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내일로 2.0
올해도 해방을 부탁해

일주일 동안 기차를 마음껏 타는 교통패스. 2010년대 청춘낭만여행의 전설 내일로가 돌아왔습니다. 국민의 교통자유이용권으로 성큼 자랐어요.

5만 원으로 누렸던 전국 여행

티켓

2000년대 후반 내일로 티켓_출처 : 코레일

2007년 출시한 코레일의 철도자유이용권 내일로의 가격은 4만 9800원이었습니다. 당시 7868명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자유롭게 전국 기차여행을 즐겼죠. 티켓 한 장만 사면 열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레일패스(유럽)와 비슷합니다. 방학을 맞아 배낭여행에 나서는 청년을 겨냥한 만 18~25세 대상 기간 한정 교통상품이었죠. 현재는 30~40대가 된 사회인 중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꿈꾸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플랫폼을 밟은 이도 많을 거예요.

코레일 여객사업본부를 방문해 내일로의 시작을 물었습니다. “무전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된 상품입니다. 코레일 여객마케팅 TF팀이 4P*기반 마케팅전략 검토부터 체험단 운영까지 준비하며 론칭했죠”라며 숨겨진 기획배경을 밝혔습니다.

*4P: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경로(Place), 판매촉진(Pro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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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내일로 패스 인포그래픽_제작 : 바이브랜드

교통평론가 한우진은 “KTX 이후 전국 철도망 개선과 인터넷 시대가 맞물리며 탄생한 교통상품”이라면서 “한국에서 교통자유이용권이 팔릴 수 있다는 것을 업계에 증명했다”고 브랜드 가치를 강조했죠.

내일로는 코레일 단일상품 기준 높은 매출비중을 기록하는 효자상품입니다. 연간 매출 100억 원을 넘기기도 했으며 매해 전국 지자체와 협조했죠. 해마다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발굴하며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사서 고생? 낭만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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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코레일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26세 이요한씨. 기차를 렌터카처럼 쓸 수 있어서 내일로가 좋았다고 추억합니다. “한국지리에서 공부했던 전국 주요도시를 기차를 타고 옮겨 다닐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자동차로 가기 애매한 지역도 기차역이 있어 힘들지 않게 방문해서 방학 때마다 이용했습니다.”

무엇보다 예약하지 않아도 일반열차를 마음대로 탑승하는 점이 젊은 세대에겐 강점으로 작용했죠. 부모의 도움 없이 일정과 경로를 개척하는 철도여행이 갓 성인이 된 청년의 모험심을 자극합니다. 내일로 전국여행은 청춘시절 꼭 체험해야 하는 낭만으로 인식됐고 연령제한은 패스발권에 희소성을 더했죠.

2010년대 초, 패스를 목에 건 여행객들이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를 채우며 국내관광트렌드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순천-진주같은 지방철도 교통거점은 새로운 여행성지로 떠올랐죠. 안동-군산처럼 지역 소도시가 철도관광명소로 재발견되며 시즌에 운영된 기차는 지역경제의 핵심이 됩니다.

제1회 [입선] 내일로의 행복한 고민_영동선 망상역_박준규

내일로를 이용하는 배낭여행자들_출처 : 코레일

2015년, 티켓발권 20만을 돌파합니다. 패스 혜택 변경이나 열차 시각변동에 따라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희비가 교차합니다. 예로 지난 2016년 철도노조 총파업 당시 긴장한 곳은 물류업계 보다 지역 관광상권이라고 전해집니다. 내일로가 2010년대 국내지역 관광활성화에 미친 영향력이 막강했음을 짐작하게 됩니다.

청년층의 열광적인 지지는 내일로를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내일로 흥행에 자극받은 운송업계는 정기권 상품(ex-고속버스 프리패스, 바다로)을 출시합니다. 한국형 교통상품의 본보기가 되며 내일로는 철도자유여행의 아이콘으로 떠오르죠.

‘너 이번 방학에 내일로 갈거야?’, ‘응 너는 내일로 코스 다 짰어?’하는 식으로 내일로 세 글자는 ‘방학기간 국내자유여행’을 뜻하게 됐죠. 젊은 여행자가 무궁화호 카페 객실에 모여 지방소도시로 완행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풍경은 방학기간 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2007

내일로 1.0 판매 시작
(*만 25세 이하 대상)

2009

동계 내일로 패스 판매 시작

2015

연간 티켓 발행 건수 20만 돌파

2020

내일로 2.0 출시

2022

YOUTH 발권연령 상향
(*만25세 →29세)

내일로 1.0 판매 시작
(*만 25세 이하 대상)

동계 내일로 티켓 판매 시작

연간 발행 건수 20만 돌파

내일로 2.0 출시

YOUTH 발권연령 상향
(*만25세 →29세)

클래식을 벗으면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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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회 철도사진공모전 동상 수상작 ‘설국 바다열차’_출처 : KTX 매거진

지역경제 살리는 낭만열차는 2010년대 후반부터 세가 약해집니다. 코로나19 사태를 피할 수 없었죠. 한국 대표 교통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가 찾아온 것이죠. 또한 방역문제로 철도 자유입석도 곤란했다는 반응입니다. 강한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온거죠. 거듭된 고민은 언젠가 해결책을 선보입니다.

