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떠올린 놀이용 소파 ‘너겟’

미국의 소파 브랜드 ‘너겟(nugget)’은 아이들이 집에서 가지고 놀 수 있는 소파를 판매하며 팬데믹 기간 급성장했습니다. 이른바 모듈식 소파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매트리스 폼 2개, 쿠션 폼 2개로 구성돼 있는데요. 아이들은 이 4개의 폼을 활용해 소파부터 미끄럼틀까지 다양한 조형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품의 원리는 단순하지만, 인기는 대단합니다. 2020년 연 매출액은 19년 대비 250% 이상 증가했고, 2021년에는 주문자가 몰려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는 헤프닝도 발생했죠. 2019년 미국의 방송사 CNBC는 너겟의 소파를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너겟의 전신은 데이비드 배런 CEO가 2012년에 준비하던 고급형 소파 브랜드였습니다. 그는 부모님의 차고를 빌려 1년간 다양한 직물과 매트리스 폼을 연구하며 제품 개발에 몰두했습니다. 이후 그의 친구인 라이언 코카가 합류하며 제품 개발에 속도가 붙었죠. 두 사람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한 약 8만 4천 달러(약 1억 382만 원)의 생산 비용을 투자해 제품을 출시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성과는 미비했습니다. 동일한 가격대의 고급형 소파들과 비교했을 때 이렇다 할 차별점이 없었죠.

고민하던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코카의 여자친구이자 학교 교사인 한나 푸셀이 교실에 쓸 만한 매트리스 여분을 요청해 보내준 것이 계기가 됐는데요. 학교에 방문한 두 사람은 매트리스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보며 ‘놀이용 소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두 사람의 아이디어에 공감한 한나 푸셀이 교직을 그만두고 합류하며 사업은 본격화됐습니다. 아이들을 많이 봐왔던 그녀의 경험이 더해지자, 제품 기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됐죠. 세 사람은 2014년 모듈식 소파의 첫 베타 버전을 선보인 후 소비자 피드백을 토대로 제품을 보완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정식 제품인 ‘너겟 컴포트’를 출시하는 데 성공합니다. 너겟의 시작점이었죠.

고급 소파를 원한다면 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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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겟의 모듈식 소파_출처: 너겟(nugget)·바이브랜드 재가공

미국 언론사들과의 인터뷰에서 너겟의 공동 대표 3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편안한 고급 소파를 기대하신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으니깐요.” 실제로 너겟의 제품 철학은 아이들이 재밌어할 만한 소파입니다. 구성품인 매트리스 폼의 경우 베이스와 소프트 2가지 형태로 제공됩니다. 밀도가 높은 폼 소재로 제작된 베이스는 아이들이 만들 조형물의 받침대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소프트는 복원력이 좋은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유연하게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죠.

예컨대 베이스 위에 소프트를 구부려 미끄럼틀을 만들 수 있고, 베이스를 포개 비밀 아지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폼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가벼운 무게로 제작됐습니다. 폼 대부분이 비비드한 컬러이며, 쉽게 세척 가능한 소재로 이루어진 것도 아이들의 놀이 특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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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겟 소파 활용 예시_출처: 너겟(nugget)

아무리 좋은 장난감이라도, 아이가 재밌어하지 않으면 애물단지가 되겠죠. 이를 방지하고자 너겟은 30일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용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샘플 제품을 배송받은 소비자는 30일간 아이와 함께 제품을 이용합니다. 이후 구매를 희망할 경우에는 결제 후 새 제품을 신청해 수령할 수 있죠. 구매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는 반품 신청 후, 반품일에 맞춰 제품을 집 앞에 내놓으면 됩니다.

3명의 공동 대표는 “놀이용 소파인 만큼 체험할 기회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2021년 기준 무료 체험 서비스의 구매 전환율은 80% 이상이며, 소비자들은 평균 4.9점(5점 만점)의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2012

고급형 소파 브랜드로 시작

2014

모듈식 소파의 베타버전 개발

2017

정식 제품 너겟 컴포트 출시

2019

CNBC 주관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로 선정

2020

2019년 대비 연매출 250% 증가

고급형 소파 브랜드로 시작

모듈식 소파의 베타버전 개발

정식 제품 너겟 컴포트 출시

CNBC 주관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로 선정

2019년 대비 연매출 250% 증가

육아 인플루언서에게 집중한 홍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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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너겟(nugget)

사업 초반 너겟의 전략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첫째, 대리점이 아닌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하고 둘째, 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육아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을 지원하는 것이었죠. 직영 채널만을 활용한 이유는 종합 가구 매장 또는 장난감 매장에 입점해서는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콘셉트가 독특한 제품인 만큼 외부 채널이 아닌 직영 채널을 통해 제품을 명확히 인지시키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이죠.

너겟 사진_출처 너겟

출처: 너겟(nugget)

육아 인플루언서들을 공략한 이유는 모듈형 소파를 가구가 아닌 장난감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에 맞춰 아이들용 장난감 정보가 가장 많이 공유되는 채널인 육아 인플루언서를 공략한 것인데요. 실제로 육아 인플루언서들의 리뷰는 너겟 컴포트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2021년 기준 너겟의 전체 소비자 중 50% 이상이 인플루언서 리뷰를 통해 너겟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합니다.

각 인플루언서들의 팬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리뷰도 이어졌습니다. 너겟은 해당 리뷰들을 소비자 이름을 본딴 제품별 가이드 콘텐츠로 재가공했습니다. 아이가 만든 조형물, 활용한 색깔 등 전체적인 놀이 과정을 담은 콘텐츠였죠.

고객 불만 잠재운 재치 있는 마케팅

너겟 로또(수정본)

너겟 로또 페이지_출처: 너겟(nugget)

팬데믹 사태로 인해 아이들이 집에서 노는 시간이 많아지자, 너겟의 주문량도 함께 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팬데믹 기간 급상승한 인기는 너겟에게 위기가 됐습니다. 주문량이 생산량보다 많아 배송이 밀리는가 하면, 2020년 8월에는 순간적으로 10만 명의 소비자가 접속해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죠. 이베이와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 채널에서는 너겟 컴포트를 정가보다 2배 이상 비싸게 파는 리셀러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너겟은 2020년 10월 새로운 구매 시스템인 너겟 로또를 도입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연락처로 발급받은 복권 코드를 너겟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추첨일에 맞춰 당첨된 소비자들에게 제품 구매 링크가 발송되는 방식인데요. 당시 너겟은 서버 다운으로 인한 불편함을 공정하고 재밌는 시스템으로 해결하기 위해 로또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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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너겟(nugget)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습니다. 너겟 로또를 일종의 게임으로 여기며, 자녀들과 함께 참여한 것인데요. 당첨 소식을 아이들과 함께 인증하는 SNS 게시글도 이어졌습니다. 너겟 로또는 약 5개월간 매 회차마다 가장 많은 참가자 수를 갱신했습니다.

팬층 확보에 성공한 너겟이지만 유사 제품에 대비해야 합니다. 실제로 제품의 벤치마킹이 쉽다 보니 경쟁사들도 모듈식 소파를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너겟이 ‘최초’라는 브랜드 이미지만으로는 지금의 팬층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 셈이죠. 소파 시장에서 차별점을 고민하며 모듈식 소파를 만들었듯이, 이제는 너겟만의 새로운 모듈식 소파를 만들어야 할 때인 것 같네요.

이한규

이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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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겟에서 구매한 내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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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랜드 22.03.11 승인완료

구매내역

장난감용 소파를 만든 아이디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든 도전 정신
육아 커뮤니티 사이에서 쌓아 온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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