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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of the hobby

얼마 전 ‘유튜버가 사라지는 미래’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제작한 가이낙스의 설립자인 오카다 토시오. 날카로운 문화 인사이트를 지닌 인물이죠.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SNS를 통해 모든 게 공유되는 사회에서 주변을 쫓기 보단 흐름을 파악해 자신의 길을 뚜렷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죠. 이중 1세대 유튜버의 자녀들과 아이돌이 ‘신흥 귀족’이 될 것이라는 예측의 챕터가 흥미로웠습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닌 소수의 영향력은 커져가며 세습까지 넘보는 해석인데, 반대로 세상은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나아가 외국어 공부가 필요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언어 번역기가 세계인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점쳐지고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미묘한 엇갈림이 느껴집니다. 예측불가 한 각도로 진화 중인 기술과 달리 유튜버와 셀럽의 부와 명성은 시간과 비례해 팽창하는 것이죠. 마치 연공제처럼요.

콘텐츠 파급력을 가진 이들이 거머쥘 권력. 이럴 때일수록 대중은 그들의 콘텐츠를 머리 속으로 양분화하며 옳은 방향으로 습득해야 할 것입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텍스트보다 비디오에 익숙졌으니까요. 또한 문화 귀족의 탄생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약속하는 팬덤의 덩치까지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가가 예측하는 세상이 도래하면, 많은 이의 비판적 지지는 옅어지겠죠.

금주 바이브랜드는 아주 살짝 틀어 접근한 기사를 제공하려 합니다. 세간의 기대를 받고 화려하게 개장한 테마파크 레고랜드는 올봄 국내에서 가장 핫한 명소였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개발 중 파괴된 유적과 불공정 계약 등 잡음은 물론 내년부터는 임시 휴장에 들어갑니다. 레고랜드의 봄은 개장월에 멈춘 듯 하네요.

최근 해외 방송사 혹은 카메라 회사는 물론 아이비리그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다니는 이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제작하는 브랜드는 아닌데 이토록 인기를 끌까요? 라이선스 붐을 통해 MZ세대 패션 트렌드를 짚어봤습니다.

부산을 거점으로 한 1세대 편집숍 ‘발란사’는 수도권 마니아의 성원에 힘입어 서울에 매장을 오픈한 부산의 자존심입니다. 음악과 빈티지스러운 무드로 소위 힙한 패션 피플이라면 하나쯤 소장하고 있는 브랜드죠. 서브컬쳐의 위력은 갈수록 커져갑니다. SNS와 이커머스를 결합한 쇼핑 트렌드를 선도하는 ‘프리즘’ 또한 패션, 가구, 조명, 오디오처럼 타 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확장된 카테고리로 영상을 통해 쇼핑을 즐기는 문화를 이끌고 있죠.

급진적인 취향 변화가 아닌 정면을 응시 중인 고개를 살짝 틀면 보이는 세상. 독자들의 입체적인 미래와 함께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레고랜드 ;
레고랜드에 봄이 올까요?

라이선스 패션 ;
로고 대여 아닌 리빌딩

발란사 ;
그냥 발란사로 불리고 싶어요

프리즘 ;
공간 삼킨 사각 스퀘어

뭐부터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