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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KEEN)
수상한 신발, 꼬여질 결심

실용성의 씨실과 디자인의 날실을 매듭지어 완성한 어반 아웃도어 패션. 킨(KEEN)을 아시나요?

자반도반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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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EEN

아웃도어 브랜드는 더 이상 산과 바다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2030 소비층을 타깃으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죠. 이들은 ‘어반’이란 단어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서고 있습니다. 도시 특유의 세련된 미감을 더한 디자인, 일상생활 속에서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는 개량형 의류를 선보이고 있죠.

‘자연 반 도시 반’. 레깅스 패션을 북한산 백운대에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왔습니다. 수많은 캐주얼 아웃도어 중 시장을 선점한 건 ‘라이선스’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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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슬라이드_출처 : KEEN

디스커버리나 내셔널지오그래픽처럼 인지도 높은 브랜드의 상표권을 사와 의류사업에 나선 사업자들이 큰 매출을 올립니다. 대표기업중 하나인 ‘더네이처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로 2020년도 영업이익 443억 원을 기록했죠.

한편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직접 수혈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킨(KEEN)도 국내시장에 이름값을 알리기 시작한 중고신인? 아니 뉴-페이스죠.

시티 마린보이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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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EEN

2003년 시작된 포틀랜드 기반 아웃도어 브랜드 킨(KEEN). 창립자 ‘마틴 킨(Martin Keen)’의 이름을 땄는데요. 산업 디자인 학교를 졸업한 창립자가 디자인 영감을 직접 풀기 위해 만든 슈즈 브랜드였죠.

마틴 킨에게 신발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신발회사에서 패턴 메이커로 일했고 그 자신도 졸업 후 보스턴에 있는 기능성 운동화 업체에서 근무했죠.

1999년 마틴 킨은 제품구상에 나서며 샌들을 신고 갑판 위에서 뱃놀이를 즐긴 경험을 살립니다. 브랜드 첫 제품인 뉴포트(newport)의 디자인 콘셉트를 ‘수상스포츠’와 ‘기능성 샌들’로 잡습니다.

킨(KEEN) (4)

출처 : KEEN

마틴 킨이 신발사업을 전개하며 차별화에 나선 건 ‘3D 시각화’였는데요. 종이도면 스케치를 오래 묵히지 않았습니다. 시도해 봄직한 디자인이 떠오르면 곧바로 조형물을 만들었죠.

산업디자이너 관점에서 보면 신발은 2D와 3D의 격차가 클 수 밖에 없으며, 샘플제품의 퀄리티가 최종제품에 큰 영향을 차지한다는 겁니다. 레이저 스캔에 나서는 제조업체에 당당히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한 3D 시각화가 관건이었죠. 기획단계에서 시제품이 제조업체가 아니라 디자이너 중심으로 구현되는 것이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창립자 마틴 킨은 2011년 지분을 모두 팔고 가구를 만들기 위해 회사를 떠났지만, 그가 남긴 디자인 철학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진보된 ‘매듭’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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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_출처 : KEEN

하이브리드 라이프(Hybrid-Life)는 킨의 독특한 브랜드 철학입니다. 제품의 전통적인 분류법을 거부하고 새로운 쓸모를 발견해 쓰임새를 확장시킨다는 건데요. 두 개의 끈과 하나의 밑창을 엮어 탄생시킨 신발 ‘UNEEK’에서 철학이 두드러집니다.

샌들과 트레일 스니커즈 사이에 놓인 혼종인데요. 비정형으로 이리저리 꼬인 매듭끈이 독특한 외관을 지니죠. 킨은 이 신발을 도시와 자연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자유롭게 신고 다니라고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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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포틀랜드 본사사옥의 브랜드 액티비즘 개념도_출처 : KEEN

기업 이미지를 좌우할 브랜드 캠페인도 하이브리드를 추구합니다. 모순된 가치를 분리시켜 브랜드 안에서 유기적으로 통합시키는 것이 그들의 기업운영 방침이죠.

