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놀이공원, 동성로 스파크

지상에서 관람차 극점까지 높이는 아파트 25층 길이에 달한다_출처 : 스파크

대구가 힙해졌습니다. 새빨간 관람차를 입은 덕분이죠.

대구에 이런 곳이?

19년간 대구에서 살다 서울로 상경한 기자에겐 한 가지 고충이 있습니다. 바로 ‘대구 명소 추천’. 20대가 즐길만한 콘텐츠는 딱히 없었거든요. 대구의 중심지 동성로 역시 골목상권은 붐비지만 외지인이 멀리서 올 만큼의 유인은 적었습니다.

(1) F&B와 패션 브랜드가 입점한 스파크몰 전경 (2) 롤러스케이트장_출처 :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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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와 패션 브랜드가 입점한 스파크몰 전경_출처 :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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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스케이트장_출처 : 스파크

오랜만에 찾은 동성로에서 ‘관람차’를 발견하고 놀란 이유입니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일본 도쿄의 오다이바 대관람차가 떠오르더군요. 홀린 듯이 따라가보니 그 정체는 테마파크형 쇼핑몰 ‘스파크(Spark)’. 수도권에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더해진 복합쇼핑센터(스타필드, 더현대서울)를 다녀봤지만 놀이공원은 이례적입니다. 건물 옥상에 자리한 곳도 없었죠.

1층에 들어서 한 층씩 둘러봤습니다. 쉐이크쉑부터 에이랜드까지 MZ세대에게 인기 많은 F&B와 패션 브랜드가 눈에 띕니다. 여타 쇼핑센터와의 차이는 5층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납니다. 5층과 6층에는 약 7천500㎡ 규모의 스포츠 테마파크가 조성돼 있는데요. 볼링장과 롤러스케이트장과 같은 운동시설부터 짚코스터, 정글짐 등 놀이시설이 가득합니다. VR게임장이나 스크린 야구장 등 VR과 AR을 접목한 콘텐츠도 인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실내 놀이터죠.

(1) 말 그대로 공중에서 타는 듯한 하늘그네 (2) 동성로 전경을 바라보며 유리바닥을 걸을 수 있는 스카이워크_출처 :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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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공중에서 타는 듯한 하늘그네_출처 :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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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 전경을 바라보며 유리바닥을 걸을 수 있는 스카이워크_출처 : 스파크

스파크의 정수는 7층에 자리한 테마파크 ‘스파크랜드’. 관람차와 함께 ‘미니바이킹’, ‘범퍼카’ 등 어트랙션 10여 종이 들어서 있습니다. 9층 높이서 즐기는 ‘하늘그네’는 놀이기구 마니아인 기자의 원픽! 유리바닥 아래로 동성로 거리가 펼쳐지는 ‘스카이워크’도 인상적입니다. 곳곳이 포토스팟이며 산책로도 있어 가족, 연인, 친구 모두가 즐길만하더라고요. 7층부터 계단으로 연결된 8층, 9층까지 즐길거리로 꽉 채워져 있습니다.

이쯤 되니 궁금해집니다. 쇼핑센터 옥상에 놀이동산을 세우겠다는 발상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요?

왜 관람차일까

스파크를 운영하는 ㈜도원투자개발의 이동경 대표는 대구에 랜드마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건축학 전공자이자 대구 기업인으로서 야심이었죠. 그는 지역을 대표했던 동아백화점과 대구백화점이 점차 사라지는 것에 주목합니다. 소유가 아닌 경험에 가치를 두는 시대인 만큼 상업용 건물도 체험을 입혀야 한다고 판단했죠. 유명 브랜드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놀거리와 볼거리는 필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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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 9층에 위치한 로즈터널. 건물 내 조성된 산책로이다_출처 : 스파크

치밀한 사전조사가 앞서야 했죠. 지난 2014년 옛 공평주차장 터를 매입한 후 5년 간 머리를 싸맸습니다. 이 대표는 두바이, 홍콩, 뉴욕 등 주요 도시를 대표하는 쇼핑센터와 랜드마크를 찾았습니다. 영감의 핵심이 된 곳은 ‘파리 퐁피두센터’. 건물 외부 동서남북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수십 개씩 설치되어 사람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죠. 단지 관통하기 위해서 건물을 들르는 이도 많았습니다. 스파크 설계 초부터 동성로와 자연스러운 연결을 구상했기에 ‘이거다’ 싶었죠.

건물 외관을 통유리로 조성하고 에스컬레이터도 거리에 노출시켜 누구나 쉽게 들어오게 했습니다. 걷다가 자연스레 건물에 입장하는 것이죠. 거리(Street)와 공원(Park)의 합성어인 스파크(Spark)로 이름을 지은 까닭입니다.

(1) 1893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 대관람차_출처 : 위키피디아​ (2) 출처 :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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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공개된 세계 최초 대관람차_출처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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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파크

발길뿐만 아니라 시선을 붙잡을 랜드마크도 필요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관람차’를 떠올렸죠. 그는 “1893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최초의 대관람차가 만들어진 후 런던, 오사카, 바르셀로나 등 세계 도시의 상징물로 자리잡았다”며 “도시의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전합니다. 개장 이후 가장 인기 있는 섹션도 관람차입니다. 천장을 제외한 양옆과 바닥이 유리로 된 관람차 내부에서 구경하는 대구 도심의 야경은 일품이죠.

다만 각종 어트랙션으로 꽉찬 건물이 불안정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 “법적 기준보다 안전체를 두 배로 보강하고 진도 7.5이상의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게 설계했다”면서 “특히 7층부터는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골 구조로 일체화했다”고 밝힙니다. 덧붙여 “설령 관람차가 넘어져도 건물 안으로 붕괴되는 구조”라며 안전을 자부합니다.

오락 입힌 상업용 건물

오랜 준비 끝에 2020년 1월 스파크가 문을 엽니다. 지하 2층부터 지상 9층까지 시설로 연면적 2만 2829㎡(약 6900평)에 이르죠. 입장은 무료. 어트랙션 이용 티켓은 5000원(1회)부터 22000원(자유이용권) 선입니다.

동성로 골목 어디서도 한눈에 보이는 관람차를 필두로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까 하는 기대도 잠시. 개장 직후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발발합니다. 오프라인이 전방위 타격을 입은 가운데 스파크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초기 2개월은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였죠. 애초 계획한 그랜드 오픈이 아니라 브랜드별로 오픈 일정을 정해 단계별로 문을 열었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모여 유료 티켓 판매 수는 누적 214만 개(2022년 9월 기준)를 기록합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안타까워하지만 엔데믹에 발맞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각오를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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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파크

지역사회를 위한 노력도 돋보입니다. 지역아동센터지원단과 연계해 대구 소재 지역아동센터 202개 소의 아동들에게 프로그램 무료 체험을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대구 시민의 부담 없는 놀이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죠. 동대구역과 대구공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관광객 유치에도 힘씁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관광100선에 선정된 ‘근대골목’과 연계해 고장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터줏대감으로 동성로를 지켜온 쇼핑센터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습니다. 비단 대구만의 문제가 아닌 수많은 지방 도시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죠. 이에 스파크는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기치로 도약을 준비합니다. 가지각색의 먹거리와 놀거리로 중무장해 동성로에 방문한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은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인데요.

그 계획은 순풍을 탄 듯합니다. 불과 2주 전 스파크에 다녀온 기자도 조만간 실내 액티비티에 도전하러 다시 찾을 예정이니까요!

조지윤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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