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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즐리의 또 다른 검,
오픈워크

론칭 2년 만에 국내 날면도기 시장에서 점유율 4위를 차지한 와이즐리. 최근 신규 브랜드 ‘오픈워크’를 론칭하며 스킨 케어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스킨은 판매 목록에 없네요?

성큼 다가온 여름. 피부 관리를 미룰 수 없어 온라인 쇼핑에 도전했습니다. 페이지를 보고 있자니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가격대가 적당한 건지 여러 고민들로 아득합니다.

2021년 5월 론칭한 오픈워크는 기자 같은 남성 소비자를 위해 단순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클렌징폼부터 부스터, 로션, 선크림까지 딱 4가지만 바르기를 제안하죠. 각각 4000~5000원대로 가격마저 심플합니다. 투명하게 비춘다는 ‘openwork’ 뜻 그대로 제품의 원가도 낱낱이 밝힙니다.

D2C 모델*을 통해 유통비, 광고비를 대폭 줄여 면도날의 가격 거품을 뺐던 와이즐리의 브랜드답네요. 올해 오픈워크의 매출 성장세는 2021년 대비 약 100배. 와이즐리의 전체 매출액 중 최대 2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 됐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스킨 케어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신생 브랜드가 단기간에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김동욱 와이즐리 CEO를 만나 그 답을 들어봤습니다.

*D2C(Direct to Consumer): 자사 유통 채널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

브랜드가 된 ‘고객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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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즐리 면도기 및 오픈워크 클렌징폼_출처: 와이즐리

애초에 와이즐리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없었습니다. 고객 피드백이 오픈워크를 론칭한 계기가 됐죠. 가성비 면도 용품에 만족한 소비자들이 CS센터를 통해 스킨 케어 제품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왜 비싼 건지 모르겠어요.” 고객들의 불만은 꽤나 구체적이었습니다. 시장을 조사하던 와이즐리도 스킨 케어 제품군의 2가지 문제점을 발견합니다. 첫째, 원가와 판매 가격 사이 괴리가 컸습니다. 마케팅 및 유통비가 생산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과장 광고도 많았습니다.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성분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거나 극소량만 성분이 함유돼 효과를 내기 어려운 제품이 버젓이 판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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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워크 선크림_출처: 와이즐리

와이즐리는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심합니다. 불합리한 생필품 시장을 바꾸겠다는 브랜드 비전이 발동했죠. 반면에 기존 브랜드명을 활용하진 않았습니다. 충분히 인지도가 쌓인 자산을 방치했다니 다소 의문인데요.

오픈워크를 기획하기 전 내부적으로 다양한 사업 확장 케이스를 분석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사업에 기존 로고를 활용한 대부분의 브랜드가 실패했음을 알게 됐죠. 시장에 따라 소비자들이 바라는 기능, 이미지가 다르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 패착 요인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스킨 케어와 면도날 시장에서 원하는 기능과 이미지가 달라요, 와이즐리라는 단일 브랜드로 승부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스킨 케어 시장의 Z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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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워크 개발 과정_출처: 와이즐리

올리브영만 가도 알 수 있듯 스킨 케어 시장은 포화 상태입니다. 그만큼 시장 분석 과정도 쉽지 않았죠. 피부 관리를 중시하는 고관여 남성 소비자들은 여성용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경쟁사의 범위가 무궁무진했습니다.

오픈워크는 가장 자신 있는 ‘가성비’에 집중하기로 결심합니다. 한 가지라도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세분화된 시장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스킨 케어계의 ‘자라(ZARA)’가 되는 것이 오픈워크의 전략입니다. 자라 같은 SPA 브랜드는 트렌드를 선도하기보단 빠르게 반영합니다. 적당한 가격대의 트렌디한 의류로 소비자를 만족시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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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워크 부스터 세럼_출처: 와이즐리

오픈워크도 참신한 제품을 내놓는 이른바 ‘카테고리 리더’를 표방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시장 내 요소들을 빠르게 차용해 가성비 있게 선보입니다.

품질 관리에도 엄격한데요. 마케팅과 유통 부문에서 절감한 비용을 개발 과정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 싼 게 비지떡이란 평가를 받지 않은 이유입니다.

“오픈워크를 론칭할 때는 기획 과정만 22개월이 소요됐어요, 막상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해보니 고객이 만족한 점은 단연 가성비였습니다. 저렴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점이 오픈워크를 구매한 이유였습니다. 저희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바라지 않았죠.”

2018

와이즐리 론칭

2018

시리즈 A 규모 투자 유치

2019

시리즈 B 규모 투자 유치

2021

오픈워크 론칭

2022

2021년 대비 오픈워크 매출액 100배 성장

와이즐리 론칭

시리즈 A 규모 투자 유치

시리즈 B 투자 규모 유치

오픈워크 론칭

2021년 대비 오픈워크 매출액 100배 성장

20년 차 연구원도 학을 뗀 의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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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워크 개발 과정_출처: 와이즐리

ODM(제조업자 설계생산)*보다 수고로운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을 선택한 이유도 제품의 완성도를 갖추기 위함입니다. OEM이란 주문업체의 기획안에 따라 제조업체가 상품을 위탁 생산하는 방식으로 주문업체가 요구 조건만 제시해도 개발이 이뤄지는 ODM보다 복잡한 과정입니다.

