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방 사장님이 알려주는 우드카빙 입문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우드카빙은 나무토막을 날붙이를 이용해 손수 깎아내며 형상을 잡고, 목적을 지닌 물건을 만드는 목공예 장르입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골목상권 구석구석 자리한 소규모 공방이나 기업기관의 원데이클래스 개설을 통해 조금씩 보급되고 있는데요. 공방주인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다양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인천 구월동에서 우드카빙 공방 <사각소리>를 운영하는 조이솔 작가를 만났습니다. 어떤 브랜드 아이템을 쓰는 게 좋은지. 나무를 직접 깎아 수저를 만들어보면, 어떤 희열을 누릴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우드카빙은 마음을 다스린다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라 들었어요. 어쩌다 우드카빙을 직업으로 삼게 되셨나요?
작은 회사에서 편집 디자인을 8년 정도 했을 거예요. 다들 그렇지만 매일 반복되는 삶이잖아요. 야근도 많고 주말에는 잠도 몰아서 잤죠.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취미 거리를 알아봤는데요, 직접 뭔가 만들어내는 경험에서 성취감을 느꼈어요. 도마도 만들고 탁자도 만드는 경험이 너무 뿌듯한 거죠.
목공방 <사각소리> 운영자 조이솔 님_출처 : 사각소리
그러다 나무랑 친해졌어요. 하루는 나무 숟가락을 깎는 원데이 클래스를 하게 됐는데 나무를 깎아내는 그 순간이 제게는 너무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숟가락을 만드는 데 4시간이 걸렸거든요. 신기하게도 손이 너무 아픈데 집중력이 좋아지고 잡생각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그 때 우드카빙 가르치시던 선생님께서 나무깎던 저한테 “우드카빙 배워서 뭐하실 건가요?”라고 물어보셨어요. 막연하게 “저도 나중에 이런 공예일 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는데 “끝이 있어야 시작이 있죠”라는 말씀이 제게 우드카빙을 시작할 용기가 됐어요.
퇴사를 꽤 오래 고민했던 터라 바로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우드카빙이랑 목공예 공부에 나서기 시작했어요. 우드카빙은 일단 많이 깎고 몰두하는 게 중요해서 공방을 일단 열기로 했는데요. 집이랑 가깝기도 하고, 이 동네 분위기나 붉은색 건물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구월동이라는 오래된 동네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잡게 됐습니다.
우드카빙에도 장르가 있을까요?
작업자마자 스타일이 달라요. 저처럼 식기류를 깎는 분이 계실테고, 동물 조각하는 분들도 있어요. 중요한 건 나무토막을 칼 쓰는 법을 배워 깎아내는 것이고. 깎은 나무에 쓸모를 만들고 형상을 만드는 것이죠. 여기에 속하면 모두 우드카빙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입문수업으로 버터나이프, 숟가락, 볶음 주걱 등 3-4시간에 만들 수 있는 식기류를 추천해요!
우드카빙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초보자가 해봄직한 난이도인지 궁금합니다.
우드카빙은 칼사용법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하는게 맞나?”싶어서 주저하게 되지만, 여러번 거듭하면 결국 이해하게 됩니다. 하고 싶은 의욕도 더 많아지고요. 한 형상을 만드는 일에 적응하고, 다음에는 그것을 변형하고, 응용하면서 재미를 붙이는 거죠. 만드는 모양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출처 : 바이브랜드
출처 : 바이브랜드
출처 : 바이브랜드
원데이 클래스 루틴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물건마다 다른데, 3~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먼저 나무판에 수강자가 원하는 모양을 그림을 그려 칠하면, 칼을 덧칠한 부분에 들이대며 감을 익혀요. 하다보면 날붙이를 다루며 긴장했던 몸이 풀리는데요. 사람마다 속도는 다른데 결과적으론 다 편하게 하세요.
수업에 참여하신 분들이 칼 다루는 게 익숙해졌다 싶으면, 클래스에서 정한 물건이나 형상을 만들어내는 걸 돌아다니면서 도와드리면서 서너시간 동안 작업을 마쳐요.
