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개면 500원’

모니랩이 10대 위한 금융앱 을 출시한 이유

지난해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초·중·고 학생 1만 5000명(각 5000명)을 대상으로 경제이해력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국 평균 점수는 초등학생이 58.09점, 고등학생은 51.74점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중학생은 49.84점으로 절반도 맞히지 못한 것으로 나탔습니다. 아직도 ‘청소년’과 ‘금융’은 낯선 조합일까요?

이에 청소년들의 금융 경험 확장에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청소년 대상의 모바일 금융 플랫폼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그린라이트’는 2020년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라 작년에는 기업 가치 23억 달러(약 2조 8285억 원)를 달성했습니다. 부모가 구독료를 내면 자녀에게 모바일 직불 카드를 내주고, 지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모니_대표

이경훈 모니랩 대표_출처 : 모니랩

주눅들 법도 한데 회의실에서 마주한 이경훈 모니랩 대표는 자신만만했습니다. 지불자인 부모의 선호와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여타 10대 대상 금융 서비스와는 달리 실 사용자인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접목한 것은 모니가 유일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모니랩은 올해 1월 용돈 관리를 시작하는 초등학생 가정을 위한 맞춤형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 ‘모니’를 출시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성수동 모니랩 본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는 Z세대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를 위한 ‘금융 놀이터’의 모습을 들어봤습니다.

10대를 위한 금융 서비스, 모니

지난 2020년 1월, 이 대표는 한국 뮤렉스파트너스에서 투자심사역으로 근무하던 중 청소년 금융 시장에 매료됐습니다. 당시 미국에선 청소년들의 용돈 관리를 도와주는 스타트업 그린라이트가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 금융 선진국도 마찬가지였죠. 그는 선진국일수록 ‘청소년 금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라는 가설을 내렸습니다.

해외 사례에서 확신을 얻은 이 대표는 조만간 국내도 청소년 대상 핀테크의 시류가 올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한국도 인프라를 잘 갖췄을 뿐만 아니라 10대의 주를 이루는 알파세대 및 부모인 밀레니얼 세대의 디지털 적응력이 높은 만큼 분명 수요가 있을 것이라 봐서죠. 그는 2021년 2월 모니랩을 세우고 이듬해 1월 모니를 정식 출시합니다.

[모니랩] 모바일 앱 핵심 이미지

모니 앱 구동 화면_출처 : 모니랩

모니의 주요 기능은 부모가 자녀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이를 수행하면 보상으로 용돈을 지급하는 ‘용돈 미션’입니다. 설거지, 방청소 등 심부름부터 셀카 보내기 등 친목형 미션까지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부모가 직접 자신만의 미션을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출시 3개월 만에 이용자 수 1000여 명을 확보한 모니는 올해 2월 인포뱅크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소셜·게임 기능을 금융에 더하다

모니는 청소년 특화 핀테크라는 이색적인 모델을 들고 나왔습니다. 문제는 대형 금융회사에 비해 떨어지는 이용자 수와 데이터베이스였습니다. 경쟁력에 대한 부재는 초기 스타트업이 겪는 공통 과제지만 이 대표는 해결책을 입체적인 각도에서 찾아냅니다.

기존 청소년 대상 금융 서비스는 지불자인 부모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합니다. 정작 주 이용자인 청소년의 관심사는 배제됐다는 것이죠. 그는 “갑자기 금융 경험을 제공한다고 해서 없던 관심이 생기지는 않는다”라면서 “청소년기에 가장 관심 있는 소셜 기능과 게임 요소를 모니 앱 내에서 금융 활동과 함께 녹여낼 예정”이라고 강조합니다.

모니에서 설정할 수 있는 용돈 미션의 예시_출처 : 모니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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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에서 설정할 수 있는 용돈 미션의 예시_출처 : 모니랩

청소년 대상 서비스는 보통 지불자를 이들의 부모로 가정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 대표는 여기서 맹점을 찾았습니다. 부모가 지불자다 보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임에도 부모의 선호와 접근성을 고려한 편의 기능이 붙게 됩니다. 특히 돈을 들여 아이에게 시킬 때는 대개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크죠. 갈수록 실 사용자인 청소년들의 흥미와는 멀어지며 성인이 되면 서비스 이탈이 잦아질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내 청소년 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구독료 등의 모델은 수입 상방이 막혀있겠다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그는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트래픽을 늘리는 것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소셜 기능과 게임 요소를 녹이겠다는 것도 자물쇠 효과(고객이 한번 사용한 제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현상)를 통해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트래픽을 모은 후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들이 광고, 마케팅을 할 수 있는 B2B 사업 모델을 구상 중입니다.

모니는 올해 7월 중 기업들이 ‘챌린지’ 형식의 캠페인을 통해 포인트나 상품 등 보상을 제공하는 모델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서비스 출시 전 청소년들에게 직접 금융에 대한 불만을 물어봤을 때,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입을 모아 ‘용돈이 부족하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캠페인으로 청소년들은 간접적이지만 값진 금융 경험을,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고관여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소꿉친구, 술친구가 될 때까지 책임진다

모니는 중·고등학생을 포함한 청소년들이 앱으로 수입도 내고 소비, 저축, 투자 등 금융 활동을 오래도록 영위할 목표를 밝혔습니다.

우선 10대의 관심사를 녹인 서비스인 ‘살말(제품을 살지 말지를 커뮤니티에 물어보면 다른 이용자들이 댓글로 대답해주는 것)’ 챌린지, ‘랜봉(랜덤 봉투. 제품, 쿠폰 등을 무작위로 봉투에 넣어 판매하는 것)’ 용돈 미션 등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인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Z세대, 알파세대를 위한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도 등장해야겠죠? 소년 시기부터 모니를 사용해온 Z세대, 알파세대 고객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쓸 수 있도록 장학금, 학자금 대출 정보 및 알바비 선지급 서비스 등 시기에 때맞춰 필요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다양한 금융 소외 계층이 있지만 청소년들은 (그동안) 쉽게 간과됐다”라며 “금융 경험을 제공해서 금융 이해도를 높여 건강한 자본 사회를 만들겠다는 미션이다”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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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 캐릭터_출처 : 모니랩

오사마 빈 라덴 체포작전에 큰 기여를 한 미 해군 대장 ‘윌리엄 맥레이븐’은 '당신의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불부터 개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모니는 10대에게 어려운 미션 대신 가정 내 빨래를 개는 일부터 일러줍니다. 윌리엄 대장의 말처럼 가장 기본적인 습관이 곧 최고의 ‘자신’을 만들어줍니다. 경제공부 역시 어렵지 않습니다. 모니의 작지만 소중한 미션이 10대의 경제공부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지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조지윤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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