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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제품을 ‘재활용 용기’로 만드는 아로마티카

그 어느때보다 그린슈머(환경 감수성을 지닌 소비자)의 영향력이 커진 요즘, 그간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혀온 석유회사, 자동차회사까지 친환경 마케팅에 뛰어듭니다.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환경 문제가 불거지기 한참 전인 2004년부터 ‘친환경’을 외쳐왔습니다. 이미 전 제품 용기의 97%를 폐플라스틱과 폐유리를 재활용해 만든 PCR 용기로 전환했습니다. 이제는 일회용품 자체를 줄이기 위해 복합문화공간 ‘제로스테이션’을 열어 리필 매장을 운영합니다. 친환경은 마케팅이 아니라 ‘정체성’이라고 외치는 아로마티카의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결국 환경을 생각한다면 ‘종이냐 비닐이냐’와 같은 소재 선택에 집중해선 안 돼요. 일회용품 자체를 줄여야 하죠.”

말 그대로 모든 기업이 친환경을 표방하는 시대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를 악용해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 환경주의)을 행하는 기업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2021년 4월 모 화장품 브랜드가 제품 겉 소재가 종이라는 점을 들어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상 내부는 플라스틱 용기였다는 게 드러나면서 그린워싱 논란은 더욱 거세졌죠.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친환경은 ‘마케팅’이 아니라 ‘정체성’이라고 강조합니다. 아로마티카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플라스틱, 폐유리를 재활용해 용기를 제작하고, 리필팩 제품 생산에도 힘을 쏟습니다. 아로마티카가 2020년에 절감한 탄소 배출량만 약 66톤(t). 환산하면 약 1만 2533그루의 나무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수치입니다. 진정성에 소비자들이 응답했던 걸까요. 매출도 꾸준히 성장해 2016년 64억 원에서 2020년 187억 원으로 4년 만에 약 3배 늘어났습니다. 김영균 아로마티카 대표는 ‘소비를 진작하면서 환경도 살릴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친환경을 경험하는, 복합문화공간 ‘제로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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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에 위치한 제로스테이션 전경_출처 : 아로마티카

아로마티카는 서울 강남구에 ‘제로스테이션’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열었습니다. 아로마티카의 제품을 살 수 있는 화장품 가게인 동시에 리필 매장, 제로웨이스트 교육까지 겸하는 공간이죠. 입구부터 흔한 화장품 매장들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제로 스테이션에 들어서기 전, 입구 옆에 나란히 놓인 ‘플라스틱 소재별 분리배출장’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는 무색 플라스틱도 PE, PP, PET 등 소재별로 분류합니다. 여기서는 아로마티카의 화장품 용기는 물론 일반적인 플라스틱 쓰레기도 수거해 분리배출합니다. 김 대표는 “겉으론 똑같아보이는 투명한 테이크아웃 컵들도 PS, PETG 등 여러 소재가 섞여 있어 재활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합니다.

2020년 8월 처음 공병 수거를 시작했을 때는 첫 달에 10개의 공병만 모였습니다. 하지만 점차 늘어나 1년 뒤인 올해 7월에는 1872개의 공병 및 페트병을 수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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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소재별 분리 배출장_출처 : 아로마티카

한국의 재활용률은 86.1%(환경부, 2018년)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인데 아로마티카가 직접 분리 수거장을 운영하는 까닭이 무엇일까요.

김 대표는 “아무리 일상에서 소비자들이 분리 배출해도 재활용하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섞인다”며 “화장품 공병은 특히 복합 소재가 많아서 선별장 작업자분들이 재활용 못하는 소재로 인식한다”라고 말합니다. 재활용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선별장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플라스틱 공병을 수거하죠.

아로마티카가 수거한 플라스틱은 바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공장으로 옮겨집니다. 여기서 플레이크로 잘게 분쇄된 후 팰릿으로 제조돼 재활용 용기, 굿즈로 제작됩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실제로 재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순환구조, 이른바 ‘무한 플라스틱 싸이클(무플싸)’입니다.

