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가전의 싱그러운 콜라보
출처 : LG 전자
‘대파 대란’ 기억하시나요? 지난 2021년 kg당 4천 890원에 거래되며 평년보다 가격이 5배 이상 오른 적이 있었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대체 식재료가 아닌 파테크(파와 재테크를 합성한 신조어). 이 같은 현상은 가격 상승의 이유로만 빚어진 것은 아닙니다.
'반려'라는 챔피언벨트
팬데믹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실내 농작물 재배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에 1인 가구까지 증가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식물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죠. 반려동물에 비해 키우는 비용도 적게 듭니다. KB금융 경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울 때 월평균 약 11만 원의 고정 지출이 발생하는데요. 물과 햇빛 등 환경 조성이 중요한 식물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새해를 맞아 실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식물을 들이려는 사람이 늘어날 텐데요. 고려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겁니다. 고민하느라 시간만 늦추는 분들께 식물생활가전 틔운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반려 식물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틔운, 식물 재배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게 된 요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자연에 기술을 입히다
“나도 키우고 싶은데 워낙 식물을 잘 죽여서 망설여져.” 기자의 지인들은 식물을 들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들을 위해 LG전자에서 내놓은 식물생활가전 ‘틔운’. 틔운 마케팅 관계자는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키울 때마다 시들게 하는 탓에 다시 들이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 식물과 가까워지도록 돕기 위해 출시했다”고 설명합니다.
씨앗 키트를 장착한 틔운의 내부 선반_출처 : LG 전자
씨앗 키트를 장착한 틔운의 내부 선반_출처 : LG전자
식물 초보자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설계됐는데요. 복잡한 재배 과정의 대부분이 자동화돼 내부 선반에 씨앗 키트를 장착한 뒤 물만 공급하면 틔운이 알아서 키워줍니다. 하루 8번 자동으로 물과 영양제가 공급되며 물 보충이 필요하면 알람이 울리죠. 약 4주 후 (엽채류 기준) 수확하면 끝. 소문대로 알아서 키워줍니다. 어떻게 가능했냐고요? 관건은 자연과 유사한 생장 환경 조성이었습니다.
LG전자는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총망라해 틔운을 혁신 집약체로 만들었습니다. 우선 DIOS 냉장고의 정밀 온도 제어 기능을 활용해 낮과 밤의 온도차를 조성했습니다. 퓨리케어 정수기의 순환 급수 시스템으로 때에 맞는 물 공급도 가능케 했죠. 여닫이로 개폐하는 구조상 통풍과 햇빛 투과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식물은 이파리를 통해 숨쉬기 때문에 바람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여기에는 에어컨 휘센의 공조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자연의 바람과 유사하도록 통풍 환기 시스템을 갖춰 닫혀 있어도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었습니다. 광합성을 위한 햇빛의 부재는 LED로 보완했습니다. 상부의 LED와 빛 반사율을 높인 내부 설계로 광합성 효율을 높인 거죠.
첫 구매 시 동봉되는 씨앗 키트는 식용 채소와 허브류로 구성됐습니다. 이외에 화훼류 구매도 가능해 용도에 따라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키트에 적용되는 토양 개발은 LG에게도 미개척 영역이었는데요. 생장에 필요한 토양과 배지 등을 공부하기 위해 스리랑카와 에스토니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내 건강 책임지는 식물
출처 : LG 전자
틔운(좌측 제품), 틔운 미니(우측 제품)_출처 : LG 전자
무드등 효과가 있는 틔운 미니 : LG 전자
약 6개월 간 틔운을 통해 플렌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본 직장인 S(37세)씨는 “싱크대 옆에 두면 무드 등으로 활용 가능해 인테리어 효과가 크다”며 일반적인 화분 이상의 의미를 강조합니다. 덧붙여 “맞벌이 부부라서 바쁜데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며 재배한 청경채나 루꼴라 등을 스파게티에 사용했을 때는 뿌듯하다”고 합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식물이 자랄수록 수분 보충을 알리는 센서가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 LED 조명 조절 장치가 제품 하단에 자리해 통째로 들고 조작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하네요. 크든 작든 하나의 생명을 자신의 영역에 들이는 건 큰 책임이 필요하군요.
지난 2017년 국내 최초의 식물 재배기인 교원의 ‘웰스팜’이 출시된 바 있습니다. 씨앗이 아닌 채소 모종을 2개월마다 배송해주는 방식이죠. 출시 이후 2년간 판매량이 1만 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현재는 누적 5만 대를 돌파했습니다. SK매직 또한 지난 2020년 식물재배기 연구개발 업체를 인수한 뒤 제품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백억 원에서 1년 새 5백억 원 규모로 증가했으며 올해 규모는 5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시가 주목하는 퍼스널 가든
출처 : 허밍그린
출처 : 허밍그린
병원 접수처와 유사한 구조의 허밍그린 내부_출처 : 허밍그린
전자 제품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력으로 식물을 키워보고 싶은 사람도 존재하지만 고민은 같습니다. 식물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또다시 악순환이 이어지는 거죠. 이 같은 경우 식물 병원이 해답일 수 있습니다. 식물상담소 허밍그린 이강미 대표는 “식물을 죽이게 되는 경우 대개가 본인의 잘못으로 규정하며 식물과 멀어지게 되더라고요. 판매자의 지식 부재와 온라인상 검증되지 않은 지식도 귀책 사유가 될 수 있는데 말이죠.”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줄 전문 기관의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서울시는 오는 2024년 병든 식물을 무료로 진단해주는 시립반려식물병원을 연다고 밝혔는데요. 2026년까지 시내 25개 구에 반려식물클리닉도 세울 계획이라고 하니 검증된 식물 기관을 찾기는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식물 가게에서 일러주는 대로만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도 표했습니다. 겨울이 되면 보관했던 두꺼운 옷을 꺼내 입는 것처럼 식물도 계절과 환경에 따라 물이 마르는 주기가 달라지는데요. 이 대표는 식물을 구매하기 전 키울 집의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집의 방향뿐만 아니라 빛이 들어오는 시간과 일조량 등 식물 생장에 필요한 요소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대표는 식물을 키우려는 입문자를 위해 몇 가지 식물 종을 추천했는데요. 출장과 여행 등으로 외출이 잦은 사람에게는 물을 장시간 보유하는 다육 식물을 제안했습니다. 잎이 작고 가지가 얇은 식물은 물을 오래 머금지 못하니 피하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다 보면 벌레가 유입되기도 하는데요. 사람들이 집에 식물을 들이지 않으려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합니다. 기르기 어렵지 않으면서 벌레가 잘 생기지 않는 식물로는 블루스타 펀 고사리와 후마타 고사리를 추천하네요.
식물 키우기는 이제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2020년 롯데백화점의 홈 가드닝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2021년 상반기에도 전년보다 매출이 70% 오르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죠. 식물을 죽이던 과거는 묻고 다가오는 한 해를 새로운 식물과 시작하는 건 어떠신가요? 각자 목적은 달라도 식물을 찾는 이들의 마음은 같을 겁니다. ‘우리, 오래 가자!’
강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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