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박스가 DIY가 아닌 CIY를 말하는 이유

101BOX(101박스)는 2016년 6월 취미 구독 서비스 ‘하비인더박스’에서 출발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취미를 선정하고 키트로 보내 사람들이 자신의 취미를 찾게끔 돕는 서비스였죠. 하비인더박스는 2019년 4월 취미 DIY 키트 전문 커머스 플랫폼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합니다. 취미의 대중화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하비인더박스는 또 한번 변화를 꾀합니다. 101박스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DIY가 아닌 CIY(Create it yourself)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하는데요. 101박스의 리브랜딩 전략을 들어봤습니다.

요즘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안 쓰이는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작곡가, 소설가, 요리사 등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던 창작의 영역에서는 물론이고 개인 SNS에 나만의 콘텐츠를 올려도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것에 나만의 관점을 더하면 창작이 됩니다. 똑같이 종이비행기를 접어도 누구는 날개를 한 번 더 접고, 누구는 끝을 뭉툭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둘은 다른 종이비행기가 됩니다.

101박스가 CIY라는 키워드를 떠올린 지점도 바로 여기였습니다. 사람들이 똑같은 DIY 키트를 받아 들어도 제각기 자신만의 개성으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죠. 101박스가 CIY를 찾아낸 이야기를 하기 전에, DIY 키트로 쌓아온 이야기를 먼저 나눠야 합니다. 101박스의 시작은 취미 구독 서비스 ‘하비인더박스’입니다. 사람들이 더 많은 놀거리를 즐기기 바라는 마음으로 가죽 공예, 드립 커피 등 다양한 취미를 한 달에 하나씩 선정해 배송했죠.

하지만 취미 구독 서비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매달 취미를 하나만 고르다 보니 해당 취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고객까지 사로잡기 어려워서죠. 구독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다양한 가격대의 취미를 소개하기도 힘들었습니다. 하비인더박스는 2019년 4월 ‘하나의 박스가 아닌 수만 개의 박스를 선물하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구독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두 번째 전환, 101박스

[클래스101]101박스 노오븐 당근 컵케이크_3

노오븐 당근 컵케이크 키트_출처 : 101박스

그렇다고 해서 취미라는 아이템을 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비인더박스는 취미 DIY 키트 전문 커머스 플랫폼으로 사업의 방향을 틀었습니다. 캘리그래피, 프랑스 자수 등 다양한 취미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작가들과 함께 DIY 키트를 구성해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센스 스틱이나 무드등처럼 평소에 직접 만들기 어려운 제품들도 키트로 제작했습니다. 우드카빙, 페이퍼아트, 비즈공예 등 다양한 소재로 즐기는 취미 활동들을 모아갔죠.

처음에는 랜덤 박스 형식을 좋아해준 고객들이 낯설어 하지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구독 서비스일 때는 3000만 원을 넘기기 어려웠던 월 매출이 개편한 이후로는 1억 원을 가뿐히 넘겼습니다. 고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취미를 직접 고르고, 즐기기를 원했던 것이죠.

하비인더박스는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더 많은 작가와 소통하고, 가지각색의 취미를 모았습니다. 2022년 2월 기준 350여 명의 작가들이 5000여 개의 취미를 소개할 정도죠. 하비인더박스는 취미 구독 서비스에서 취미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첫 번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석고방향제

석고 방향제 키트_출처 : 101박스

2021년 12월, 하비인더박스는 두 번째 전환에 대한 고민에 빠집니다. 모순적이게도 키트 누적 판매량 50만 개 돌파라는 성과에서 비롯한 고민이었습니다. 하비인더박스의 초기 슬로건은 ‘세상의 다양한 취미를 소개한다’로 개개인의 취미에 대한 허들을 낮추겠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길어지며 다양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재택근무가 늘고 회식과 사교 모임이 줄어들자 여가 시간에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죠. 홈테인먼트(Home+Entertainment)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였습니다. ‘취미 붐’이 일어난 만큼 하비인더박스도 이제 단순히 취미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했습니다.

2021년 6월 클래스101에 흡수합병된 것도 리브랜딩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클래스101의 키트 전문 서비스로 다듬어갈 필요가 있어서였죠. 브랜드 이름부터 ‘101BOX’로 바꾼 이유입니다. 클래스101에서 ‘101’을 따오고, 하비인더박스의 ‘박스’를 합쳐서 만든 새 이름이었죠.

DIY가 아닌 CIY!

버블바

캐릭터 버블바 키트 만들기 예시 이미지_출처 : 101박스

이름만 바꾼다고 끝이 아닙니다. 서비스 차원에서 궁극적인 체질 전환이 필요했죠. 나혜원 101박스팀 사업개발 담당자는 고객들이 남긴 포토리뷰에서 힌트를 찾았습니다. DIY 키트는 모두 똑같은 재료로 구성되는데 리뷰를 보니 사람들마다 결과물이 제각각이었습니다.

