인지도는 낮지만 감도는 높습니다. 수십년 세월풍파를 새긴 건물을 존중하는 젊은 브랜드 디렉터의 업장에서 디자인 영감을 발견해보세요.

옛날TV(CRT브라운관)에 200만 원을 태워?

“브랜드 정체성의 비주얼은 충분한 레퍼런스 해석과 이해가 먼저입니다. 시간과의 싸움은 그 다음이죠.”
- 씨티보이 삼각지 안순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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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씨티보이 삼각지

레트로 비주얼은 흉내내기 쉽습니다. 비슷한 콘셉트를 차용한 업장이 범람하고 있죠. 씨티보이 삼각지는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동경”을 슬로건으로 내민 요리주점입니다. 레트로 비주얼로 진화하는 스몰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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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씨티보이 삼각지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안순철 대표가 고른 키-비주얼은 비디오 아트.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오마주한 TV브라운관 조형물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만큼 크게 만들 순 없지만 나름 구색을 맞출 정도로 모니터를 넉넉히 쌓을 수 있었는데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골동품천국 황학동 동묘시장에서 안대표가 직접 발품을 팔고 200만 원을 쏟아 완성시켰죠. 영업이 시작되면 TV브라운관 앞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손님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하네요.

술자리를 가지며 국가기록영상이나 옛 M/V를 바라봅니다. 희망찬 시대의 일상을 구경합니다. 어두운 심야포차를 환히 밝히는 TV스크린을 바라보자니 불 꺼진 방에서 엄마아빠를 기다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벽면의 디지털 스크린에서는 안 대표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서울의 오늘이 재생됩니다. 그는 “때때로 과거를 동경하지만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모여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레트로는 흘러간 옛 대중문화를 뜻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레퍼런스로 삼을 디자인이 있고 창작자들은 시대를 대표한 물건으로 정체성을 표현하죠. 납작한 LCD 모니터와 뚱뚱한 CTR모니터의 물리적 공존이 인상적인 감흥을 불러 일으킵니다. 영업이 한창이던 저녁 9시. 비디오 조형물을 구경하며 과거와 현재 속에서 헤엄치는 손님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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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씨티보이 삼각지

씨티보이 삼각지의 두번째 키비주얼 요소는 로고입니다. 도시의 밤을 표현하기 위해 유명만화 ‘시티헌터’에서 디자인 레퍼런스를 따왔고 잉크빛이 감도는 네이비톤 푸른색을 채택해 한글영문 로고로 재현했죠.

안 대표는 “로고 디자인을 통해 맥시멀리즘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합니다. 요리에 쓰는 버너, 벽에 걸린 티셔츠, 바닥에 깔린 휴지통까지. 공간 구석구석 로고가 깔려 있습니다. 화려한 장식과 과장된 형태로 문화가 흥했던 시기가 1980~1990년대 한국이라는 설명입니다. 즉 흘러간 대중문화를 의존하지만 동시에 동경합니다. 그래픽 비주얼의 의도된 과장이 씨티보이 삼각지가 추구하는 비주얼 테마입니다. 레트로 비주얼은 인용의 대상이 뚜렷할수록 선명해지거든요.

김정년

김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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