“브랜드 유지 여부를 꾸준히 내부에서 논의했습니다. 무궁화호-새마을호는 몰라도 내일로는 사람들이 알거든요. ‘차별화에 성공한 교통브랜드’라는 브랜드 가치를 살리자고 경영진을 설득했고 전면개편안을 실행한 게 2020년입니다.”

코레일은 기존 내일로 정책에 영양가 넘치는 살을 붙입니다. 청년 혜택은 그대로 가져가지만 연령제한 폐지를 결정합니다. 대학생 때의 추억을 사회 초년생 때에도 맛볼 수 있게 됐죠. 그뿐만 아니라 지역 시티투어 버스나 공유 자동차 플랫폼과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 가치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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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년대상 철도패스와 비교한 내일로 2.0_제작 : 바이브랜드

올드한 교통 수단을 넘어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길 간극을 발견한 셈이죠. 기차에 내려 앱을 활용한 공유 자동차와 같은 수단을 통해 무거웠던 짐을 덜어냅니다. 물론 여행의 질은 풍부해지고요.

“최근 청년 이용자의 기차 체류시간이 짧아졌어요. 기차를 타고 거점을 옮기는 게 아니라, 특정 목적지에서 여행을 즐기는 거죠. 목적지까지 편리하고 쾌적한 이동을 원하는 수요가 늘었다”며 교통양상의 변화를 전했습니다.

덧붙여 “취업난으로 지친 처지에 놓인 청년에게 쾌적한 여행을 돕는 교통패스를 제공에 상품 혜택을 조정하고 있습니다”라며 내일로 2.0이 나아갈 고객경험의 미래를 예고했죠.

지역콘텐츠를 엮어 체험을 기획하고 교통 브랜드로서 편의성을 힘쓰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입니다. 관광사업처는 ‘문화재와 연계한 역사관광사업, 한국철도역사의 중요한 의미가 담긴 역과 연계한 상품도 기획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피드백’은 곧 롱런이니까

코레일톡(내일로 2.0) 패스_정방형

코레일톡에서 발권한 내일로 2.0_출처 : 코레일

내일로 2.0의 변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하루 2회 제공되는 좌석지정 서비스가 대표적이죠. 열차 객실을 옮겨 다녀야 했던 기존 패스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변화로 꼽힙니다. 앞서 언급한 편리를 중시하는 요즘 세대에게 먹히는 전략이죠. 승차발권은 전용앱인 코레일톡으로 통일하되 앱으로 획득한 데이터를 좌석배치에 활용하며 이뤄진 변화입니다. 극성수기나 혼잡시간대 이용을 피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청년전용 교통패스라는 브랜드 정체성이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코레일 관광사업처는 “사회변화에 발맞춰 청년의 범위를 조정한 게 개편의 핵심”이라 전합니다. 주기적인 설문이 서비스 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패스발권자 1만 명 대상의 설문조사는 브랜드 팬덤을 관리하는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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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이용자가 기록한 여행일지_출처 : 바이브랜드

일생일대. 혈기왕성한 시기에 전국을 내 힘으로 여행했다는 도전은 평생 잊지 못할 자산이 됩니다. 내일로는 아이가 어른이 되는 시기를 파고듭니다. 특별한 장소에서 누리는 경험을 교통패스의 정체성으로 규정하죠.

청년을 넘어 국민의 철도 패스로 진화한 내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성수기를 맞이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사회현상을 일으킬까요.

기자는 올여름 내일로를 발권할 계획입니다. 대학생이었던 10년 전과 어떤 점이 다를지 궁금합니다. 변화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을까요?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요? 바이브랜드 독자 여러분과 플랫폼에서 마주할 새로운 풍경을 기대해 봅니다.

그래픽 이정아

김정년

김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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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6.19 승인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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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문화를 바꾼 철도 자유이용권
시대에 발맞춰 조정하는 교통이용혜택
하루 2회 고정좌석 지정, 연령제한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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