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아닌 작품을 팝니다” 아이디어스

2014년 문을 연 아이디어스는 독특한 플랫폼입니다. 배송이 늦어져도 좀처럼 불평하는 고객들을 찾아볼 수 없고, 물건을 판매한 작가들을 기억하고 팬이 되는 고객도 적지 않습니다. 물건을 만들 때 자신의 취향을 넣는 등 다양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이디어스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손으로 만든 정성스러운 작품을 판매하는 ‘핸드메이드 마켓’으로 시작된 아이디어스는 이제 2만5000명의 작가를 갖춘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도예가인 사촌동생이 물건을 판매할 플랫폼이 없어 힘들어하는 걸 보며 아이디어스를 떠올렸고, 2012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커머스 업계 트렌드는 최저가와 빠른 배송이었습니다. 트렌드의 정 반대에 있던 아이템이었지만 김 대표는 아날로그 마켓에도 분명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작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아이디어스가 망할 거라고 장담했고, 초기 2년간 투자 한 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핸드메이드 마켓이 비전이 있다고 믿었던 김 대표는 직접 발로 뛰며 아이디어스에 입점할 작가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김 대표는 60명의 작가와 함께 아이디어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커머스 트렌드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아이디어스는 시작 이후 놀라운 속도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초기 5년간 100배 가량 성장했고, 이제는 핸드메이드 마켓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2022년 1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아이디어스 본사에서 만난 최혜인 브랜드 마케터는 세 가지 키워드로 아이디어스를 설명했습니다. 바로 스토리, 디스커버리, 커넥트입니다. 아이디어스 작가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판매하고, 고객들도 작품에 본인 이야기를 넣기를 바랍니다. 또한 고객들은 아이디어스를 둘러보며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 더 나아가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스는 그런 작품을 판매하는 작가와 고객을 연결합니다.

판매자가 아닌 작가, 제품이 아닌 작품

아이디어스 사바이사바이의 작품

출처_아이디어스 사바이사바이

시작이 이커머스 트렌드와 달랐던 만큼 전략도 다른 곳들과는 차별화됩니다. 심지어 아이디어스는 스스로를 이커머스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내부적으로 ‘상품이 아닌 작품을 판매하는 공간, 판매자가 아닌 작가들이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합니다. 사람과 사람, 작가와 작품을 고객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고 보고 있죠.

아이디어스는 초창기부터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작가’라는 호칭을 부여하고, 고객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작가와 작품이 충분히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2017년부터 ‘핸드메이드 어워드’를 개최하고, 작가들의 성공 사례를 모아 단행본을 출판한 것도 모두 그 일환입니다.

내부적으로도 작가라는 호칭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최 마케터는 “작가님들을 실제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작가라는 호칭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신 분들이 많다”며 “다른 곳에 가면 그냥 판매자고, 서로 얼굴도 모르다 보니 감정이 상할 일이 자주 발생할 수도 있는데 아이디어스에서는 본인을 한 명의 창작자로 대우해주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작가와 작품은 고객들이 아이디어스에 대해 더 애착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고객들은 작품을 둘러보는 마음으로 아이디어스의 피드를 천천히 살펴봅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으면 팬이 돼 꾸준히 작품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아이디어스 디라이징의 작품

출처_아이디어스 디라이징

“사실 저희가 다른 플랫폼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판매자의 이름이나 상점 이름을 기억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아이디어스는 ‘어떤 작가님의 무슨 작품을 샀어요’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곳이에요. 기획전 이벤트를 할 때에도 작품이 아닌 작가님들 중심으로 홍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스 내부에는 작가들에게 후원금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습니다. 만약 상품이 1만9800원이라면 2만원을 내고 200원은 후원금으로 줄 수 있는 셈이죠. 작가들을 향해 후원금을 조금씩 보탠 마음이 모이고 모여 지금까지 10억에서 12억원 정도가 쌓였습니다. 아이디어스는 그만큼 작가들을 향한 ‘찐팬’들이 모인 공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아이디어스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야 플랫폼의 경쟁력도 강화되고, 핸드메이드 시장 자체의 파이도 커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들이 사업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비즈니스 교육을 진행하는 건 물론, 원부자재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도록 작가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건강검진도 지원합니다. 분기별 매출 목표를 달성한 작가들에게는 ‘뇌물’이라는 컨셉으로 명함과 택배 테이프, 파스, 눈 찜질팩 등 작가 활동에 필요한 굿즈를 전달하고 있죠.

스몰브랜드의 브랜딩

아이디어스 조히로비 상점의 작품

출처_아이디어스 조히로비

그만큼 아이디어스는 내부적으로 작가 모집과 브랜딩에 대해서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김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작가들을 모집하곤 했는데요, 이제는 규모가 커진 만큼 직접 작가가 되고 싶다고 찾아오는 분들이 약 70% 정도입니다.