나 매니저는 캐릭터 틀, 색소까지 제공하는 ‘캐릭터 버블 바 만들기’ 키트를 예로 들어서 “같은 토끼 모양이라고 해도 누구는 수염을 더 붙이고, 누구는 색을 다르게 넣으면서 자신만의 창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개성을 담아 표현할 수 있는 상품들의 포토리뷰가 훨씬 많기도 했습니다. 나 매니저는 사람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발현됐다고 봤습니다. 혼자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만의 취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죠. 101박스는 2022년 2월 리브랜딩의 가닥을 창의성으로 잡고, CIY(Create it yourself)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클래스101]101박스 캐릭터 버블바_포토리뷰

실제 고객이 직접 버블바 색, 모양을 변주해 만들어 올린 포토리뷰_출처 : 101박스

CIY는 스스로 창조하고(Create it yourself), 당신을 위해서 창조하고(Create for yourself), 결국 당신을 만들어 가는(Create yourself) 과정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드는 DIY도 스스로 창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키트 형식으로도 진정한 의미의 창조가 가능할지도 궁금했고요.

나 매니저는 CIY가 DIY에서 똑 떨어져 나온 개념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기성품을 0이라고 한다면 0에서 1을 만드는 모든 활동을 CIY라고 보는 것이죠. 매뉴얼에 나온 대로 제작하더라도 똑같은 위치에 붙이지 않고 더 위에 붙인다거나, 손잡이 있는 컵 만들기 키트에서 손잡이를 떼내는 것도 자신만의 생각을 담아내는 과정이라는 설명입니다.

어쩐지 고정관념이 박힌 DIY의 개념을 확장하고 싶은 마음도 한몫 했습니다. DIY의 개념이 넓게 쓰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리 준비된 재료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 정도로 이미지가 굳어졌죠. 101박스는 나아가 핸드메이드 제품, 체험 활동처럼 서비스의 영역을 넓혀가고 싶어 CIY라는 개념을 찾아왔죠.

2016.06

하비인더박스
취미 구독 서비스 출시

2019.04

취미 DIY 키트 전문
플랫폼으로 서비스 전환

2021.06

(주)클래스101의
하비인더박스 흡수합병

2021.12

누적 판매량 500,000개 돌파

2022.02

(주)101박스로 리브랜딩

하비인더박스
취미 구독 서비스 출시

취미 DIY 키트 전문
플랫폼으로 서비스 전환

(주)클래스101의
하비인더박스 흡수합병

누적 판매량 500,000개 돌파

(주)101박스로 리브랜딩

CIY를 위한 3단계 도전

레진 트레이

레진 트레이 만들기 키트 예시 이미지_출처 : 101박스

CIY로 넓혀가기 위한 첫 번째는 크리에이티브에 단계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지금 101박스가 주로 취급하는 제작 키트들은 난이도가 매우 낮습니다. 1~10단계까지 있다고 하면 2단계 정도죠. 이전까지 101박스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 활동 및 행사를 중심으로 B2B 사업에 집중해와서입니다.

이제 101박스는 9~10단계의 고난도 키트들까지 다루겠다고 말합니다. 고난도 키트들은 가구, 미장, 캠핑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됩니다. 2030을 대상으로 한 B2C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죠. 또한, ‘101 온리’ 상품을 기획해서 101박스에서만 판매하는 제품들로 차별성을 두겠다는 포부입니다.

두 번째는 커뮤니티 조성입니다. DIY가 ‘내가 만들었어’를 말하는 데서 끝난다면 CIY는 ‘내 취향이야, 멋있지?’로까지 나아갈 틈을 마련합니다. 101박스는 포토리뷰 페스티벌을 열어 각자가 자신의 작품을 뽐낼 수 있게 도울 예정입니다. SNS 채널도 리브랜딩해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계획도 함께 구상합니다.

레진 트레이

레진 트레이 구매자가 직접 색 조합, 스톤 배치를 창의적으로 해서 만든 작품_출처 : 101박스

세 번째는 창의성을 살릴 교육 자료입니다. 101박스는 개인의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텍스트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합니다. 영상 등 시청각 자료로 키트 제작 과정을 보면 그대로 따라하기만 할 수 있어서입니다. 기초적인 방식은 알려주되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만들 수 있는 커리큘럼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101박스는 이제 DIY에서 CIY로의 두 번째 전환을 맞이했습니다. 첫 번째 전환을 수월하게 이끌었을 지라도 새로운 도전은 여전히 쉽지는 않은 영역입니다. 일차적인 목표는 CIY를 충분히 설명하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CIY가 종종 쓰이긴 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라서죠.

101박스가 아닌 하비인더박스를 찾는 고객들에게 101박스로의 리브랜딩을 알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새롭게 CIY 개념을 끌어온 101박스의 두 번째 도전은 어떤 모습일까요?

조지윤

조지윤

info@buybrand.kr

결제완료

101BOX에서 구매한 내역입니다

구매장소
승인일시
거래유형

바이브랜드 21.02.14 승인완료

구매내역

구독 서비스에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 성공
DIY보다 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CIY로 리브랜딩
CIY 개념 확장을 위한 3단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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