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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깨기 도전자, 저스트 에그

‘이 제품에는 계란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저스트 에그 패키지에 적힌 문구입니다. 대체식품계의 샛노란 루키죠.

F&B 시장에서 ‘대체’라는 수식어가 화두입니다. 식물성 원료 기반의 대체육과 대체생선까지 개발됐으니 말 다 했죠. 국내 달걀 시장의 뉴페이스도 등장. 2022년 4월 SPC삼립이 출시한 ‘저스트 에그’가 그 주인공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푸드 테크 기업 ‘잇 저스트(Eat Just)’의 발명품인데요.

‘캐나다, 중국, 싱가포르’에도 진출한 글로벌 스타입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약 22만 명. 2022년 10월 기준 달걀 3억 개와 맞먹는 양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먹는 것에 진심인 기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잇 저스트와 SPC삼립에게 이 노란 액체의 정체를 들어보죠.

단독 주연보단 공동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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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에그를 활용한 스크램블_출처: JUST Egg

저스트 에그는 녹두의 단백질로 계란과 유사한 질감 및 농도를 구현한 제품입니다. 콜레스테롤은 0mg. 제품 종류는 액상형인 대체 스크램블과 사각형 오믈렛 형태의 폴디드로 나뉩니다. 대체 스크램블의 뚜껑을 열자 진한 콩국 내음이 풍깁니다. 다행히 콩 비린내는 필터링됐네요.

온라인 채널에서 쉽게 구매 가능합니다. 일반 달걀 8알 분량의 한 병 가격은 7990원(마켓컬리 기준). 달걀 한 판(30개)의 가격을 감안하면 비싼 편입니다. 잇 저스트는 “한국 시장에서 고가에 속하지만 판매가 인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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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에그를 활용한 계란찜_출처: JUST Egg

추천 레시피는 스크램블과 계란찜 및 계란말이라고요. 스크램블 형태로 조리해 보니 촉촉하고 몽글몽글한 비주얼이 달걀과 유사합니다. 시식단을 자처한 가족들은 두부가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실제 담백한 두부 맛에 가까웠죠. 소금 간을 더하거나 케첩에 찍어 먹길 추천합니다.

채소와 조미료를 가미해 계란찜으로 만들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부재료가 도와주니까요. 기자는 일식 레시피를 차용해 잘게 다진 양파와 버섯 그리고 참치 액젓을 추가했습니다. 채수와 액젓의 감칠맛이 저스트 에그의 담백함과 조화롭네요.

슈퍼푸드에 내민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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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UST Egg

탄생 일화를 살펴보죠.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잇 저스트는 식물성 식품을 제조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입니다. 기업의 전신은 ‘햄튼 크릭’. 조쉬 테트릭 CEO가 친환경 웰빙 식품을 생산하고자 3만 7천 달러(약 5천 3백만 원)의 자금으로 창업한 곳입니다.

왜 굳이 달걀을 골랐을까요? 세계적인 슈퍼푸드를 대체하는 건 쉽지 않은데 말이죠. 채식과 알레르기 등 다양한 이유로 계란을 먹지 않는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또한 기존보다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했죠. 그렇게 저스트 에그의 시작점이 된 비욘드 에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물에 녹이면 계란과 유사한 색상과 질감을 내는 가루 형태의 단백질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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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믈렛 형태 폴디드(좌), 액상 형태 대체 스크램블(우)_출처: JUST Egg

이를 활용한 ‘저스트 마요’ 소스는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2016년 햄튼 크릭의 기업 가치는 11억 달러(약 1조 2433억 원)를 달성, 유니콘 기업에 등극합니다.

녹두를 새로운 원재료로 활용하기까지 수천 개의 식물 샘플을 연구했습니다. 계란 스크램블과 유사한 모양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했다고요. 녹두 단백질의 비밀을 밝혀낸 첫 번째 회사라고 자부하네요. 생산 과정에서 환경 보호의 이점도 강화합니다. 잇 저스트에 따르면 저스트 에그는 일반 계란보다 땅과 물 소모량이 각각 83%, 93% 적습니다. 탄소 배출량도 80% 이상 절감되고요. 어떤 과정을 통해 이 같은 효과가 달성되는지 물었지만 구체적인 답을 듣진 못했습니다.

운동선수들과 패기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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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JUST Egg

웰빙과 친환경이란 키워드는 마케팅 재료가 됐습니다. 웰빙식품으로서 포지셔닝을 강화하기 위해 스포츠 선수들을 브랜드 앰베서더로 기용, 이들의 팬덤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합니다. 2022년 8월, 미국의 축구 스타 애슐린 해리스 및 알린 크리거와 웰니스 키트를 제작했는데요. 두 선수가 큐레이션한 셔츠와 스포츠용 가방 및 저스트 에그 레시피 안내서로 구성됐습니다. 2021년 6월에는 미국의 올림픽 스타이자 스키 선수인 린지 본과 손잡습니다. 그의 저스트 에그용 샌드위치 레시피를 영상으로 제작한 겁니다.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해당 콘텐츠의 조회 수는 약 12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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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에그의 푸드트럭_출처: JUST Egg

친환경 이미지와 관련된 홍보에서는 과감한 행보를 보입니다. 아침 식사 시간대에 맞춰 도심 곳곳 푸드트럭을 운영했는데요.

트럭 상단 광고판에 적힌 문구는 “These egg sandwiches are more effective against climate change than Congress. Sad. (슬프지만 이 샌드위치가 기후 변화를 대비하는 데 의회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기후 관련 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워싱턴 D.C 의회 앞에서 푸드트럭을 개시하기도 했죠.

국내 프랜차이즈와의 적극적인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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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인더가든에서 론칭한 저스트 에그 샐러드_출처: JUST Egg

한국 시장의 파트너사로 SPC삼립을 선정한 건 식품 기술 노하우와 폭넓은 유통 채널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실제 국내 판매용 저스트 에그는 SPC삼립에서 제조됩니다.

그룹사 내 F&B 프랜차이즈와의 협업도 적극 추진 중입니다. 2021년 9월, 파리바게뜨 직영점을 대상으로 잉글리시 머핀에 저스트 에그 폴디드와 치즈를 넣은 ‘저스트 에그 멀티그레인 머핀 샌드위치’를 론칭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최초로 선보인 저스트 에그 메뉴였죠.

샐러드 전문 매장 피그인더가든에서는 시즌별로 컬래버레이션한 보울 샐러드와 스쿱 샐러드를 출시했습니다. 최근 공개한 가을 메뉴 ‘저스트 에그 당근라페 샌드위치’의 반응도 긍정적이죠.

피그인더가든 스트로베리 저스트에그 샐러드

피그인더가든에서 론칭한 저스트 에그 샐러드_출처: JUST Egg

달걀이란 교집합이 있는 에그 샌드위치 매장 ‘에그슬럿’과의 협업 계획은 없는지 물었습니다. 아직은 예정된 바가 없다고 합니다. SPC삼립의 제빵 브랜드들과의 프로젝트도 염두에 두고 있진 않다고요.

육고기부터 생선과 우유까지 대체식품 시리즈의 저변이 확대됐습니다. 블룸버그 산하의 시장조사 전문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대체육과 대체우유를 포함한 전 세계 2030년 식물성 식품 시장 규모가 1620억 달러(약 2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물론 대체식품만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무조건적인 해답이라기보단 새로운 먹거리니까요.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려면 원작을 대체할 만한 맛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슈퍼푸드의 자리를 꿰차려는 저스트 에그도 직면한 과제일 겁니다. 달걀 프라이 러버는 많으니까요.

이한규

이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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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10.17 승인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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