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쉬버스터즈가 일회용품 잡는 법

고스트 버스터즈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에 쨍한 주황빛,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트래쉬버스터즈는 놀랍게도 일회용품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사내카페를 중심으로 다회용기를 대여해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는 걸 막고 있죠.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며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컵은 썩는 데만 500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하루 500잔의 플라스틱컵을 다회용컵으로 대체하면 1년에 6.2톤의 온실가스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019년 문을 연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 문제에 대해 과연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까요.

창업 전 축제 감독으로 일하던 곽재원 대표는 플라스틱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습니다. 축제가 끝나고 남겨진 엄청난 양의 일회용 플라스틱은, 음식물이 묻어 있어 분리 배출되지 못하고 전부 쓰레기가 되어버렸죠. 비슷한 고민을 하던 사람들과 만난 곽 대표는 2019년 8월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한 번 기획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축제는 다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현장에서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성과는 놀라웠습니다. 30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발생한 쓰레기 봉투가 100리터짜리 5개 분량에 불과했던 겁니다. 기존에 페스티벌을 진행하면 100리터 쓰레기 봉투는 약 300개 분량이 나오곤 했습니다. 쓰레기는 98%가 줄었고 나머지 2%마저도 푸드트럭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게 전부였습니다. 베타서비스의 성공은 곧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브랜드 자체에 끌리기를 바랐어요”

곽 대표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_출처 : 바이브랜드

곽 대표가 트래쉬버스터즈 창업을 준비하며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브랜드 이미지였습니다. 친환경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메시지를 강조하는 건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죠. 곽 대표와 공동창업자들은 소비자들이 트래쉬버스터즈의 메시지를 보고 찾기보다는, 브랜드 자체에 끌리기를 바랐습니다. 일회용품 문제를 조금은 유쾌하게 풀고 싶었죠.

다양한 이미지를 고민하던 중 곽 대표의 눈에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가 들어왔습니다. 고스트 버스터즈는 유령이 나타나면 점프수트를 입은 과학자들이 장비를 들고 물리치는 영화인데요, 고스트 버스터즈처럼 일회용품이 나타나는 곳에 점프수트를 입고 문제 해결을 위해 출동하는 그런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곽 대표는 회사 이름은 트래쉬버스터즈로 짓고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컬러도 강렬한 주황빛으로 정했죠.

2

출처 : 트래쉬버스터즈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소재였습니다. 플라스틱만 해도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트래쉬 버스터즈는 많은 사람이 편하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있으면서도 수명을 다했을 때 재사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재사용이 되지 않고 폐기해야 한다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찾은 소재가 바로 폴리프로필렌입니다. PP라고 불리는 이 소재는 낡으면 분쇄해 플라스틱 조각인 ‘플레이크’로 만들어 다시 새 제품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 사용도 가능하고,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프탈레이트나 비스페놀A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코로나19와 피벗

썸네일

출처 : 트래쉬버스터즈

곽 대표는 개발한 다회용기를 전국의 축제에 납품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코로나19라는 뜻밖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곽 대표는 서비스 론칭과 동시에 전국에 있는 축제 기획자들로부터 300개 이상 문의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5만명 이상이 모이는 큰 축제들도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축제는 하나 둘 취소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3개월간은 취소 문의만 받았을 정도입니다.

곽 대표는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해 초기 멤버들을 한 차례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다시 창업자들만 남은 상황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아이디어를 모아야만 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일상과 관련이 깊은 쪽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고, 다시 시장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캐릭터

출처 : 트래쉬버스터즈

트래쉬버스터즈가 찾은 새로운 시장은 바로 사내 카페. 사내 카페는 컵을 반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일반 카페에 비해 반납된 다회용기 추적이 쉬울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사내 카페용 다회용기를 개발한 뒤 KT 광화문사옥을 시작으로 사내 카페에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비스를 오픈하자 LG전자, 삼성전자, 네이버 등 30개 기업에서 순식간에 연락이 쏟아졌습니다. 코로나19로 ESG 경영에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던 찰나, 트래쉬버스터즈의 서비스는 기업들의 마음에 쏙 들었던 거죠.

2019.08

'서울인기 페스티벌'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기획하다

2019.09

트래쉬버스터즈 설립

2020.06

사내카페 다회용기 렌탈로
비즈니스모델 전환

2021.04

KT 광화문지사를 시작으로
다회용컵 렌탈 서비스 시작

2021.07

CJ CGV 등촌에서
다회용기 도입 시작
사업 영역 확장

'서울인기 페스티벌'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기획하다

트래쉬버스터즈 설립

사내카페 다회용기 렌탈로
비즈니스모델 전환

KT 광화문지사를 시작으로
다회용컵 렌탈 서비스 시작

CJ CGV 등촌에서
다회용기 도입 시작
사업 영역 확장

무엇보다도 반납을 편리하게

89117527_196203628381489_1909118748392947712_n

곽재원 트래쉬버스터즈 대표_출처 : 바이브랜드

사내 카페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고려하며 트래쉬버스터즈는 무엇보다도 편리한 반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 사용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다회용컵 사용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트래쉬 버스터즈는 환경 문제를 잡기 위해서는 편리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곽 대표는 컵이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도, 그 이후의 단계를 최대한 단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먼저 회사 곳곳에 다회용 컵 반납함을 설치했습니다. 반납함은 한눈에 띌 수 있도록 배치하는 동시에 쓰레기통이나 다른 용도의 함과 혼동하지 않도록 디자인에 신경을 썼습니다.

고객들은 평소처럼 사내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마신 뒤, 곳곳에 설치된 반납함에 다회용기를 버리기만 하면 됩니다. 버려진 용기들은 트래쉬 버스터즈의 수거팀이 모아 공장에 가져가 7단계의 세척 공정을 거친 뒤 다시 사내 카페에 납품합니다.

반납함

출처 : 트래쉬버스터즈

고객 입장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크게 번거롭지 않게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민도 있습니다. 다회용기를 반납하지 않고 집으로 가져가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트래쉬 버스터즈는 다회용기 분실을 막기 위해 앞으로 보증금을 받을 계획입니다. 이미 KT AI융합팀과 함께 사물인터넷(IoT)이 심어진 다회용기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카드로 결제해도 반환료를 이체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 다회용기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현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사내 카페와 영화관뿐만 아니라 경기장과 장례식장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위드 코로나가 가까워진 지금은 초창기 트래쉬버스터즈의 기획대로 축제로 분야를 넓히는 것도 고려 중이죠. 플라스틱 사용 절감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 트래쉬버스터즈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서정윤

서정윤

info@buybrand.kr

결제완료

트래쉬버스터즈에서 구매한 내역입니다

구매장소
승인일시
거래유형

바이브랜드 2021.12.10 승인완료

구매내역

위기를 비즈니스 모델 전환으로 극복
일회용품 문제를 ‘힙’한 느낌으로 해결
고스트 버스터즈에서 오마주를 가져온 브랜드

다른 스토리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