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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해도 녹진 않아요,
블랑제리뵈르

이젠 머글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버터 소비량은 2017년 대비 130% 증가했습니다. 팬데믹으로 홈베이킹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 수요 확장의 주원인으로 꼽히죠. 여기에 식료품점에만 공급되던 해외 브랜드의 버터가 국내 온라인몰에도 유통되며 접근성은 더 확대됐습니다.

서서히 무르익던 버터 유행에 강력한 쐐기를 박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캔당 6천 5백 원인 맥주로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된 버터 맥주를 출시한 '블랑제리뵈르'입니다.

조연에서 주연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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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마니에

프렌치 감성 의류 브랜드 '마니에'가 블랑제리뵈르의 출발점입니다. 2020년 마니에를 론칭한 블랑제리뵈르의 박용인 대표는 각종 요리와 잘 어우러지는 버터의 매력에 반해 맨투맨과 모자 등에 버터를 의미하는 'BEURRE'를 넣었습니다. F&B 사업도 약 10년간 이어왔습니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의류 브랜드에 쓰이던 BEURRE를 실제 F&B 아이템으로 사용하게 됐죠.

무광 바니쉬를 입힌 맥주캔은 인테리어로 활용해도 제법 태가 납니다. 여기에는 마니에의 영향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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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캔을 화병으로 활용한 이미지사례_출처 : 블랑제리뵈르

특별한 일러스트나 그래픽 디자인 없이도 아이보리에 버건디, 브라운에 핑크 등 일반 맥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컬러 조합 때문입니다. '술'과 연상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한 의도도 엿볼 수 있죠.

디자인과 주류 인식 변화를 위한 행보에는 더 깊은 관계성이 있습니다. 최근에 시작한 리사이클링 캠페인이 그 선례죠. 환경 이슈가 큰 만큼 블랑제리뵈르의 제품이 고철 쓰레기로 버려지기보다는 재활용되도록 디자인에 힘을 실었습니다. 꽃 한 송이를 꽂기만 해도 맥주 캔이 화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이벤트를 열어 술과 관련한 부정적 인식 타개에 앞장섭니다.

화려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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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랑제리뵈르

모든 브랜드가 그렇듯 시작부터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블랑제리뵈르 론칭을 위해 버터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알아봤지만, 유제품 HACCP 인증을 취득한 곳이면서 버터를 다루는 업체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직접 만드는 단계까지 이르렀지만, 수제품 특성에 가로막히게 됩니다. 하루에 제작할 수 있는 제품 개수가 한정적인 탓에 사업 운영에 필요한 매출액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된 겁니다.

이 같은 시행착오 덕에 드디어 화제작이 탄생합니다.

누적 판매량 130만 캔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출사표를 던진 버터 맥주입니다. 박 대표가 첫 번째 자식 같다고 표현한 제품이자 블랑제리뵈르를 알리는 주역으로 활약한 제품이죠. 버터로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군을 알아보던 중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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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대구 팝업스토어 현장_출처 : 블랑제리뵈르

애주가인 박 대표는 맥주의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라거와 동일한 4.5도로 만들었습니다. 업계 최초로 버터 향이 나는 맥주를 선보이며 기존에 없던 맛을 공략했죠.

팝업스토어의 힘은 컸습니다. 올해 4월 처음으로 선보인 팝업스토어는 대중에게 블랑제리뵈르라는 브랜드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게 된 계기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MD 제품까지 판매하며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의 강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습니다. 사람이 많던 때는 최대 줄 150m라는 장사진을 이루며 지나가던 사람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았습니다.