‘KEEN JAPAN’의 경우 락페스티벌을 위한 협업신발을 출시하며 축제가 끝난 자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플로깅 캠페인을 엽니다. 멸종위기종 동물보호를 위해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고, 수익금 10%를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식이죠.

2003

브랜드 설립, 하이브리드 샌들 NEWPORT 출시

2004

동남아시아 쓰나미 구호현장 지원 캠페인 전개

2011

창립자 마틴 킨 퇴사​

2021

LF, KEEN 국내 수입전개​​

2022

GO OUT CAMP 플로깅 캠페인

브랜드 설립, 하이브리드 샌들 NEWPORT 출시

동남아시아 쓰나미 구호현장 지원 캠페인 전개

창립자 마틴 킨 퇴사​

LF, KEEN 국내 수입전개​​

GO OUT CAMP 플로깅
캠페인

킨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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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EEN

2011년 전성기를 맞이하며 연간 매출 2억 달러를 달성한 킨이지만, 국내의 경우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였습니다. 2021년 LF(LG패션)가 킨과 공식 유통 계약을 맺으며 한국에 본격적으로 세력을 뻗고 있죠.

KEEN KOREA 브랜드팀은 “첫 오프라인 스토어가 올 하반기에 열린다”라고 운을 트며 공격적인 러시를 예고했습니다. 덧붙여 “다가오는 FW 시즌엔 경량 캠핑 슈즈 ‘하우저(HOWSER)’를 주력상품으로 소개 할 예정이다”라고 캠퍼를 겨냥한 향후 계획을 설명했죠.

한국의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대중화되면서 패션과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꼭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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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동일본대지진 당시 대대적인 구호활동에 나서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_출처 : KEEN​

“시즌별 상품 전개와 발맞춰 사회 공헌 메시지와 연계한 아웃도어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는 브랜드 캠페인 관련 응답은 아쉬웠습니다.

킨은 최근 국내 대형 캠핑 행사인 ‘GO OUT CAMP’에서 소규모 부스를 운영하며 얼리버드 플로깅 이벤트를 여는데 그쳤습니다. ‘재난구호’나 ‘사회적 약자 지원’같은 브랜드 특유의 캠페인은 아직 전개되지 않는 상황이죠.

일례로 킨은 동일본 대지진 구호활동 이후 일본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기도 했는데요. 브랜드 캠페인은 사회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시간이 흘러야 캠페인이 구체적인 윤곽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킨 사이다와 관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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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포트 샌들을 신은 가족_출처 : KEEN​

패션 브랜드 유통망의 최전선은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죠. 실무자에게 ‘어반 아웃도어’ 흥행을 물었습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위즈위드 콘텐츠팀 이동찬 과장은 흥행상품으로 여름 샌들을 꼽습니다. Y2K 패션 유행과 맞물려 각광받고 있다는 건데요. “세기말 스타일이 패션트렌드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클로그(나막신)형 슬리퍼나 리커버리 뮬과 같은 제품들이 남녀불문 인기다”라고 현재 시장수요를 밝혔죠.

그는 “최근 쿠셔닝이 탁월한 리커버리 슈즈가 주목받는 것을 볼 때, 기능성이 결정적인 구입요소”라고 말했습니다. 통기성과 착용감이 우수한 슈즈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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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EEN

취재를 마치고 주변에 킨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킨? 사이다?’ 혹은 ‘처음 듣는 브랜드인데 뭐 파는 곳이지?’라는 반응이네요. 일산 킨텍스와 킨사이다에 꼬여버린 인지도를 푸는 과정. 즉 마케팅이 아닌 브랜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단호한 결심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SS시즌 반짝할인으로 무장한 샌들 열풍에 탑승하지 않고, 그 옛날 요트 위에서 브랜드 저변확대를 위해 모험을 즐긴 마틴 킨의 정신이 한국에도 스며들길 바랍니다.

김정년

김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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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N에서 구매한 내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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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7.09 승인완료

구매내역

산업 디자이너 출신 창립자의 신개념 기능화
상반된 가치를 공존시키는 특유의 브랜드 액티비즘
‘어반 아웃도어’라는 新장르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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