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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뷰티는 예뻤다

아르마니, 에르메스, 샤넬… 뷰티 시장 문을 두드리는 럭셔리 패션 하우스들은 많습니다.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Valentino) 역시 지난해 6월 ‘발렌티노 뷰티’를 출시합니다. 다른 명품 브랜드가 그러했듯이 발렌티노도 ‘뷰티’에서 빛을 볼 수 있을까요?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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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위치한 발렌티노 뷰티 국내 1호 매장 전경_출처 : 바이브랜드

올해 3월 발렌티노 뷰티가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두 차례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5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공식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국내 백화점 최초 입점입니다.

5월 31일, 발렌티노 뷰티 국내 1호점에 다녀왔습니다. 매장은 데이드림 레드 색상으로 벽면과 바닥 전체가 꾸며져 멀리서도 한 눈에 띄었습니다. 블러셔와 섀도우 등 풍성한 색조 라인과 주력 상품인 립스틱 코너는 보다 신경 쓴 구조였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매장에 상주하며 고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어울리는 색상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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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직원이 직접 손등 테스트를 하며 색상을 설명한다_출처 : 바이브랜드

매장 관계자는 “초기 팝업스토어로 브랜드를 홍보하다 보니 (지금은)2030 세대 고객이 대부분”이라며 “가장 인기 많은 색상은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메종 발렌티노 주소에서 이름을 따온 22A, 22R이다”고 전합니다. 덧붙여 “백화점에도 들어온 지 일주일 째인데 꾸준히 방문이 이어진다”고 새 시작에 들뜬 모습입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색조 화장품도 판매 호조를 보입니다. CJ올리브영은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1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색조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얼어있던 색조 화장품 시장이 녹으면서 순항이 기대되는데요. 발렌티노 뷰티,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 끌 수 있을까요?

패션이 된 립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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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895달러의 립스틱 케이스_출처 : 발렌티노

아르마니(1988년), 톰 포드(2005년), 구찌(2014년) 등 럭셔리 패션하우스들은 일찍이 뷰티로 확장했습니다. 발렌티노는 비교적 늦게 2017 SS 컬렉션에서 화장품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시작이 재미있습니다. 895달러(약 110만 원)인 립스틱 케이스를 구매하면 립스틱을 ‘덤’으로 얹어줬죠. 색상도 단 한 가지 뿐이었고 립스틱만 따로 구매할 수도 없었지만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유튜버 회사원 A가 올린 발렌티노 립스틱 후기 영상은 조회수가 270만 회를 훌쩍 넘었죠. 가능성을 엿본 걸까요?

2018년 발렌티노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과 향수, 뷰티 제품 장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합니다. 대부분 패션 브랜드는 화장품 기업과 손잡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합니다. 직접 운영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물류유〮통 등을 전담하는 것이 복잡해서죠. 버버리는 2013년 뷰티 사업을 직접 운영했지만 결국 2017년 화장품 기업 코티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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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뷰티 대표 제품들_출처 : 카카오

로레알은 글로벌 화장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이미 입생로랑, 아르마니 등의 화장품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습니다. 2018년 색조 화장품 3CE를 보유한 토종 패션화〮장품 회사 ‘난다’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렸습니다. 로레알은 팬데믹으로 화장품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지난해 매출 323억 유로(약 43조 원)를 달성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늘어난 수준입니다.

발렌티노는 2021년 6월 ‘발렌티노 뷰티’를 정식 출시합니다. 립스틱 한 호수만 내놓았던 때와 달리 베이스부터 아이 메이크업까지 제품군을 확대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는 “발렌티노 뷰티는 모든 성별, 나이, 문화를 포괄하는 쿠튀르 메이크업인 휴먼 뷰티”라고 전합니다. 발렌티노 뷰티 모델들도 다양한 인종과 성별, 문화권에 속해 있어서 그의 말을 뒷받침합니다.

뷰티 컬렉션 전용으로 ‘데이드림 레드’를 출시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기존에 발렌티노는 ‘발렌티노 레드’라는 상징색을 써왔습니다. 주황기 한 스푼 섞인 빨간색으로 발렌티노 컬렉션에서 쉽게 볼 수 있었죠. 이번에는 분홍이 한 방울 섞인 빨간색을 내놓았습니다. 제품 색상부터 패키지, 공간 디자인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1959

발렌티노 부티크 개장

1969

기성복으로 사업 확장

2008

발렌티노 가라바니 은퇴

2021

발렌티노 뷰티 출시

2022

발렌티노 뷰티 국내 출시

발렌티노 부티크 개장

기성복으로 사업 확장

발렌티노 가라바니 은퇴

발렌티노 뷰티 출시

발렌티노 뷰티 국내 출시

경계 허문 절대적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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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발렌티노

발렌티노 ‘뷰티’를 말하면서 모기업인 발렌티노를 빼놓을 수 없겠죠. 발렌티노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출발점은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입니다. 발렌티노의 창업자 발렌티노 가라바니는 일찍이 파리로 떠나 에콜 데 보자르(미술학교)와 파리의상조합에서 패션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1959년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와 오트 쿠튀르 전문 발렌티노 부티크를 엽니다.

흔히 쿠튀르는 파리의상조합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그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아닌 국가에서 쿠튀르를 열기도 어렵고 인정받기는 더욱 어렵죠. 가라바니는 1962년 패션 도시 피렌체에서 첫 국제 컬렉션을 치르면서 이탈리아 쿠튀르 선두주자로 이름을 올립니다. 유럽 왕가, 배우들로부터 주문도 이어졌죠. 1968년 그는 ‘화이트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반열로 오릅니다. 발렌티노의 상징인 V자 로고도 이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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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발렌티노

이듬해 발렌티노는 밀라노에 첫 기성복 매장을 열면서 기성복, 남성복으로도 사업을 확장합니다. 1975년 가라바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로서는 최초로 파리 패션 위크에서 기성복 컬렉션을 발표했습니다. 그렇다고 발렌티노의 모태인 쿠튀르에서 손 뗀 건 아닙니다. 꾸준히 배우들의 레드 카펫 드레스, 왕족들의 드레스를 맞춤 제작했습니다. 가라바니는 쿠튀르 산업 기여도를 인정받아 2006년 디자이너 최초로 프랑스 대통령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습니다.

그가 2008년 은퇴한 후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지아 치루이와 피치올리가 발렌티노의 CD로 발탁됩니다. 창업자 공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2010 FW 컬렉션에서 ‘락스터드’를 발표하며 걱정은 사그라듭니다. 피라미드 모양의 금속 징 장식, 락스터드는 발렌티노에 도회적인 이미지를 더하며 브랜드 특유의 패션을 뷰티로 승화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발렌티노를 단독으로 이끌어 가는 피치올리는 계속 도전을 이어갑니다. 발렌티노 뷰티 역시 그 일환이죠. 쿠튀르에서 기성복에 이어 패션에서 뷰티로의 저변 확대에 기대가 모아집니다.

조지윤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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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6.04 승인완료

구매내역

단 한 종류 립스틱으로 엿본 뷰티 시장 가능성
로레알과 손잡고 안정적으로 화장품 사업 진출
2022년 국내 백화점 정식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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