박 대표는 "한창 바빴을 때는 맥주를 운반하고 계산을 했던 아르바이트생이 1시간마다 그만뒀어요. 높은 시급도 소용없었죠."라며 당시 웃픈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버터로 버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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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랑제리뵈르

최근에는 버터 소주라 불리는 'ㅋㅋㅋ+', 'MMM+', 'LLL+'가 출시됐습니다. 일반 증류주임에도 16도라는 낮은 도수로 출시해 많은 사람이 편하게 즐기길 바랐습니다. 고도수 특유의 쓴맛을 기피하는 MZ세대와 함께 해외 시장도 겨냥했습니다. 적절한 음용으로 취할 수 있는 소주의 특성에 버터의 풍미와 향을 더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죠. 언젠가 국제 행사나 파티에서 샴페인 잔에 소주를 담아 모두가 즐기는 맛있는 그림을 상상한 결과물입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버터 세계관 확장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버터 맥주와 소주에 이어 버터 막걸리와 하이볼, 그리고 버터 콜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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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와 협업해 출시한 버터 소시지_출처 : 블랑제리뵈르

유통 업계인 GS25와 협업해 내놓은 제품까지 합하면 20여 개에 달하거든요. 올해 론칭한 블랑제리뵈르가 확실한 IP를 세우기도 전 제품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보는 이유입니다.

그런데도 시도는 계속됩니다. 특히 내년 신제품 출시에 있어 새로운 타입의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박 대표는 다른 주류와도 페어링해 마실 수 있는 신제품 출시를 염두하고 있다고 귀띔했는데요. 기존의 술과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품으로 본격적인 주류 시장의 저변 확대에도 힘을 쏟는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라면 녹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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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맥주와 버터 하이볼, 버터 막걸리_출처 : 블랑제리뵈르

지금까지 출시한 제품들의 출발선은 묘하게 다릅니다. 브랜드의 첫 제품인 버터 맥주는 한 사람의 '기호'로 시작한 제품이죠. 말 그대로 좋아서 시작한 제품에 스페셜티를 대입해 대중이 즐기도록 한 겁니다. 버터 소주는 세계화를 위한 블랑제리뵈르의 의지가 담겼습니다. 훗날 소주도 전 세계인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식품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투영된 거죠. 최근에 발매한 버터 콜라로는 대중과 친밀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비교적 가격 장벽이 높았던 맥주에 비해 버터 콜라는 세트로 구매 시 한 캔당 1천 원꼴로 저렴합니다. 2023년 1월부터 한 캔에 2천 원으로 가격이 인상되는 코카콜라와 비교했을 때 강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작 43일입니다. 버터 맥주가 누적 판매량 100만 캔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이요. GS25의 차별화 주류 중 가장 빠른 속도였습니다.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이 중단됐던 14일을 제외하면 판매일 기준 29일인 셈이죠. 이미 편의점의 주류 전쟁은 소리 없는 아우성과 같습니다. CU에서는 곰표 맥주가 히트 상품이 됐고,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에서도 주류 제품 집중화 전략을 통해 본격 대전에 나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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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의 도어투성수 팝업스토어_출처 : 블랑제리뵈르

GS25와의 협업은 예정된 완성작이었을 겁니다. 올해 초 원소주를 통해 스페셜티 주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파악한 GS25는 블랑제리뵈르의 이색적인 주류 시장 도전에 주목했습니다. 버터 맥주 소비자의 86%가 20·30대임을 고려해 '도어투성수'라는 팝업스토어도 개최한 바 있죠. 고객의 경험 확대를 중요하게 여기며 젊은 층의 '프리미엄 가심비'를 정확히 겨냥했습니다. 여기에 블랑제리뵈르는 놓칠 수 없는 스페셜티 주류의 핵심 '키(key)'로 작용합니다.

블랑제리뵈르는 정식 출시된 지 겨우 8개월 된 신생 브랜드입니다.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누적 판매량 100만 캔을 넘고, SNS 속 해시태그도 50만 개 이상이죠.

어쩌다 마주한 대박은 아닙니다. 박용인 대표는 운영했던 사업체 4개를 접을 정도로 '버터 맥주'에 집중했습니다. 블랑제리뵈르는 그간 여러 브랜드 운영을 통해 얻은 제작자의 경험과 신념이 농축된 결과인 거죠. 한 캔에 6천 5백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이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던 것은 한 사람의 진심이 작용한 결과 아닐까요?

강인경

강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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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완료

블랑제리뵈르에서 구매한 내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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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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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12.24 승인완료

구매내역

의류 브랜드에서 파생한 깔끔한 디자인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하는 버터 세계관
MZ세대 겨냥한 올바른 팝업스토어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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