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노트렌드 로우로우

2011년 창업한 ‘로우로우’는 1년 만에 백팩 하나로 8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이제는 일상 속 여행을 돕는 ‘트립웨어’ 브랜드를 꿈꾸네요.

페이스북 본사에서 완판된 가방, 무인양품이 초청한 브랜드 연사. 모두 로우로우의 수식어입니다. 글로벌 브랜드도 반한 디자인 철학은 바로 본질. 필요한 기능만 담아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선보이죠. 날 것을 뜻하는 로우(Raw)와 열을 뜻하는 로우(row)가 합쳐진 로고도 본질의 반복을 의미합니다.

고집스러운 마이웨이로도 유명합니다. 재래시장에 매장을 여는가 하면 잘나가는 백팩을 놔두고 다른 제품에 눈독 들이죠. 최근에는 도심 속 트립웨어를 외칩니다.

이의현 대표를 만나 독특한 브랜드 로우로우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평 지하에서 에이랜드까지

사진

출처: 로우로우

이 대표는 봉제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답습되는 패션 트렌드를 볼 때마다 트렌드의 중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건축 산업 디자이너와 대화를 나누며 답을 얻었죠.

“산업 디자이너는 모든 디자인에 기능을 담습니다.”

이 대표는 디자인의 개념을 쓰임새와 모양새로 구분합니다. 모양새는 기본, 쓰임새까지 좋은 디자인을 추구하죠. 멋에만 치중된 겉모습을 싫어합니다.

확고한 철학과 자본금 2000만 원을 쥔 채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가로수길 2평 남짓한 공간이 로우로우의 출발지입니다. 사무실이라기보단 지하창고에 가까웠습니다.

로우로우 첫 번째 백팩 R1

로우로우의 첫 백팩 R1_출처: 로우로우

로우로우는 가방 다운 가방을 슬로건 삼아 디테일에 공들였습니다. 예컨대 백팩 안감의 컬러를 흰색으로 칠했습니다. 때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두운색을 쓰는 것이 관행인데 말이죠. 쉽게 짐을 찾으려면 빛이 반사되는 흰색이 적합하다는 것이 로우로우의 아이디어였습니다.

12만 9000원에 출시된 첫 제품은 2주 만에 300개가 완판됩니다. 신생 브랜드치고 비싸지만 입소문을 탄 것이 결정적이었죠. 이후 가로수길에 즐비하던 편집숍들로 유통망을 넓힙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여러 매장에 샘플과 제안서를 보냈습니다. 에이랜드에서는 입점 한 달 만에 전 제품 중 판매량 1위로 등극했습니다.

인지도를 쌓자 백화점과 쇼핑몰로부터 팝업스토어를 열자는 러브콜이 쏟아졌습니다. 창업 5년 만에 연 매출액 80억 원의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죠.

빈대떡 옆에 놓인 백팩

광장시장점

광장시장점_출처: 로우로우

백팩 매장이 시장 한가운데 있다면 어떨까요? 로우로우의 직원들도 여러분과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광장시장점을 열자는 이 대표의 제안에 왜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 되물었죠.

브랜드 철학과 어울린다는 것이 그의 관측이었습니다. 재래시장은 국적을 불문하고 가장 로우(Raw)한 유통망이니깐요.

시장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거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광장시장 상인들은 직물부와 식품부로 나뉩니다. 먹거리가 다양한 식품부에 비해 직물부는 한복, 원단 도매 상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한몫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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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프로젝트 제품들_출처: 로우로우

“창업 후 3년 이상 버티는 것이 중요해요, 광장시장점을 7년 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1년 4월 매장 오픈 6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장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패션으로 승화시켰죠. 대표 메뉴인 김밥, 빈대떡을 차용한 스니커즈 2종과 광장시장의 아치형 천장을 그린 캠페인 로고가 대표적입니다.

로우로우 사무실에서 본 캠페인 포스터도 힙하더군요. 전 제품이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됐다고 합니다.

2011

로우로우 론칭

2015

페이스북에 팝업스토어 오픈
광장시장점 오픈
R SHOE 출시

2016~2018

R EYE 출시
R TRUNK 출시

2021

광장 프로젝트 기획

2021

트립웨어 마고자켓 출시

로우로우 론칭

페이스북에 팝업스토어 오픈
광장시장점 오픈
R SHOE 출시

R EYE 출시
R TRUNK 출시

광장 프로젝트 기획

트립웨어 마고자켓 출시

모험왕의 안경

RSHOE

R SHOE_출처: 로우로우

백팩으로 이름을 알린 로우로우이지만 3년간 신발(R SHOE), 안경(R EYE)을 연이어 출시했습니다. 같은 제품군에서만 종류를 늘리는 것이 더 안전할 텐데 모험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더군요.