원료 선별부터 물류까지 친환경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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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용기로 만든 아로마티카의 제품들_출처 :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 안에서도 환경에 대한 진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내부의 작은 카페에선 음료를 주문하면 폐지로 만든 코스터 위에 차를 내어줍니다. 옆에선 제로웨이스트 칫솔, 머리빗, 에코백 등의 굿즈를 판매합니다. 고객들은 다양한 제품을 통해 직접 지속 가능한 삶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카페 건너편 매대에는 PCR 용기로 만든 화장품, 리필팩들로 빼곡히 진열해두었습니다. PCR 용기의 단가는 여타 플라스틱 재질에 비해 20~30% 가량 더 높습니다. 김 대표는 “비용이 부담돼도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는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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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팩_출처 : 아로마티카

아로마티카는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의 선별, 수입, 연구, 제조, 물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OEM을 거치지 않고 자체 공장과 연구소에서 직접 진행합니다. 원료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피며 행여나 동물 실험을 거친 원료가 들어가지는 않을지 파악하면서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환경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하면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아로마티카는 일반적인 화장품 브랜드라면 필수적으로 구비하는 시트 마스크 제품을 단종했습니다. 시트 마스크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를 혼합해 만든 플라스틱인데다가 대개 15분 가량 사용된 후 버려지기 때문입니다. 대신 미세 플라스틱 발생을 줄이는 워시오프 타입의 팩을 출시했습니다.

2004

법인 설립

2011

EWG '안전한 화장품 챔피언' 수상

2016

EWG VERIFIED™인증 획득

2020

국내 뷰티 브랜드 최초 리필 스테이션 오픈
100% PCR 용기 제품 출시

2021

150억원 투자 유치

법인 설립

EWG '안전한 화장품 챔피언' 수상

EWG VERIFIED™인증 획득

국내 뷰티 브랜드 최초 리필 스테이션 오픈
100% PCR 용기 제품 출시

150억원 투자 유치

“사지 말고 ‘다시’ 쓰고 ‘리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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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만큼 제품을 리필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_출처 : 아로마티카

제로스테이션의 핵심 공간은 ‘리필 스테이션’입니다. 아로마티카는 2020년 6월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알맹상점’과 협업해 국내 뷰티 브랜드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나아가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판매 품목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서 직접 리필 스테이션을 열었습니다. 전용 공병을 구매할 필요 없이 고객이 가져오는 모든 공병에 원하는 만큼 리필이 가능합니다. 기존에 개별 벌크통으로 구비돼 있던 리필 시스템도 하나의 리필 스테이션 기계로 리뉴얼했습니다. 김 대표는 “용기 재활용이 잘 이뤄지려면 리필 문화가 활성화돼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리필 스테이션 옆으로 난 문을 통과해 짧은 복도를 지나면 플라스틱 방앗간이 나옵니다. 병뚜껑과 같이 크기가 작아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을 수거해 비누 받침대와 같은 굿즈를 만드는 공간입니다. 플라스틱 순환 구조, 올바른 분리배출법에 대한 설명도 벽면 곳곳에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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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을 둘러보다 보면 ‘여기가 화장품 매장에서 운영되는 공간이 맞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로마티카가 의도한 부분입니다. 친환경이 마케팅 수단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이라는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해서죠.

아로마티카는 이제 해외 판로 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미 해외에는 아베다, 키엘과 같은 친환경 화장품 기업들이 자리를 잡은 상황. 하지만 김 대표는 “일부가 아닌 모든 제품에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라고 설명합니다.

“무언가를 구매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정말 내게 필요한 것인가, 재사용하고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일상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죠.”

조지윤

조지윤

info@buybrand.kr

결제완료

아로마티카에서 구매한 내역입니다

구매장소
승인일시
거래유형

바이브랜드 21.12.22 승인완료

구매내역

전 제품 포장용기를 재활용 플라스틱유〮리로 전환 성공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공장 운영으로 선순환 구조 구축
제로웨이스트 경험 가능한 '제로 스테이션'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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