*ODM: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ODM을 의뢰하면 제조사들이 기존 제품들을 가져와서 설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타제품들의 문제점을 아는 저희가 바라던 방식은 아니었죠. 성분 효과는 미비하지만 마케팅하기 좋다고 말하는 제조사도 있었습니다.”

오픈워크의 제품 기획은 내부 프로덕트 팀이 담당합니다. 여러 성분을 테스트하고 몇 백 페이지에 달하는 기획안을 작성하는 부서죠. 협력 업체 측 20년 경력의 연구소장도 “이렇게 까다로운 개발 요청서는 처음 본다”며 깐깐함을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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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워크 개발 과정_출처: 와이즐리

고집스러운 기획력에 ‘코스맥스’ 등 국내 주요 OEM 업체들의 역량이 더해져 오픈워크의 4가지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피부 관리를 잘 모르는 남성들을 위해 꼭 써야 할 제품들을 정해준 거죠.

남성들에게 익숙한 ‘스킨’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여성과 달리 메이크업을 지울 일이 적어 스킨이나 토너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써보니 4가지 라인 중 클렌징 폼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세안을 마치고 얼굴을 문지를 때 뽀도독 소리가 나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라 약간의 미끈거림은 낯설더군요. 피부 보호막을 지키는 약산성 클렌징폼의 특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적응 기간이 필요한 부분이네요.

SNS 마케팅이 필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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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워크 클렌징폼_출처: 와이즐리

오픈워크는 마케팅의 기본인 SNS 채널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와이즐리의 공식 계정마저도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지 않죠. 그 이면에는 스타트업의 한정된 인력이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대신 본질적인 활동에 집중합니다.

오픈워크의 마케팅 목표는 ‘고객이 만족해서 재구매하고 추천하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놀라울 정도의 가성비를 중시했는데요.

2022년 3월 모든 제품의 가격을 43% 인하했습니다. 이전까지 가성비 브랜드라고 하기에는 애매했던 가격대를 조정한 거죠. 이후 판매 증가분이 가격 감소 폭을 상쇄함으로써 매출액이 증가했습니다. 재구매율은 할인 전보다 50% 가까이 상승했으며 소비자 한 명을 유입하는 데 드는 비용인 CAC*도 6분의 1로 줄었습니다.

*CAC: Customer Acquisition C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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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워크 무료 체험 키트_출처: 와이즐리

무료 체험 키트를 제공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10일 동안 사용 가능한 4가지 제품과 리뷰를 남길 수 있는 QR 코드가 담긴 패키지였습니다.

스타트업의 신생 브랜드가 비용 부담이 높은 무료 키트를 선보였단 건 그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 번 경험한 고객은 반드시 구매할 거라는 가설을 65%를 웃도는 재구매율이 증명했죠. 무료 샘플 제공 시 업계의 평균 재구매율은 약 20%입니다.

패키지에 과도하게 신경 쓴 점은 아쉬웠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샘플은 찢어서 쓰는 팩 형식인 반면에 오픈워크는 펌프 케이스를 사용했습니다. 당시 패키지 비용을 낮췄다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샘플 키트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김 대표는 회상합니다.

고객부담 비용 ZERO

오픈워크_와이즐리 수정본

오픈워크 플라이휠_출처: 와이즐리_바이브랜드 재가공

대화 중 경쟁사들이 ‘D2C 기반의 저가격’ 전략을 벤치마킹할 수 있겠다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직영 채널을 보유한 스킨 케어 브랜드가 많으니깐요. 오픈워크는 완전한 카피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합니다. 브랜드를 지탱하는 플라이휠이 그 이유였죠. 이는 쉽게 말해 D2C 모델로 고객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D2C 모델을 더욱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고객이 부담하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소비자가 가성비 제품에 만족하면 재구매 및 추천은 물론 여러 제품을 교차 구매할 가능성도 높아지죠. 이로써 오픈워크는 마케팅비와 유통비, 물류비 등을 절감하고 D2C 모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플라이휠의 일부분만 따라해서는 전략을 카피할 수 없다는 것이 오픈워크의 설명입니다. D2C 기반의 저가격은 유통비와 마케팅비가 없어야 합니다. 자사 채널을 활용해 유통비를 빼도 가격을 낮추기란 어렵습니다. 올리브영과 같은 외부 채널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 자사 채널과 외부 채널에서 동일한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광고비의 경우 없앨 수는 있지만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해야 하므로 위험이 따릅니다.

오픈워크는 플라이휠을 기반으로 ‘가성비 스킨 케어 브랜드’란 포지셔닝을 견고히 다질 계획입니다. 피부 관리에 무심한 남성 소비자들이 오픈워크를 찾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한규

이한규

info@buybran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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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장소
승인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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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6.05 승인완료

구매내역

4가지 제품만 제안하는 단순한 솔루션
지갑을 지켜주는 가성비
본질에 집중한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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