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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와 맛집의 온리원 ‘맛남’

출처 : 컬리

PB(유통사의 자체 브랜드)는 2022년 국내 유통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가 PB 상표권을 대거 출원하며 각축전을 벌였죠. 올해 1월 홈플러스가 론칭한 식품 브랜드 ‘지금 한끼, 정성 방앗간’과 이마트 24에서 선보인 가성비 식품 및 리빙템 브랜드 ‘아임이’가 한 예입니다. 업체들이 PB에 투자하는 건 차별화된 구색으로 고객 방문을 유도하기 위함인데요.

컬리*의 단독 상품인 ‘컬리온리’도 같은 이유로 탄생했습니다. 맛집의 메뉴를 본뜬 가정 간편식과 독점 수입한 해외 식품으로 구성되죠. 컬리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 기준 상위 10개 품목 중 8개가 컬리온리, 최근 1년간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했다고요.

*마켓컬리는 2022년 10월 이후로 서비스명을 컬리로 변경함

컬리온리는 어떻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까요? 정복기 컬리 가공식품팀 리더가 그 맛의 여정을 이야기합니다.

놓쳐선 안 될 맛집 리스트

물류센터

컬리 물류센터_출처 : 컬리

강점이던 새벽배송을 지원하는 업체가 늘었으니 이젠 컬리온리가 핵심 경쟁력이 아닌가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내부에서도 같은 의견이라고 합니다. 3년 전부터 해당 사업을 확대한 배경이죠. 인기 상품은 이연복 셰프의 중식당으로 유명한 목란의 짬뽕과 짜장면, 전주 대표 맛집인 베테랑의 칼국수, 최현석 셰프의 트러플 뇨끼*입니다.

*뇨끼: 감자 또는 밀가루 반죽을 작고 동그랗게 빚어 요리한 크림 파스타

1) 컬리온리 목란 짬뽕, 2) 컬리온리 전주 베테랑 칼국수_출처 : 컬리

짬뽕

컬리온리-목란 짬뽕_출처 : 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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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온리-전주 베테랑 칼국수_출처 : 컬리

처음부터 컬래버레이션 대상을 점 찍고 시작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F&B 시장 특성상 입체적인 분석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상품 포트폴리오(전체 구색)를 고려하는 것이 컬리의 방식입니다. 카테고리 현황 중 강점과 약점을 추리는 것이 첫 번째. 박차를 가할 정도로 인기 있거나 경쟁사보다 뒤처지는 제품군에서 라인업을 강화하는데요. 특히 약점 검토 단계에선 내외부 요인 중 어디에 기인하는지 따져보며 신제품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예컨대 숏파스타 간편식의 매출 감소 요인이 롱파스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서라면 더 이상 짧은 면을 개발하지 않는 거죠.

기틀이 잡히면 구체화에 나섭니다. 협업 대상 선정 시 유명세보단 맛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로제 떡볶이 기획 단계에선 모든 브랜드의 메뉴로 시식회를 열었다고요. 섭외 과정은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 업계에선 소위 ‘뻗치기’라고 하죠. 가정 간편식의 품질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보니 거절당하기 일쑤입니다. 목란 시리즈 기획 단계에서도 여러 번 설득한 끝에 이연복 셰프의 허락을 따냈죠. 카페 사장님의 마음을 돌리고자 3일간 매장에 방문한 웃지 못할 일화도 있습니다.

1) 컬리온리 기획을 위한 시식회, 2) 컬리온리 다운타우너 핫도그 2종_출처 : 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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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온리 기획을 위한 시식 과정_출처 : 컬리

[다운타우너] 시그니처 핫도그 2종

컬리온리-다운타우너 핫도그 2종_출처 : 컬리

최종 출시되려면 컬리의 상품위원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시식단 모두가 만족할 때까지 1년간 수정 작업이 반복될 때도 허다한데요. GFFG의 햄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와 기획한 핫도그가 대표적입니다. 약 1년 동안 향신료 및 돼지고기 함량을 수정한 결과 현재 하루에 1천 개 이상 판매되는 히트작이 됐죠. 맛 보증 수표가 된 컬리온리를 플랫폼의 광고 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은 없을까요? 내부에서 논의한 적은 있지만 아직 예정된 바가 없다고 합니다.

해외파를 꿈꾸는 컬리

시장 내 쟁쟁한 후보가 많기에 긴장감을 늦출 순 없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 추정치는 2020년 대비 약 25% 성장한 5조 원대입니다. 실제 대형마트만 가도 미식에 가까운 간편식을 구매할 수 있는데요. 2022년 10월 롯데마트는 HMR 브랜드 ‘요리하다’를 리뉴얼했습니다. ‘집에서 즐기는 셰프의 레시피’를 슬로건 삼아 셰프들이 개발한 라멘과 스테이크 및 부대찌개 등을 론칭했죠. 판매 10일 만에 매출 성장률 100%를 달성하며 고공행진 중입니다. 이마트의 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도 순희네 빈대떡과 조선호텔 김치 등을 선보이며 올해 3분기 기준 3천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고요.

컬리는 미식 전쟁에 대비하고자 컬리온리의 해외 식품 라인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 10월 냉동식품으로 유명한 프랑스 브랜드 ‘피카드’와 단독 판매 계약을 체결했죠. 1906년 설립된 피카드는 프랑스 내 기업 선호도 1위에 오른 식품 명가인데요. 오는 12월부터 컬리는 국내에서 피카드의 ‘야채, 과일, 베이커리, 디저트’ 등을 판매한다고 합니다. 해외 수출 판로도 개척하는 중입니다. 올해 8월 싱가포르의 식품 판매 커머스인 ‘레드마트’에서 브랜드 전용관을 오픈했죠. 칼국수와 만두 및 떡볶이 등 냉동 한식을 판매 중입니다.

1) 캐시 콜라트 가이거 피카드 대표(좌), 김슬아 컬리 대표(우), 2) 컬리 물류센터_출처 : 컬리

[컬리] 피카드 협업 관련 - 캐시 콜라르트 가이거(Cathy Collart Geiger) 피카드 대표(좌), 김슬아 컬리 대표(우)

캐시 콜라트 가이거 피카드 대표(좌), 김슬아 컬리 대표(우)_출처 : 컬리

[컬리] 물류센터 (2)

컬리 물류센터_출처 : 컬리

국내 새벽 배송 서비스를 개척한 컬리는 이제 단독 상품에도 방점을 찍었습니다. ‘팔수록 적자’라는 업계 표현이 있을 정도로 새벽 배송은 고비용 구조인 만큼 컬리온리가 새로운 성장 기회로 귀결될 수도 있죠. 실제 앞서 언급한 2022년 성과를 감안하면 선방 중입니다. 여건상 맛집과 해외를 방문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해결책이 돼주니까요. 컬리가 차별화된 맛을 포섭하기 위해 부단히 달려야 하는 이유죠. 컬리온리가 식품업계의 온리원 강자에 오르려면 그 발걸음이 멈춰서는 안될 겁니다.

이한규

이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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