가치가 알려지지 않아 평가절하된 곳들에 이끌린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합니다. R SHOE와 R EYE는 각각 부산의 신발 공장, 대구의 기술 장인과 만든 제품입니다. 이들의 기술력과 로우로우의 디자인이 만나면 좋은 제품이 탄생할 거란 믿음이 있었죠.

본질을 메꿔 만족도를 높인다는 철학은 유지됐습니다. 이를테면 R SHOE는 걷는 습관에 최적화된 경량화입니다. 오래 신을수록 깔창의 모양이 발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며 우유 한 팩(200g)보다 가벼워 발의 피로감이 덜합니다.

안경

R EYE_출처: 로우로우

R EYE는 32년 동안 티타늄 안경 공정을 연구한 장인의 손길로 탄생했습니다. 쓴 지 모를 정도로 가볍게 만들겠다는 로우로우의 목표를 이뤄줄 전문가였죠.

기존 마니아들이 관심을 보인 덕에 두 제품은 인지도를 쌓는 데 성공합니다. 전체 매출액 중 이들의 비중은 약 30%입니다.

이 대표의 최애 제품은 무엇일까요? 1초 만에 사무실에 진열된 최초의 백팩으로 손가락이 향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이자 회사를 세워준 상품인 만큼 눈빛도 애틋했습니다.

‘토르’도 쓸만한 캐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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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TRUNK_출처: 로우로우

요즘 로우로우에서 가장 핫한 제품은 ‘R TRUNK’ 캐리어입니다. 2019년 출시된 후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데 이어 전체 매출액 중 30%를 차지하는 인기 제품이 됐습니다.

정교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캐리어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아 보이는데요. 로우로우에게는 그저 바퀴 달린 큰 가방이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제품을 개발할 때 단순하게 접근하는 브랜드 원칙과도 연결됩니다. 파고들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일단 도전하죠.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해가 될 수 있어요, 선발주자의 강점이 명확히 보이면 오히려 진출 의지가 꺾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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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TRUNK_출처: 로우로우

더 편리한 캐리어를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각 부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버렸죠. 가방 걸이로 쓸 수 있도록 손잡이를 폭넓게 제작하고 가죽을 덧대는 방식의 커스텀 재미도 더했습니다. 작은 모니터에 무게가 표시되는 첨단의 기능은 덤입니다.

쇼케이스도 기발했습니다. 시립서울천문대에서 제품을 선보였는데요. 지구에서 달까지 여행할 때 쓸 정도로 튼튼하단 콘셉트에 맞춰 선정한 공간입니다. 자칫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될 수 있는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어필했죠.

동네 한 바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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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로우로우

최근 로우로우는 ‘트립웨어’ 브랜드란 정체성을 수립했습니다. 한 가지 키워드로 제품들을 아우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죠. 초심으로 돌아가 Raw에 주목했습니다. Raw의 검색 결과인 ‘날 생’에 착안해 가장 생기 있는 활동을 고민하던 중 ‘여행’이 떠올랐습니다.

로우로우가 정의한 여행이란 일상의 소소한 순간도 포함합니다. 출퇴근길, 좋아하는 동네를 산책하는 시간까지 여행이 될 수 있죠. 집 밖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로우로우가 그리는 트립웨어입니다.

컨셉츄얼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기존 제품들을 포괄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본질을 갖춘 디자인으로 일상을 윤택하게 만든 활약과도 어울리네요.

화면 캡처 2022-06-22 155327

출처: 로우로우

로우로우는 꾸준히 트립웨어를 론칭할 예정입니다. 최근 여행 시장이 회복함에 따라 팬데믹으로 타격받은 매출액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스튜디오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로우로우만의 철학이 담긴 솔루션이 사업의 기반이 됐죠. 그동안 현대자동차, 삼성전자와 같은 여러 대기업과도 협업하며 성과를 냈습니다. 날 것의 본질적인 디자인을 잘 만드는 회사를 목표로 사명도 ‘RCC(Raw Creative Center)’로 변경했습니다.

디자인을 덜어낼수록 팬덤이 쌓인다. 인터뷰를 마치고 메모장에 적은 감상평입니다. ‘쓰임새 있는 상품’이란 철학이 지금의 로우로우를 만들었죠. 이 고집스러운 디자인이 앞으로도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이한규

이한규

info@buybran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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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6.25 승인완료

구매내역

본질만 담는 디자인 철학
매장 및 제품에 담긴 도전 정신
일상 속 여행을 돕는 트립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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