아이디어스에 작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총 3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디어스 MD들이 인스타그램 등에서 작가를 찾아내 직접 입점제안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가가 직접 아이디어스의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기존 작가들이 주변에 괜찮은 작가들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스는 일차적으로 핸드메이드 작품 위주로 작가를 골라냅니다. 다만 손으로 뭔가 만드는 행위인 핸드메이드로서만 작품 기준을 규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수공정으로 제작하는 과정의 정성과 창작자의 독창적인 오리지널리티가 반영된 창작물들을 모두를 작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축수산물, 본인의 오리지널리티를 반영한 디자인 창작물, 레터링 케이크처럼 고객의 1대 1 커스텀을 반영한 제품 모두 아이디어스의 작품이 될 수 있죠.

이후 제품의 시장경쟁력과 가격의 적정성, 트렌드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작가를 선정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브랜드가 탄탄하게 갖춰진 작가들만 모집하는 건 아닙니다.

아이디어스 앱 구동 화면

출처_아이디어스

다른 플랫폼이나 SNS를 통해 자기만의 브랜드를 키워오던 작가도 있지만, 아이디어스와 함께 브랜딩을 이뤄내고 성장하는 작가도 적지 않죠. 아이디어스는 내부적으로 초기 작가들을 위한 재무교육 등의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습니다.

작가들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아이디어스도 내부에서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내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의 팬이 되어야 합니다. 그만큼 작가 브랜딩이 중요하죠. 아이디어스는 매주 1개씩 작가들의 이야기에 집중한 인터뷰를 정리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획전을 열어 한 주 동안 기대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최대한 많은 작가들이 골고루 소개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알고리즘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내부에 작가와 고객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많이 마련해 놓았습니다. 아이디어스는 내부에 작가가 뒷이야기라든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릴 수 있는 자체적인 SNS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고객들은 작가들의 일상을 살펴보며 끈끈함을 느끼고, 작가의 팬이 됩니다. 그렇게 작가의 팬이 된 고객들은 다시 아이디어스를 찾습니다. 꼭 물건을 사기 위해 아이디어스를 찾는 게 아니라, 작가와 소통하러 방문하는 고객도 많죠.

2012

김동환 대표, 백패커 창업

2014

아이디어스 서비스 오픈

2020

아이디어스, 텀블벅 인수

2021

누적거래액 5000억원 돌파

2021

소담상회 오픈

김동환 대표,
백패커 창업

아이디어스
서비스 오픈

아이디어스,
텀블벅 인수

누적거래액
5000억원 돌파

소담상회 오픈

취향을 나누는 플랫폼

아이디어스 아이라이크케이크의 작품

출처_아이디어스 아이라이크케이크

아이디어스는 내부적으로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회사에 출근해 일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여겨지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아이디어스는 작가라는 호칭을 사용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사회적인 지위를 높였고, 큰 자본이 없이도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본인이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마음껏 사업화하고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아이디어스 작가들 중에는 사이드잡으로 시작했다가 아예 전업 작가가 된 분도, 가게를 운영하다가 가게를 없애고 작품 활동에만 집중하는 작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아이디어스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중 상위 1% 작가의 연매출은 약 4억원, 10%는 7700만원에 달합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아이디어스의 고객은 대부분 20대 여성으로 다른 연령대의 고객과 남성 고객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 보고 있죠. 옛날에는 물건을 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비를 했다면, 이제는 나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소비를 하는 그런 시대가 왔다는 설명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스몰 브랜드는 점점 확장되고 있는데 그런 스몰브랜드를 모아서 보여주는 플랫폼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작가와 메시지 사례

출처: 아이디어스

앞으로 아이디어스는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에서 핸드메이드 마켓은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보고 있고, 한국의 특수한 공예문화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처음 진출 지역으로 점찍은 곳은 바로 동남아시아쪽입니다. 아이디어스는 현재 다양한 툴을 테스트하며 해외 반응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 클래스와 오프라인 공간도 활발하게 꾸려갈 계획입니다. 아이디어스는 서울 인사동과 서교동에서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 인사’와 ‘소담상회 with 아이디어스 플레이스 서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고객들이 핸드메이드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서교점의 경우 수제먹거리와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죠.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진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개념으로 만들어진 소담상회는 코로나19 이후 더 커질 것으로 점쳐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디어스는 앞으로도 소통하며 서로의 취향을 나누는 그런 쪽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커넥션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아이디어스가 추구하는 앞날입니다.

서정윤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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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022.01.26 승인완료

구매내역

제품이 아닌 작품을 파는 플랫폼
‘작가’ 호칭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임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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