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들의 결속, 스여일삶

2017년 페이스북 그룹으로 시작해 현재 6500여 명이 가입한 국내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이곳은 2018년 전 세계 6000여 개(2018년 기준)의 페이스북 커뮤니티 중 한국에선 유일하게 페이스북 본사에 초대됐습니다. 스여일삶은 왜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에 주목했을까요?

스타트업 ‘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입니다.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도 20개사 가까이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벤처기업협회로부터 벤처 인증을 받은 전체 기업 수만 해도 3만 8319개입니다. 이 가운데 여성 CEO를 둔 기업은 4101개로, 전체의 10%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벤처업계 10명 중 1명만이 여성 창업자인 셈이죠.

김지영 스여일삶 대표는 이를 몸소 실감했습니다. 그는 2016년 스타트업 마케터로 일하면서 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운영진으로도 참여했죠. 그는 여성 실무자들은 쉽게 찾을 수 있어도 여성 창업자, 투자자, 멘토는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과 본인이 체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당시 김 대표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회사 내 기혼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육아를 하는 스타트업 사람들도 만나기 힘들었죠. 유연한 조직문화에도 불구하고 공감대가 모아지지 않아 점점 고민이 깊어졌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이 택한 커뮤니티

스여일삶 점심 모임 사진

스여일삶의 점심 모임. 김지영 스여일삶 대표(우)_출처 : 스여일삶

고민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합니다. 고민을 함께 나누고, 공감할 사람들을 모으고 싶다는 바람은 2017년 11월 페이스북 그룹 '스여일삶'을 만들면서 실현됐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 실무자뿐만 아니라 창업자, 투자자 및 추후 스타트업으로 이직취〮직하고 싶은 사람들도 모였습니다. 여성 동료,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자 하는 남성 회원들도 스여일삶의 8%를 차지합니다.

멤버들이 300명쯤 모였을 때,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스여일삶의 첫 모임은 2018년 3월 강남에서 열렸습니다. 스타트업계 행사가 대개 평일 저녁에 열려 기혼이거나 아이를 키우는 여성은 참여가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점심시간에 모였죠.

김 대표는 그때를 “다들 솔직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며 말 그대로 울고 웃었다”라고 회상합니다. 그는 “나보다 앞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을 한 명이라도 본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며 “같은 문제를 극복한 사람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이 생겨서다”라고 설명합니다.

셰릴샌드버그와 셀카

메타 최고 운영 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와 김 대표_출처 : 스여일삶

현대 사회 커뮤니티는 친목의 수단을 넘어 개인의 삶과 사회를 잇는 토대가 됐습니다. 김 대표는 소소한 식사 모임뿐만 아니라 세미나, 워크숍, 콘퍼런스 형태의 오프라인 행사를 꾸려 나갔습니다.

뚜렷한 비전 덕분일까요. 스여일삶은 2018년 미국 페이스북 본사에 초대됩니다. 전 세계 6000여 개의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그중 115개의 우수 커뮤니티를 선발했는데 한국에서는 스여일삶이 유일했죠. 우수 커뮤니티로 1년간 페이스북으로부터 5만 달러(약 5500만 원)의 활동 지원금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았습니다.

여기서 전 세계의 커뮤니티 운영자들을 만난 김 대표는 커뮤니티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목격합니다. 김 대표는 퇴사를 결심하고 2019년 본격적으로 스여일삶 운영에 뛰어듭니다.

오프라인 + 콘텐츠 = 스여일삶의 힘

2019 SWIK Con 현장 사진

2019 SWIK Con 현장 모습_출처 : 스여일삶

스여일삶은 2019년 8월 첫 번째 콘퍼런스 ‘SWIK Con’을 개최합니다. 김 대표는 당시 스타트업계 행사의 연사들이 모두 남자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왜 여성 연사는 없을까’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는 여섯 명의 여성 연사를 모아 행사를 열었고 250여 명의 청중이 모였습니다. ‘이게 되는구나’ 확신한 김 대표는 세미나, 워크숍 등 오프라인 행사를 활발하게 이어가며 멤버 간의 모임도 적극 지원합니다.

여전히 업계 투자자나 창업자 대부분은 남성이지만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업계의 흐름을 체감하던 때,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한 번 만남이 온라인에서 열 번 만남보다 강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오프라인의 힘을 높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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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여일삶이 출간한 인터뷰집_출처 : 스여일삶

예상보다 길어지는 팬데믹 쇼크 속 오프라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택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스여일삶은 뉴스레터로 커뮤니티의 결속력을 높인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2019년 말 커뮤니티 소식지 정도로 가볍게 출발해 업계 이슈 등을 짚어주는 데 그쳤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뷰 콘텐츠를 싣기 시작한 것은 2020년 상반기부터였습니다. 팬데믹으로 서로 만나기 어려워지자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더 많은 멤버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였죠. 그간 모은 인터뷰를 모아 지난해 7월 인터뷰집 ‘스타트업으로 출근합니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스여일삶 뉴스레터는 서비스 2년여 만에 4600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스여일삶의 주축 채널로 성장했습니다.

김 대표는 온라인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 기반의 ‘2021 SWIK Con’을 열었습니다. 3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와 개최한 웨비나 ‘2022 #HashTECH Start-up’에는 500명이 참가했습니다.

2017.11

스여일삶 페이스북 그룹 생성

2018.03

첫 오프라인 모임 성사

2019.07

첫 뉴스레터 서비스 시작

2021.12

첫 메타버스 콘퍼런스 개최

2022.04

법인 ‘스윅(SWIK)’ 설립

스여일삶 페이스북 그룹 생성

첫 오프라인 모임 성사

첫 뉴스레터 서비스 시작

첫 메타버스 콘퍼런스 개최

법인 ‘스윅(SWIK)’ 설립

수많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19 SWIK Con 현장 운영진 사진

출처 : 스여일삶

지난달 김 대표는 스타트업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및 콘텐츠 전반 운영을 위해 ‘스윅(SWIK)’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커뮤니티 ‘비버밸리’를 만들었습니다. ‘자연의 목수’라 불리는 비버가 일할수록 생태계에 도움 주는 모습에서 영감을 따왔죠.

추후 커뮤니티 성격과 잘 맞는 NFT(대체불가토큰)를 발행하는 것도 구상 중입니다. 신기술을 접목해서 커뮤니티를 보다 탄탄하게 확장해가고 싶다는 계획입니다.

2019 SWIK Con 현장 사진 (11)_세션 2 대담

스여일삶에서 진행한 콘퍼런스_출처 : 스여일삶

스여일삶이 여성만을 위한 폐쇄적인 커뮤니티가 아니냐는 의문스러운 목소리도 있어왔습니다. 김 대표는 오히려 ‘여성’은 하나의 키워드일 뿐이고 스타트업계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스타트업 내에 성비뿐만 아니라 정보, 자본, 인력 등 불균형이 많다”며 “한국에서 외국인, 탈북민이 창업한 경우도 찾기 드물다”라고 말합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서 다양성이 늘어나면 그만큼 시너지도 커지고, 글로벌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스여일삶을 통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일과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조지윤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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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5.15 승인완료

구매내역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의 공감대로 커뮤니티 구축
오프라인 행사, 주1회 뉴스레터로 높인 결속력
커뮤니티 확장, 체계화 위해 법인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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