일단 쉰다는 것에 대한 의미, 쉼의 필요가 개개인 별로 높기 때문에 우드카빙이란 행동이 취미로서 유행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조각을 통해 얻는 경험을 전하는 말은 각자 표현이 다를 순 있어도 메시지는 같다고 봐요. 뭔가를 깎아나가면서 내 마음과 마주하는 거죠.
신기하게도 우드카빙 공방에 찾아오는 분들이 “생각을 덜어내고 싶을 때 한다”는 말을 참 많이 해주셨어요. 저마다 마음에 힘들고 어지러운 것을 갖고 있는데, 조금 편하게 비워내고 싶은 분들이 한번쯤 우드카빙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나무를 깎으면 신기하게도 마음상태나 생각의 흐름이 하나로 좁혀져요. 그렇게 통일된 흐름이 칼을 내려놓거나 조각을 완성시키는 동안 멎는 경험을 하기도 하거든요. 공방 안에서 깎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도 나누면서 서로 위로도 건내죠.
신기하네요. 딱딱한 나무를 깎는데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는 게!
이색데이트를 찾는 커플 분들도 많이 참여 하시지는데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일과 사생활을 구분하려 애쓰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세요. 산다는 게 참 애쓰는 일 투성이잖아요. 마음에 상처를 받은 분들이 많이 찾아주셨고 지금도 그래요. 참 신기하죠. 제가 우드카빙을 하며 위로를 받았던 첫 순간이나 그 때 그 마음을 저도 계속 느끼는 거죠. 위로가 사람 마음을 말랑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우드카빙 입문을 위한 아이템
우드카빙을 취미로 시작하려면 필수장비로 어떤 걸 갖춰야 하나요?
먼저 좋은 나이프가 필요하죠. 3만원 안팎하는 모라나이프(MORAKNIV)브랜드의 카빙나이프와 후크(스푼)나이프를 추천해요. 스웨덴 브랜드고 오일먹은 자작나무 손잡이에 카본합금으로 만든 칼날이 붙어있어요. 일단 카빙과 후크 두종류만 있어도 수저같은 식기류는 충분히 만들수 있어요.
1) 출처 : 모라나이프
2) Woodcarving 106_출처 : 모라나이프
3) Hook Knife 163 Double Edge_출처 : 모라나이프
출처 : 모라나이프
Carving Knife Woodcarving 106_출처 : 모라나이프
Hook Knife 163 Double Edge_출처 : 모라나이프
먼저 카빙 나이프라고 깎는 용도의 칼이 있어요. 엄청 날카로운 칼인데, 무조건 필요해요. 그리고 후크 나이프. 숟가락 파거나 그릇 안쪽에 곡선을 줄 때 필요하죠. 그리고 그릇을 만들 땐 환도까지 필요하죠.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썼던 칼날이 구두주걱처럼 굽은 칼이죠.
여기에 조각을 가다듬을 사포와 작업이 끝난 다음 발라줄 오일이 필요하고요. 보통 건성유인 생들기름, 호두기름, 아마씨유를 사용해요. 저는 루비오 모노코트를 쓰고 있어요. 작업이 끝난 다음 오일을 발라주면 결대로 나무가 말라서 목공예품이 완성되죠.
나무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공방마다 조금씩은 다를텐데 저는 호두나무와 벚나무를 많이 써요. 가구에서도 쓰는 고급 나무죠. 딱딱한 편이긴하지만, 깎아내는 맛이 있어요. 특히 둘을 나란히 놓으면 밝기차가 선명히 대조되는데요. 취향에 따라 쓰시면 될 거 같아요.
요즘에는 인터넷에 우드카빙키트를 검색하기만 해도 잘 갖춰져 있긴한데, 제가 말씀드린 정도만 갖춰도 집에서 혼자 작업하기 좋습니다. 잘 안되면 집근처에 있는 목공방이나 취미모임 플랫폼에서 열리는 원데이 클래스를 찾아서 도움을 얻는 것도 추천드려요.
김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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