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웨어 입는 MZ의 진심

롯데월드몰 the Court_출처: 바이브랜드

아재들의 동호회 스포츠였던 테니스가 달라졌습니다. MZ세대가 코트 위에 ‘테린이’로 나섰죠.

지난 24일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열린 테린이의 축제 ‘the Court’를 다녀왔습니다. 100평을 가득 메운 12개의 브랜드를 보니 ‘테니스웨어가 이렇게 패셔너블했나?’ 싶더군요.

롯데백화점의 송화석 스포츠팀 팀장을 만나 the Court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시장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한여름의 테니스 축제

인스타그램에 #테니스치는여자를 검색하면 11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나옵니다. 피드에서는 ‘라켓, 가방, 유니폼’을 뽐내는 그들만의 패션쇼가 펼쳐집니다. 롯데백화점 스포츠팀에 따르면 외부 테니스웨어 브랜드의 신규 고객 중 70% 이상은 2030대 소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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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urt_출처: 바이브랜드

백화점과 쇼핑몰에는 젊은 층의 테니스 열정을 만족시킬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한정된 의류만 취급하죠. 라켓과 가방을 구매하려면 동대문 근처의 체육사를 전전해야 합니다. 이는 the Court를 기획한 배경이죠. MZ세대가 테니스 라이프스타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테니스웨어와 라켓 커스텀 서비스 등 이색 콘텐츠를 눌러 담았다고 하네요.

기능파vs감성파

the Court의 조합을 보면 재밌습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처럼 친숙한 정통 스포츠 브랜드와 힙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공존합니다. MZ세대의 니즈를 고려한 라인업 같습니다. 경기할 때의 쾌적함과 운동 후 인증샷 모두 포기할 수 없으니깐요.

“테니스 칠 때는 고기능성 옷을 입고 SNS용 촬영 때는 힙한 웨어로 갈아입는 소비자도 많아요.”

노모어베이글스코어, 테니스보이클럽 제품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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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어베이글스코어 제품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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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보이클럽 제품_출처: 바이브랜드

브랜드 유형에 따라 제품의 소구점이 다릅니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는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는 힙함을 가미합니다. 코트 위에서 다채로운 컬러와 일러스트를 뽐낼 수 있죠. the Court 한 켠에서 비비드한 초록색과 주황색을 자랑하는 ‘노모어베이글스코어’가 대표적입니다.

브랜드명부터 흥미롭더군요. 테니스에서 베이글스코어란 6:0 상황으로 우세한 경기를 뜻합니다. 승부에 연연하기보단 테니스 문화를 즐기자는 뜻에서 노모어+베이글스코어를 외친다고 합니다.

매장 직원에 따르면 통기성이 우수한 소재에 일러스트를 더해 일상복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기자가 고른 반팔 라운드 티의 가격은 6만 9천 원. 친구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청바지에 입어도 예쁘겠다며 반기네요. 친구가 사줬으면...

‘테니스보이클럽’의 코너도 힙한 감성이 묻어납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테니스 치러 가는 소년의 모습을 담은 브랜드인데요. 반팔 티 소재에 대해 물었습니다. 기능성이 아닌 면 소재의 컨셉츄얼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3만 원 대의 가격을 감안하면 기능성 소재를 바라는 건 욕심일 수 있겠네요.

테니스 메트로 코너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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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메트로 코너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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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메트로 코너_출처: 바이브랜드

정통 스포츠 브랜드의 인기도 대단했습니다. ‘윌슨, 나이키, 헤드, 요넥스’가 진열된 편집숍 ‘테니스 메트로’에 인파가 몰렸죠. 스포츠계의 에이랜드를 보는 듯했습니다. 국내 유일 나이키 테니스의 스페셜티 매장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진열된 고기능성 제품들을 보면 테니스 초보인 기자의 실력도 커버해 줄 것 같네요.

송 팀장은 테니스웨어의 변화가 골프 시장의 흐름과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필드에서만 입는 기능성 옷에 치중됐던 골프웨어도 시장 연령대가 낮아지며 캐주얼 요소가 접목됐으니깐요.

100평 즐기는 팁

기자가 추천하는 the Court의 포토존은 내부가 아닌 2층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테니스장 로드로 구분된 코너가 한 눈에 보입니다. 그야말로 포토 맛집.

매장 내부에서는 체험형 콘텐츠를 진행하니 갑자기 팡 팡 괴음이 들려도 놀라지 마세요. 혼자서 테니스를 칠 수 있는 게임존의 소리니깐요. 라켓을 구매하기 전에 자세를 점검하고 자신에게 맞는 라켓의 무게를 확인할 수 있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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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urt_출처: 바이브랜드

테니스 메트로 한 켠에서는 빠른 손놀림으로 이뤄지는 스트링 서비스도 볼 수 있습니다. 기계와 수작업의 하모니에 넋을 놓고 봤네요.

윌슨 매장의 라켓 커스텀 서비스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테블릿으로 원하는 ‘색상, 재질, 핸들 타입, 로고’를 선택해 나만의 라켓을 만들 수 있으며 제품 배송까지 약 8주가 소요됩니다. 기자도 퍼스널 컬러인 블루로 라켓을 꾸며봤습니다. 최종 가격은 32만 9천 원이네요.

스트링 서비스 및 커스텀 라켓 서비스 현장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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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urt에서 볼 수 있는 스트링 서비스_출처: 바이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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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완성한 커스텀 라켓_출처: 바이브랜드

왜 골프에 밀렸을까

the Court에 너무 만족했던 걸까요? MZ세대 사이에서 골프가 테니스보다 먼저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 의아했습니다. 테니스가 더 역동적인 데다 비용도 저렴한데 말이죠. 심지어 해외에서는 테니스가 더 고급 스포츠로 인식됩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이미 성숙기였다는 것이 송 팀장의 설명입니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스포츠로 자리 잡으며 여러 유통 채널에 입점한 덕분에 MZ세대가 골프웨어에 관심이 생겼을 때 구매할 기회가 많았죠. 스포츠에서 패션도 신경 쓰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국내처럼 골프가 백화점의 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은 국가도 많지 않다고 하네요.

테니스웨어의 유통 채널은 부족했습니다. 마니아를 위한 스포츠였기 때문이죠.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 테니스웨어 사업을 축소시킨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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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이브랜드

송 팀장은 테니스가 반짝하고 끝날 유행은 아니라고 전망합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즐기는 유럽 시장처럼 국내 테니스 문화의 저변도 넓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백화점과 쇼핑몰들이 테니스웨어만 진열하던 기존 방식에서 나아갈 때가 된 겁니다.

the Court에 대한 기자의 감상평은 ‘건강한 사치’입니다. 누구나 기왕이면 폼 나게 운동하고 싶으니깐요. 나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이 정도 사치는 부려도 되지 않을까요?

이한규

이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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