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떡볶이에 와인 한 잔 어떠신가요?”

출처 : 위키드 와이프

위키드 와이프. 직역하면 악처라는 뜻입니다. 일간지에서 기자로 일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가던 이영지 대표는 문득 와인클래스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17년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타협하지 않고 치열하게 목적 있는 삶을 살아가는 서울의 일하는 여성’을 떠올리며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키드 와이프라는 이름으로 와인바를 오픈했습니다.

위키드 와이프는 창업 초기부터 푸드 페어링에 집중했습니다. 고객들에게 단순히 와인 한 병을 권하는 게 아니라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페어링 조합을 함께 설명하는 데 집중했죠. 페어링 음식도 보통 와인과 함께 곁들여 먹는 치즈나 고기는 물론 치킨이나 한식까지 범주가 다양합니다. 다양한 내추럴 와인과 독특한 페어링 설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위키드 와이프는 이후 사업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했습니다.

최근 위키드 와이프가 온라인에서 꾸리고 있는 사업은 바로 와인 정기구독 서비스입니다.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이 직접 원하는 와인을 골라갈 수 있다면, 온라인 서비스는 소비자의 취향을 확장시켜주는 데 집중합니다. 제공되는 정기구독 박스는 두 가지입니다. ‘경험박스’는 매달 테마에 맞춰 한 달에 한 병의 와인을, ‘플레이박스’는 세 병의 와인을 제공합니다. 각 박스에는 페어링 카드가 함께 제공되는데요, 맛에 대한 설명은 물론 페어링하기 좋은 음식까지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키드 와이프가 추구하는 푸드 페어링과 큐레이션은 무엇일까요. 이영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타협하지 않고 치열하게 일하는

출처 : 위키드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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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드 와이프

위키드 와이프를 구상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커리어가 대부분 와인과 닿아 있었어요. 저는 와이니즈라는 와인잡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금양인터내셔날 와인수입사에서 홍보·마케팅을 담당했고, 디자인하우스 럭셔리매거진과 중앙일보에서 오랫동안 와인과 음식,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소셜와인클럽이라는 와인클래스를 운영해보고 싶어 퇴사했는데, 이후 가로수길의 와인편집매장을 거쳐 지금의 공간을 만들게 됐습니다.

와인을 좋아했던 작고 소소한 경험들이 쌓여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니 창업하기에 이르렀네요. 요즘은 창업을 하기 위해 완벽한 브랜딩을 마치고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반대로 좋아하는 요소를 차곡차곡 쌓고 소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완성된 케이스입니다.

위키드 라이프를 찾는 분들은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분들일까요?

위키드 와이프를 만들 때 일하는 여성들을 주로 생각했습니다. 위키드 와이프라는 이름처럼, 타협하지 않고 치열하게 목적있는 삶을 살아가는 서울의 일하는 여성을 생각했습니다. 이분들이 어떤 와인을 필요로할까 생각하니 전략을 정하기가 쉬웠어요. 저 역시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울의 여성 중 한 명인데, 정말 강도 높게 일하고 기진맥진해서 퇴근하거든요. 이런 날에는 제대로, 강렬하게 쉬고 싶어요.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피로를 푸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게 휴식은 차갑게 칠링한 딱 한 잔의 화이트 와인이에요. 와인을 마시며 푹 쉬는 느낌을 맞이합니다. 위키드 와이프는 우리 모두를 그렇게 만들어주는 와인을 노동주라고 불러요.

위키드 와이프와 푸드 페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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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드 와이프

와인은 입문하는 데 문턱이 높은 것 같아요. 어렵게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와인에 음식 이름을 붙여서 바이럴하고 있어요. 떡볶이에 어올리는 와인은 ‘떡볶이 스파클링’, 순대에 어울리니까 ‘순대 레드’, ‘과메기주’, ‘치킨 레드’와 같은 식이죠. 1호점을 열었을 때부터 시작된 바이럴인데, 손님들이 더 좋아하는 일종의 놀이가 됐어요.

오늘은 어떤 손님이 “삼계탕에 어울리는 와인 주세요”를 외치며 입장하셨습니다. 일반 와인 매장에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죠. “저희는 자장면 와인 필요해요”, “피크닉 와인 주세요”, “고기 와인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손님들을 위해 페어링주를 찾는 모험을 함께 하고 있어요. 한 번은 고기와 먹을 와인을 찾는 손님이 계셔서 종류와 부위를 물어봤습니다. 여러 시도 끝에 결국 우리는 ‘채끝등심 레드’를 찾아내는 모험을 함께 할 수 있었죠. 이게 위키드 와이프에서 일어나는 일, 그리고 놀이입니다.

위키드 와이프에 있어 페어링은 참 중요한 요소일 것 같습니다. 어떤 와인 페어링을 추구하시나요?

하늘의 별처럼 많은 와인, 꼭 취향이 필요할까요? 취향을 정한 뒤 평생 피노누아와 샴페인만 마셔도 괜찮을까요? 위키드 와이프의 와인 솔루션은 이 질문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위키드 와이프는 취향을 정해드리는 대신 경험을 확장해드리기로 했어요. 어려운 농법과 땅의 화학성분에 대해 로봇처럼 설명하는 대신 날씨와 계절, 기분과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경험을 제안해드리기로 했습니다.

이곳에 오는 분들이 직원이 좋아하는 와인이 아니라 내가 마시고 싶은 와인을 쇼핑하게 만들어드리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고객이 페어링하고 싶은 날씨에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하고 싶은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렬하고 힙한 브랜딩

출처 : 위키드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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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드 와이프

위키드 와이프는 강렬하고도 힙한 디자인으로도 유명합니다.

박론디 아티스트가 위키드 와이프의 디자이너로 입사해 크고 작은 비주얼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저는 텍스트 베이스의 사람이지만, 사실 비주얼처럼 강력하고 빠르게 브랜드코어를 전달하는 도구는 없거든요. 제가 와인정기구독서비스에 대해 100줄을 써서 설득할 일을, 디자이너는 한 장의 그림으로 설명해버리죠. 위키드 와이프가 론디를 만나 펼쳐지는 비주얼 모먼트는 정말 마법같다고 생각해요.

디자인은 브랜드가 가진 정직한 가치를 빛나게 해주는 드레스, 주얼리, 구두,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쉬운 문장으로 쓰여진 글, 전시회를 단 한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울림을 주는 그림.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컨텐츠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와인브랜드이지만 디자인에 투자하는 걸 아끼지 않습니다. 그래야 위키드와이프가 더 빛나니까요.

앞으로 위키드와이프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희 비전은 지구에 잇는 모든 사람들이 위키드 와인을 통해 와인 경험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언어로 와인을 설명하고 날씨와 책, 음식에 어울리는 페어링을 제안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와인 말고 손님이 필요로 하는 페어링주를 추천합니다. 앞으로도 30년 또는 그 이상, 우리의 쉬운 설명법과 페어링법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위키드 와이프는 경험을 제공하는 와인회사로 기억되어지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글과 그림, 음식과 와인,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언어로 와인을 해석해, 각자의 분야가 반영된 와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어요. 하루키를 읽으며 마시기 좋은 와인, 겨울 석화에 어울리는 와인, 캠핑가서 마시기 좋은 와인에 대한 아이디어가 내부에서 쏟아져나옵니다. 그 경험을 고객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게 우리가 고객들과 30년 이상 나란히 걷고 싶은 이유입니다.

서정윤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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